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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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7 ㅡ추수가 끝난 뒤(궁금증을 풀다.곤포 사일리지)
추수가 끝난 뒤 들녘 풍경이다. 추수가 끝나고 보름쯤 지나면 들녘은 다시 생기가 돈다. 베어낸 벼 밑둥에서 다시 새싹이 나기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잔디밭 같은 풍경이다. 때아닌 연록색의 향연이 펼져진 것이다. 추수가 끝난 뒤 대부분의 들녘에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어느땐가 부터 들녘을 지나면서 궁금해진 풍경이기도 하다. 온통 온 들판에 블럭처럼 널려있는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하얀 물체. 막연히 소의 사료로 쓰인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름이 '원형곤포사일리지'라는건 오늘에서야 알았다. '곤포'는 거적이나 새끼 따위로 짐을 포장하는것을 말하는 우리말이다. 그리고 사일리지(silage)는 동물의 사료로 쓰기 위해 옥수수, 콩과식물, 목초 등 수분함량이 많은 사료 작물을 사일로라는 용기에 진공 저장하여 발..
2022.01.10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5 ㅡ황금들판의 완성(완숙기)
드디어 벼농사의 클라이막스인 황금들판이 완성되었다. 일렁이는 황금들녘은 우리나라의 대표 풍경중에 하나다. 지금 들녘에 나가면 왜 우리나라의 대표 풍경인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황금들판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황금들판은 협업의 예술인 것이다. 이제 벼는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얼마지 않아 추수에 들어갈 것이다. 벼의 수확 적기는 대체적으로 조생종은 이삭이 나온 후 40일, 만생종은 45일 경이라고 한다. 추수는 모든 이삭이 한꺼번에 성숙해지지는 않으므로 전체 이삭의 90% 이상이 완전히 영글었을때 하게된다. 풍요의 상징 가을 들길.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세상에 또 있을까? 태풍이 많지 않았던 올해도 어김없이 쓰러진 벼가 있다. 벼 ..
2021.09.26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4 ㅡ벼 여물다.(등숙기)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 간다.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간다는 것은 곧 한 해가 지나간다는 뜻이다. 이제 한 여름을 지나면서 벼는 등숙기에 들어섰다. 등숙기는 다시 말하면 벼가 익어가는 기간이란 뜻이다. 30일 가량 지속되는 등숙기를 다시 세분하면 출수기 이후 유숙기, 호숙기, 완숙기로 나뉜다. 벼가 여물어가는 등숙기는 벼농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해야 할 일과 방해 요소가 많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 해야 할 일과 주의해야 할 일은 크게 보면 물관리와 병충해 방제 그리고 태풍 피해 예방이다. 그중에 태풍 피해는 자연 현상이라서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 먼저 물관리는 뿌리의 활성화와 원활한 산소공급 그리고 충분한 수분공급을 위해서 2~3㎝ 높이로 3일동안 물을 대주고 2일동안 물을 빼주기를 반..
2021.09.01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2ㅡ 물 걸러대기
무럭무럭 자란 벼들이 이제 논 바닥을 모두 덮고 있다. 옛날 같으면 지금쯤 김메기와 피 뽑는 과정이 한창일텐데 지금은 대부분 제초제로 대신 하기때문에 들녘엔 적막만 흐르는 기간이다. 김메기는 보통 새벽 동이 트면 시작했다. 점심때쯤 끝냈다가 집에서 점심을 먹고 무더운 시간에 낮잠을 잔다. 그리고 다시 늦은 오후 3시쯤에 시작했었다. 물관리는 이제 중간 물떼기 기간이 끝나면 물 걸러대기에 들어간다. 물 걸러대기는 보통 3일동안 물을 가둬 놓았다가 다시 2일 정도 물을 빼주는 작업이다. 물을 걸러대므로서 뿌리기능을 촉진 시키고 유해물질 제거를 도와준다. 이삭이 패기 30일쯤 전에 하는 물관리이니까 다시 말하면 한 달만 있으면 벼 꽃이 핀다는 이야기다. 벼농사는 사실 자연의 법칙으로도 굉장히 이로운 농법이다...
2021.07.18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9 ㅡ뿌리내림
뿌리내림기는 모낸 후에 모의 새 뿌리가 발생하는 기간(5~7일)이다. 뿌리내리는 기간 동안은 기온보다는 수온의 영향이 크므로 물을 6~10㎝로 깊이 대면 물 온도를 높이고 잎이 시들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바람에 의한 쓰러짐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그 착근이 잘 되고나면 다시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물을 빼준다. 산소공급이 원할해져서 새끼치기와 생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무렵 초원같은 들녘은 새들의 터전이 된다. 옛날에는 뜸부기등 다양한 물새들이 논에서 서식했었는데 지금은 물오리와 왜가리만 보이는것 같다. ㅡ2021.06.19.ㅡ
2021.06.20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5 ㅡ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모내기가 이제 막 끝난 논 풍경이다. 황금색 가을 들녁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풍경을 좋아한다. 특히 푸른 캔버스에 그림이 그려지듯 산 그림자가 내려앉은 이른 아침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다.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줄맞추어 늘어선 아기 모는 이제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갈 것이다. 중간이나 논둑가에 무더기로 심겨진 모는 땜질용이다. 무슨 용어가 있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모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죽거나 혹시 심을때 빠진 곳에 때워 심는 것이다. 요즘은 기계로 심기때문에 그런 경우가 조금 덜 하겠지만 옛날에 손으로 심을때는 다른 사람 속도에 미쳐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빼먹기도 하고 너무 빠르게 심다보니 제대로 심겨지지 않은 모가 있었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한 웅큼씩 남겨 놓은 것이다. ㅡ2..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