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4 ㅡ벼 여물다.(등숙기)

2021. 9. 1. 10:11바라보기/시골풍경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 간다.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간다는 것은 곧 한 해가 지나간다는 뜻이다.

 

 

이제 한 여름을 지나면서 벼는 등숙기에 들어섰다.

등숙기는 다시 말하면 벼가 익어가는 기간이란 뜻이다.

30일 가량 지속되는 등숙기를 다시 세분하면 출수기 이후 유숙기, 호숙기, 완숙기로 나뉜다.

 

 

벼가 여물어가는 등숙기는 벼농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해야 할 일과  방해 요소가 많기도 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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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야 할 일과 주의해야 할 일은 크게 보면 물관리와 병충해 방제 그리고  태풍 피해 예방이다.

그중에 태풍 피해는 자연 현상이라서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

 

 

먼저 물관리는 뿌리의 활성화와 원활한 산소공급 그리고 충분한 수분공급을 위해서

2~3㎝ 높이로  3일동안 물을 대주고 2일동안 물을 빼주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병충해 방제를 제대로 해야 하는 시기다.

벼가 여물기 전 빨아 먹기 좋기 때문에 병충해가 많은 것이다.

기억에 의하면 특히 벼멸구라는 녀석은 지긋지긋 했던것 같다.

 

 

이맘때쯤 벼 익어가는 논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감정은 풍요로움이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벼 이삭.

세상의 농작물 중에서 이보다 더 풍요로운 작물이 또 있을까?

 

 

피논.

옛날에는 피와의 전쟁을 하다시피 했던 지긋지긋한 놈이다.

특히 이렇게 피가 많은 논은 그 농부의 게으름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게으른 농부라는 별명을 피하기 위해서 피만큼은 철저히 제거했었다.

그랬던 피가 지금은 무공해의 상징이 되었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피 제거 제초제가 개발되면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사람은 배울수록 고개가 뻗뻗해진다.

이런 자연현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 양식은 어쩌면 자연 현상인지도 모른다.

요즘 고위직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무튼 자제하고 자꾸 겸손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것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이제 들녁은 벼농사의 하이라트인 황금 벌판을 향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갈 것이다.

지금이야 아름다운 풍경쯤으로 대부분 인식하지만

내가 어렸을땐 실제 황금이라도 되는듯 가슴이 벅차 오르던 심정으로 바라보던 풍경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ㅡ2021.08.29.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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