[금수산 등산코스]금수산 정상에서 그린 산수화

2022. 10. 1. 19:54오르다/100대명산

여름은 언제 갔을까요?

또 가을은 언제 왔을까요?

나는 가만히 있는데 계절이 아니 세월이 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내가 가고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모든 만물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계절은 어느새 코스모스 만발한 가을로 바뀌어 있습니다.

가을은 산행하기 최적의 계절이지요.

그 산행하기 좋은 초가을 금수산을 오릅니다.

금수산은 백암산이라 불리다가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재임하면서

경치가 비단에 수놓은듯 아름답다 하여 비단錦자를 써서 금수산(錦繡山)이라 부르게 되었다지요.

 

 

금수산 산행의 최단코스의 들머리인 상학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름다운 수형의 노송이 반겨주는 상학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듭니다.

 

 

금수산 산행은 상천마을과 상학마을, 두 곳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그중에서 상천마을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뛰어난 경치를 구경하면서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난이도가 높은 단점이 있지요.

반면에 오늘 내가 지금 오르고 있는 상학마을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최단시간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급경사와 특별히 볼거리가 없다는 단점이 있는 코스입니다.

 

 

상학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3km쯤의 거리입니다.

주차장에서 주로 펜션으로 단장한 아담한 마을을 지나면 완만한 시멘트 산길이 나옵니다.

 

 

그리고 시멘트길이 끝나면 다시 자연석으로 조성해놓은 단풍나무 터널길로 이어집니다.

단풍이 들면 제법 운치있는 단풍길이겠지만 아직은 푸르기만 합니다.

 

 

그렇게 완만하고 넓은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남근석 공원입니다.

주차장에서 쉬엄쉬엄 30분쯤 오른 지점이지요.

남근석 공원은 조금 남사스럽기는 하지만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 공원입니다.

멀리서 보면 금수산은 여인이 누워있는 형상의 산이라지요.

그래서 음기가 강해서 남자들이 단명을 한다는 설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그 음기를 중화시키기 위해서 남근석을 세운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득남을 했다지요.

꼭 그 전설의 진위를 떠나서 하나의 재미를 추가한 것이지요.

 

 

약수터

남근석 공원을 지나면서 길은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약수터를 지나면서는 더욱 가팔라지지요.

 

 

설금전망대

약수터에서 다시 10분쯤 오르면 설금전망대 삼거리가 나옵니다.

설금전망대는 50m쯤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어서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한 번쯤 가 볼만 한 곳입니다.

 

 

오늘은 운해가 깔려서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 지역은 동남향의 따뜻한 지역이라서 서리와 눈이 늦게 내린다지요.

그래서 설금(雪禁)이라는 지명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설금전망대에서는 확 트인 동남쪽 조망과 금수산 정상부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상학마을 코스에서 정상부에 올라설 때까지 유일한 전망이지요.

 

 

전망대에서 돌아와 다시 정규 등산로를 오릅니다.

잠시 목계단을 오르면 폐허 같은 옹달샘이 나오고 극단의 너덜길이 시작됩니다.

 

 

너덜길에 극심한 오르막 구간입니다.

비켜서기도 쉽지 않은 구간인데 산악회가 몰려옵니다.

아무튼 산악회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기 위해서 비켜서 있는데

모두들 한 마디씩 합니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산"이라거나

"비단으로 수놓은 것 같다고 해서 왔더니 너무 힘들다"거나...

동행한 아내도 한마디 합니다.

"다시는 충청도 산은 안 올 거야"

 

 

그렇게 급경사 너덜길을 30분쯤 오르고 나자

다시 끝이 보이지 않은 철계단이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덜길 오르막에 비하면 철계단은 양반입니다.

더군다나 이 계단만 오르면 능선에 오른다는 희망이 있는 계단이기도 하지요.

 

 

지긋지긋한 오르막이 끝나고 드디어 쌀개바위에 올라섭니다.

쌀개바위에 올라서자 환영이라도 하듯 확 트인 조망이 고단한 산객을 반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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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암벽을 돌아 올라서면 망덕봉 삼거리 전망대가 나옵니다.

1시간 30분쯤의 고생과 피로를 한방에 날려주는 전망대지요.

 

 

저 산들의 파노라마.

구름 같기도 하고 넘실대는 파도 같기도 합니다.

 

 

감탄사에 비교적 인색한 아내도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와~ 산수화 같다"

 

 

가운데 봉우리가 망덕봉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상천마을에서 오르는 길이기도 하지요.

 

 

이제 정상을 향해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합니다.

 

 

망덕봉 삼거리에서 정상은 300m의 거리입니다.

그 300m가 모두 암벽 사이에 설치된 데크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금강산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지고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바탕을 이루어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합니다.

퇴계 이황이 왜 금수산이라 부르게 되었는지 알 것 같은 풍경입니다.

금수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풍경이지요.

 

 

아무 데나 카메라만 들이대면 작품이 되는 풍경들이 자꾸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망덕봉 삼거리에서 정상까지의 구간은

금수산 최고의 산악미와 조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간입니다.

 

 

이제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오릅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또 어떤 멋진 풍경이 펼쳐질까요?

 

 

오르는 계단에서 다시 한번 뒤돌아 본 풍경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올라선 정상입니다.

비교적 천천히 2시간 20분 만이지요.

건각들은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고 하는 거리를 거의 1시간 가까이 더 걸린 셈이지요.

금수산 정상은 정상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빼어난 암봉에 그림 같은 소나무 한 그루.

그리고 주변과 잘 어우러진 정상석.

사방의 확 트인 조망.

그중에 사방의 아름다운 조망은 정말 일품이지요.

 

 

먼저 청풍호 방향 조망을 좌측에서부터 둘러보겠습니다.

청풍호 물길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산들의 파노라마가 넘실댑니다.

저기 어디쯤엔 구순봉, 구담봉, 제비 봉등이 있겠지요.

가장 뒤쪽으로는 월악산도 아스라이 보입니다.

내가 모두 올라 본 산들이지요.

 

 

그리고 가운데 망덕봉과 그 능선길이 뻗어나가고

그 너머로 산들의 파노라마 사이에 운해가 가득 차 있습니다.

산수화보다 더 산수화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파노라마로 담아본 풍경입니다.

 

 

금수산은 높이가 1,016m로

충북 단양군 적성면과 제천시 수산면에 걸쳐있습니다.

 

 

1000m급 산이지만 고도가 높은 상학마을에서 오른다면 의외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지요.

물론 오르는 시간이 짧다는 이야기이지 난이도가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리가 짧은 대신 가파르기 때문이지요.

 

 

숨 막힐 듯 가슴 벅찬 조망을 앞에 두고

정성 들여 만든 아내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습니다.

그리고 느긋하게 하산길에 듭니다.

 

 

하산은 올라왔던 반대방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합니다.

정상을 한 바퀴 도는 셈이지요.

 

 

하산길도 경사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산이어서 비교적 시설이 잘 되어있지만

그래도 군데군데 방치된 구간이 제법 있습니다.

 

 

상천주차장과 상학주차장으로 나뉘는 금수산 삼거리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차가 있는 상학주차장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삼거리에서 다시 5분쯤 하산하면 마지막 전망데크가 나옵니다.

상학마을 방향 전망대이지요.

 

 

청풍호 방향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조망입니다.

저 아래 내려가야 할 상학주차장이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암벽을 내려오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올라갔던 방향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은 난이도입니다.

 

 

조금 전 전망대가 있던 아래쪽 바위입니다.

직벽의 암벽을 철계단으로 내려온 것이지요.

 

 

철계단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와서 올려다본 전망대입니다.

이제 정상부의 암벽 구간이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암벽구간 못지않은 경사의 내리막길은 계속됩니다.

 

 

그런데 숲 속에 나무들이 엄청나게 많이 쓰러져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마침 국립공원 관계자분들이 지나가기에 물어보았더니

"그냥 쓰러졌어요"

정말 영혼 없는 대답을 합니다.

하기는 등산로 정비하는 업무를 하시는 분들인데 그 까닭을 알 수 없는 게 당연하겠지요.

 

 

하산 시작 1시간쯤이 지나자 임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비로소 길은 제법 걷기 좋은 전나무 숲길로 바뀝니다.

 

 

사실상의 하산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조금 더 내려서면 펜션과 카페가 있는 마을에 도착합니다.

주차장까지는 500m쯤 남았지만 이런 길이야 식은 죽 먹기지요.

 

 

다시 멋진 노송을 만납니다.

도대체 몇 년쯤 묵묵히 저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요?

아무튼 세월을 이겨낸 그 늠름한 모습이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하산 완료.

주차장에서 뒤돌아 본 금수산 정상부입니다.

만만해 보이지만 만만하지 않았던 산행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산행코스: 상학주차장 ㅡ남근석공원 ㅡ설금전망대 ㅡ쌀개바위 ㅡ망덕봉삼거리 ㅡ정상 ㅡ금수산삼거리 ㅡ상학주차장(5.5km 점심과 사진촬영 포함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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