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등산코스]신들의 정원, 여름 태백산 (1)

2023. 9. 16. 17:59오르다/100대명산

반응형

겨울산으로 유명한 태백산의 여름풍경은 어떨까요?

온통 하얗던 겨울 풍경의 정 반대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워낙 겨울산으로 유명세를 떨친 산이라서 겨울에만 여러 번 올랐던 태백산의 여름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아니 여름이라기 보다는 봄이라는 말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를 초여름.

아래쪽은 여름에 들어선 유월 초순이지만 1000m급의 산정은 봄이었죠.

728x90

▲산행은 태백산 산행의 가장 보편적인 들머리인 유일사 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환상적 이리만큼 온통 하얗던 길이 온통 녹색터널입니다.

언제 그런때가 있었냐는 듯 싱그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미끄러운 눈길과 추위를 견디며 오르는 겨울 산행과는 달리

초여름 싱그러운 산길은 걷는 재미가 솔솔 했습니다.

▲임도 구간이라서 경사도가 낮은 2.3km의 유일사 구간을

50여 분 만에 통과했습니다.

겨울엔 최소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죠.

 

▲임도길이 끝나고 유일사 삼거리를 지나자

겨울엔 눈에 덮여서 흔적도 없던 목계단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사도가 높아지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등산객 정체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죠.

 

▲그리고 제대로 땀도 흘리지 않았는데 주목 군락지가 나옵니다.

겨울 산행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힘든지 새삼 깨닫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나무를 감상하면서 오르기 때문에

소풍 가듯 재미있는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천년도 넘게 살았을 듯 한 거대한 주목나무 두 그루가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서로 배려하며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참 정겨워 보입니다.

▲온통 순백의 겨울에 걷는 주목 군락지 길과

푸르름이 가득한 여름에 걷는 주목 군락지 길의 느낌.

말 그대로 극과 극의 느낌입니다.

주야장천 겨울에만 걷던 길이기 때문에

순백의 느낌이 각인되어 있어서 전혀 새로운 산을 오르는 느낌입니다.

 

▲이제 고사목이 춤추는 태백산 특유의 고사목 군락지 구간을 지나갑니다.

특히 겨울에 상고대가 핀 이곳 고사목 풍경은 말 그대로 장관이죠.

▲1000년도 훨씬 넘었을 고사목이

푸른 하늘에 대고 연신 팔을 흔들어대며 춤을 춥니다.

손자에 손자, 그 손자에 손자뻘도 안 되는 산객들에게 날 좀 봐 달라는 듯.

그러나 울긋불긋 화려한 옷을 입은 산객들은

빛바랜 회색 고사목엔 제대로 눈 길 한번 주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정말 보잘것없고 하찮은

이제 애송이일 뿐인 철쭉꽃에 눈을 맞추며....

 

▲춤추는 고사목  구간이 지나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이제 태백산 특유의 아름다운 산그리메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병꽃과 연분홍 철쭉꽃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철쭉 필 시기를 계산하고 오르긴 했지만

높은 산의 계절 시계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확신이 없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맞춰서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태백산의 최고 국민 포토존에 올라섰습니다.

일명 '신들의 정원'포인트죠.

겨울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여름 풍경도 가히 신들의 정원이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습니다.

푸른 신들의 정원 앞에 서서

잠시 머릿속에 익숙한 순백의 눈꽃을 입혀봅니다.

 

▲아무튼 오늘은 선택받은 날입니다.

이렇게 멋진 포인트에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과 구름의 배경.

이건 순전히 행운입니다.

풍경사진은 하늘이 반은 만들어준다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그림 같은 풍경의 '신들의 정원'에서 한 참을 노닐다가

다시 정상을 향해서 갑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산책하듯 걸으면 되는 능선길 700여 m 구간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아름다운 산그리메의 조망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어서

천상의 길이기도 하죠.

▲살방살방 걸어서 20여 분 만에 태백산 정상인 장군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는 태백산에 있는 세 개의 제단 중 하나인 장군단이 있습니다.

높이는 1,567m로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높은 봉우리이지만 정상 주변의 산세는 동네 뒷산처럼 완만합니다.

 

▲장군봉은 높이로는 태백산의 정상이지만

같은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인 영봉의 천왕단 때문에

정상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봉우리죠.

이제 사실상의 정상인 장군봉을 지나 천왕단이 있는 영봉으로 갑니다.

이어지는 태백산의 아름다운 정상 풍경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ㅡ2017.06.04.태백산ㅡ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