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7 ㅡ추수가 끝난 뒤(궁금증을 풀다.곤포 사일리지)

2022. 1. 10. 18:11바라보기/시골풍경

추수가 끝난 뒤 들녘 풍경이다.

 

 

추수가 끝나고 보름쯤 지나면 들녘은 다시 생기가 돈다.

베어낸 벼 밑둥에서 다시 새싹이 나기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잔디밭 같은 풍경이다.

때아닌 연록색의 향연이 펼져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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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끝난 뒤 대부분의 들녘에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어느땐가 부터 들녘을 지나면서 궁금해진 풍경이기도 하다.

온통 온 들판에 블럭처럼 널려있는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하얀 물체.

막연히 소의 사료로 쓰인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름이 '원형곤포사일리지'라는건 오늘에서야 알았다.

'곤포'는 거적이나 새끼 따위로 짐을 포장하는것을 말하는 우리말이다.

그리고 사일리지(silage)는 동물의 사료로 쓰기 위해

옥수수, 콩과식물, 목초 등

수분함량이 많은 사료 작물을 사일로라는 용기에 진공 저장하여 발효시킨 사료를 말하는 외래어다.

그래서 곤포 사일리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옛날엔 사일로라고 해서 원형 창고를 지어 그 속에 보관했었는데

지금은 저리 편리하게 저장한단다.

건조시키지 않아도 저 속에서 2개월정도 지나면 발효가 되어서

사료로서 그만이라고 한다.

그러나 온 들녘의 볏집을 저리 가져가 버리니 또다른 문제가 있단다.

전에는 볏집으로 가마니나 새끼를 꼬고 나머지는 소 여물이나 땔감으로 사용하기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퇴비가 되어 다시 논에 뿌려졌었다.

그래서 땅이 다시 비옥해져서 이듬해 건강한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런 선순환구조가 파괴된 것이다.

앞으로의 흙이 걱정이다.

지금처럼 수년이 흐른다면 우리의 농토는 황폐화 될 것이다.

지금 볏집을 걷어가는 조건으로 논 한마지기(200평)당 15만원 안밖으로 받는다고 한다.

수년,수십년이 지난 후 황폐화된 땅심을 다시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댓가를 치러야 할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지금 그 누구도 어떤 정부 기관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ㅡ2022.01.10.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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