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천년 고찰 화순 쌍봉사(雙峰寺)

2021. 2. 27. 10:34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찰

위치:전라남도 화순군 이양면 증리

 

 

 

운주사와 더불어서 화순의 천년고찰로 유명한 쌍봉사를 찾았다.

쌍봉사는 역사적으로나 사찰의 규모로나 인접해 있는 운주사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는데도

사실 덜 알려진 절이다.

 

 

 

운주사보다 더 깊은 산중에 있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천불천탑이라는 전설의 스토리텔링에 밀린 결과가 아닐까 싶다.

 

 

 

산길 돌아가는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자

아담한 골짜기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절마당이 나왔다.

흔히 큰 절에서 본 아름드리 나무가 안내하는 일주문 구간은 생략된 채

바로 천왕문이 나오고 다시 탑모양의 웅장한 대웅전이 나왔다.

 

 

 

독특한 모양의 대웅전이다.

1984년 화재로 소실된 원래의 목탑 형식의 건물은

3층의 정방형 단칸집으로 통일신라시대 양식을 그대로 지닌 탑파형 건물이었다고 한다.

3층의 무게를 지탱해야 했으므로 커다란 자연석 주초 위에 투박하게 마름질한 굵은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로 1층은 토벽, 2·3층은 판벽으로 처리했으며

2·3층으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높이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체감법을 사용했다.

이는 고층건물이 주는 불안감과 위압감 대신에 안정감을 주고 건물 수명을 늘리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으로

석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법이라고 한다.

또 지붕의 무게로 인해 추녀머리가 숙여지지 않도록 건물 중앙에 굵은 찰주를 세웠으며

1962년에 해체·수리하던 중 3층 종도리에서 묵서한 상량문이 나왔는데,

그에 따르면 원래 3층전이라 불렸으며 1690년(숙종 16)에 2중창했고,

1724년(경종 4)에 3중창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는 보물로 지정되었으나 1984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보물이 해제되고

현재의 건물은 1986년 새로 복원한 건물이라고 한다 .

 

 

대웅전 안에 있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인 목조삼존불상은

1694년 만들어진 불상으로

대웅전 화재 당시 근처의 한 농부에 의해서 화재 피해를 면했다고 한다.

 

 

 

다시 대웅전을 돌아서면 별다른 공간 없이

곧바로 지장전과 극락전이 나온다.

 

 

 

지장전 내부의 목조지장보살상은

모두 보물 제 172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극락전을 돌아서 대나무 숲을 끼고 100m쯤 오르면

예술에 문외한인 내 눈에도 신비롭게 보이는 국보 한 점과 보물 한 점이 있다.

 

 

국보 제 57 호

'국보'라지만 워낙 외진곳에 있는 절이라서

찾는이가 별로 없다.

그렇지만 해설판을 읽어보면 얼마나 소중한 걸작인지 알 수 있다.

 

 

 

요즘은 국보와 보물의 호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보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가치가 크다는 의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국보인 철감선사탑 옆에는

역시 보물로 지정된 탑비가 있다.

지금처럼 현대화된 도구도 없었을 1200여년전에

저렇게 정교한 문양과 모형을 도출해 낼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선조들의 정기가 서린 보물들을 뒤로하고 다시 경내로 돌아내려오는길

초의선사가 22세때 지었다는 최초의 시를 만났다.

"북창아래에서 졸다가 깨어보니 은하수는 기울고 먼동이 터온다..."

문득 나는 22세 무렵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회상 해 본다.

 

 

 

오지의 한적한 절이지만 이곳도 예외없이 불사가 이어지고 있다.

 

 

 

 

 

종각을 지나 당간지주 앞에 섰다.

어느 절이나 거의 예외없이 당간지주는 너른 절마당을 차지하고 초라하게 서있다.

비록 대단한 예술혼이 서려있지는 않지만 수백년 혹은 수천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기둥이라는 생각에

내가 눈길을 많이 주는 유물중에 하나이다.

 

 

 

 

호성전은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건축물이라는데

내 생각에도 여는 궁궐에서나 봄직한 건물이었다.

 

 

 

 

다시 호성전을 지나면 조금은 허름한 요사체 구역이 나온다.

그래도 그 허름함이 오히려 정감이 있다.

그 허름한 옛스러움은 사실 내가 사찰를 즐겨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절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시주가 많이 들어와서

현대식으로 개,불사 하는것을 좋아하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옛스러운 이런 모습이 좋다.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러는건 아닐지도 모른다.

도시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적어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특히 그런 마음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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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의 국보와 2점의 보물이 있는 쌍봉사는

창건주인 철감선사의 호를 따라 쌍봉사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한다.

철감선사는 847년(문성왕 9)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경문왕 때 이 절을 창건하여 신라 선종구산의 하나인 사자산문의 기초를 닦았다.

그후 점차 퇴락한 것을 1081년(문종 35) 혜소국사가 중건했고,

공민왕 때 전라도관찰사였던 김방이 시주하여 중창한 했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1628년(인조 6)에 중건했고,

1667년(현종 8)과 1724년(경종 4)에 중건한 후 오늘에 이른 천년 고찰이지만

그 규모나 명성에 비해서 인적이 드물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 한적함이 좋았다.

 

 

 

 

ㅡ2021.02.25.화순 쌍봉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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