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여행]제5화 넬슨베이의 아름다운 저녁 풍경

2023. 1. 27. 14:18세상은 넓다/호주.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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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베이는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쯤 거리에 있는 조용한 휴양도시입니다.

골프장이 있고 아늑한 항구가 있어 요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지요.

배를 타고 나가서 돌고래관광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랜드마크 리조트에 짐을 풀고 아들과 함께 동네 산책을 하다가

해질녘에 해변으로 나갑니다.

항구에는 요트의 나라답게 수많은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습니다.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와 유유히 떠있는 배들이

평화로운 그림 같은 저녁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나오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뻔 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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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 싶어서 방파제를 따라 걷습니다.

그러나 해는 아쉽게도 산모퉁이 너머로 넘어갑니다.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고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해줍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오히려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저들은 오히려 즐깁니다.

아무튼 인생은 즐기는 자가 이기는 자입니다.

▲해 질 녘 항구의 풍경은 항상 분주하면서도 애잔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요트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이곳도 여느 항구처럼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 애잔함이 마치 스펙터클한 한 편의 영화가 끝나는 장면 같습니다.

▲망망대해를 누비던 고기잡이 배 하나가 해질녘에 맞춰서 항구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늑한 항구를 떠나 거친 바다를 누비다가 아늑한 항구로 들어오는 선장의 기분.

이 순간 왠지 그 마음을 알것도 같습니다.

▲잠시 스산한 분위기 속에 해는 어느새 지고 어둠이 몰려오는 시간입니다.

심연의 바다가 이제 엄숙함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이지요.

▲그렇게 넬슨베이의 스펙터클한 일몰쇼가 막을 내립니다.

이윽고 서서히 적막에 잠기는 항구를 뒤로하고 숙소로 향합니다.

딱히 무엇을 잃은 것도 없는데 왠지 허전한 마음으로.

소설 '노인과 바다' 속 앙상한 물고기의 뼈만 가지고 집으로 가는 노인의 심정이 그랬을까요?

▲무려 84일 동안이나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던 노인은

드디어 엄청나게 큰 고기를 잡지요.

고기가 너무 커서 3일 밤낮 사투를 벌인끝에 항구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고기의 살은 상어가 다 뜯어먹고 뼈만 앙상한 낚싯대를 들고 옵니다.

말 그대로 상처뿐인 영광인 셈이지요.

어쩌면 오늘 나의 모습 또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카메라에 담겨진 몇 장의 사진.

물론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영광 또한 아닐 테니까요.

 

 

ㅡ세상은 넓다. 넬슨베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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