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장산 등산코스 ㅡ내처사동에서 삼장봉(동봉) 오르기

2023. 4. 23. 16:55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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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의 운장산은 높이가 1,126m로 1,000m가 훌쩍 넘는 산입니다.

거기에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 속해 있는 산이지요.

그런데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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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처사동 주차장

▲운장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6개쯤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나는 내처사동에서 오르는 코스를 택합니다.

▲내처사동은 산골 오지이지만 몇몇 농가도 있고 버스편도 있습니다.

주차를 하고 산길에 들어섭니다.

여기는 고도가 높아서 이제야 벚꽃이 피었습니다.

▲내처사동에서 동봉으로 알려진 삼장봉까지는 2.7km,

정상인 운장대까지는 3.3km입니다.

▲호젓한 산길에 들어서자 싱그러운 연둣빛 새순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 풍경입니다.

▲연초록의 새순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눈에 보이는듯 한 그 피톤치드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초반 산행을 합니다.

▲산행 시작 10 여분만에 나오는 쉼터입니다.

첫 쉼터에서 아내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여유 있게 오릅니다.

▲쉽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본격적으로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다 숲길이기때문에 특별히 볼거리는 없는 길이지요.

▲그러나 지금 막 돋아나기 시작한 연초록의 나뭇잎들 덕분에

기분만큼은 더없이 상쾌합니다.

전형적인 봄 산행의 맛이지요.

▲계속되는 오르막길, 지루하고 힘든 산행이 계속됩니다.

다른 때와 달리 오늘은 아내가 더 힘들어합니다.

그때 누군가 세워놓은 멋진 돌탑을 만납니다.

얼마 큼의 노력이 있었을까요?

어떤 간절한 소망을 빌며 쌓았을까요?

의외로 멋져 보이는 탑입니다.

▲오늘 산행중 처음 만나는 바위입니다.

그리고 첫 조망입니다.

▲첫 조망점에서 다시 가파른 오르막과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을

10분쯤 오르면 나오는 두 번째 쉼터입니다.

다시 잠시 쉬어갑니다.

▲그리고 두번째 쉼터에서 다시 조금 더 오르면 나오는 전망 바위입니다.

바위 틈새에서 튼실하게 자란 소나무가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OECD회원국 자살률 1위.

생명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생명력입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길은 산죽 길로 바뀌고

숲은 아직 겨울 풍경입니다.

그리고 진달래가 한창입니다.

▲이윽고 정상이 가까워질 무렵 얼레지꽃을 만납니다.

잎이 얼룩덜룩해서 얼레지라는 이름을 얻게 된 꽃입니다.

활짝 핀 꽃잎이 가재의 집게를 닮았다고 해서 '가재무릇'으로 불리기도 한다지요.

▲높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얼레지는 신비한 모양의 꽃이지요.

그 모양이 마치 여인이 치마를 걷어 올린 모습과 같다고 해서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고 합니다.

▲얼레지 군락지에서 키작은 산죽 사이로 난 등산로를 10분쯤 오르자 비로소 하늘이 열립니다.

동봉(삼장봉) 정상부에 올라 선 것이지요.

▲삼장봉(1,133m)

내처사동에서 2시간만에 올라선 삼장봉입니다.

운장산은 그리 힘든 산도 아니지만 그렇게 만만한 산도 아닌 듯합니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아내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처사동에서 정상까지는 대부분 가파른 흙길이라서 더욱 지루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멀리 정상인 운장대(앞쪽 봉우리)와 칠성대가 보입니다.

삼장봉과 운장대, 칠성대가 왕관처럼 솟아 있습니다.

운장대를 중심으로 동봉과 서봉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삼장봉의 높이는 1,133m로 정상인 운장대 1,126m보다 7m쯤이 높은데

왜 정상이 운장대가 되었을까요?

▲산정의 풍경은 아직도 겨울 풍경입니다.

운장산은 원래 주줄산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서봉 아래에 있는 오성대라는 곳에서 은거하던

조선 중종 때의 성리학자인 운장 송익필(宋翼弼) 의 호를 따서 운장산이라 부르게 되었다지요.

▲송익필은 서얼출신이지만 율곡 이이, 송강 정철등과 교류할 정도로 학식이 높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무렵 당파에 휘말려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지요.

그때 이곳 운장산 아래로 피신했다고 합니다.

 

▲저기 골짜기 아래에 푸릇푸릇 봄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신비스럽습니다.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올라오는 푸른색.

봄은 역시 생동하는 계절입니다.

▲저 아래 골짜기 골짜기마다 사람이 산다는 게 신기합니다.

5천 년 우리나라를 이어 온 건 어쩌면 도시에서 흥청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저 산골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은 산끼리 이어지고, 물은 물끼리 이어진다'

영화 대동여지도 고산자의 대사가 생각나는 풍경입니다.

지금이야 사진으로 또는 측량기술로 지도를 만들지만 김정호는 높은 산에서 눈으로 보고 그렸지요.

손수 높은 산에 올라서서 이러한 풍경을 사실적으로 보면서 그린 지도.

그런 지도를 완성한 성취감이 어땠을까? 짐작이 갑니다.

▲삼장봉에서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더 진행하지 않고 다시 하산길에 듭니다.

하산은 내처사동으로 원점 회귀입니다.

▲하산하면서 만난 연리목입니다.

소나무와 참나무의 밑동이 붙어서 정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운장산은 남고북저(南高北低) 형 전형적인 육산입니다.

다만 세 개의 봉우리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육산이지만 사방팔방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다시 산행 원점인 내처사동에 도착했습니다.

거친 암봉구간이 거의 없어서 트레킹 같은 산행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하루종일 산행 중에 만난 산객이 한 명도 없습니다.

덕분에 오직 아내와 두 사람만의 독무대 산행이었습니다.

아무튼 운장산은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 싶은 산객들에게 안성맞춤일 듯합니다.

 

▲산행코스: 내처사동 ㅡ삼장봉(동봉) ㅡ내처사동(5.4km 휴식과 사진촬영 포함 3시간 30분)

 

 

ㅡ2023.04.19.운장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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