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뀌꽃
2022. 9. 27. 09:44ㆍ바라보기/꽃
여뀌는 홀로 피어있을 때는 보잘것없는 꽃이지요.
일반적인 꽃의 아름다움이 꽃잎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여뀌에는 꽃잎이 없습니다.
마치 밥알이 몇 알 뭉쳐있는 듯 한 모습입니다.
꽃대도 꼿꼿하지않고 그렇다고 덩굴도 아니지요.
마디 져서 무리지어 자생하는 모습은 마치 헝클어진 굵은 실타래 같습니다.
그 헝클어진 덩굴 사이사이에 별처럼 꽃이 핍니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은하수 같습니다.
꽃이 붉고 매운맛을 내기때문에 귀신을 쫓는 풀이라 하여 역귀 풀이라고 불리다가
여뀌로 순화되었다고 하지요.
옛날 천수답이었던 우리집 논 한쪽엔 둠벙이 있었습니다.
가뭄에 대비한 임시방편으로 파놓은 물웅덩이인 셈이지요.
그 둠벙 주변엔 온통 여뀌가 뒤덮여 한 방울이 아까운 물을 축내곤 했습니다.
제거하고 제거해도 끝없이 번식하던 여뀌는 아버님의 골머리를 섞였지요.
오랜만에 보는 여뀌 군락지를 보면서 물이 없는 밭에서는 개망초가
물이 많은 논가에서는 여뀌가 아버님을 괴롭혔던 옛 기억을 되새겨 봅니다.
ㅡ2022.09.27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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