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3. 17:40ㆍ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진으로 하는 안산여행
수암봉은 안산시와 안양시 그리고 시흥시, 3개 시에 걸쳐있는 산입니다.
秀岩峰.
빼어난 바위 봉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암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상에서의 빼어난 조망은 어느 명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넉넉히 잡아도 한 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산들 중에서 이만큼 조망이 좋은 산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조망이 아름다운 산입니다.
산길에 들어서면 여느 산들처럼 약수터와 체육시설이 조성돼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쉼터가 조성되어 있지요.
사실 산이 깊지 않아서 평소엔 계곡에 물이 많지는 않지만 오늘은 물이 콸콸 내려옵니다.
어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비 온 뒤 산에서는 물이 계곡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산길도 물길이 되지요.
덕분에 철퍼덕거리며 물길 걷는 어린날의 동심으로 돌아가 봅니다.
누가 이렇게 정교한 돌 세우기를 했을까요?
찾지 않았던 몇 달 사이에 누군가 등산로 곳곳에 돌탑을 쌓아 놓았습니다.
취미였을지, 소원의 탑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행위가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 생각거리를 준 것입니다.
비 온 뒤의 늦여름 산길.
마치 봄 풍경처럼 싱그럽습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가 물길을 돌려서 만든 폭포입니다.
평소에는 메말라 있다가 비가 오면 폭포가 됩니다.
산에는 역시 물이 흘러야 깊은 산 맛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비 온 뒤 수암봉 산행을 즐겨합니다.
물론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소리도 좋지만
비 온 뒤 특유의 촉촉한 산 느낌이 좋아서이지요.
주차장에서 20분쯤 오르면 나오는 약수터입니다.
수암봉의 중턱쯤인데도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흘러나오는 약수터입니다.
약수터 위에는 제법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운동시설이 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암자가 있었던 자리라고도 하지요.
아무튼 약수 한 모금 마시고 쉬어가기 딱 좋은 곳입니다.
쌍 돌탑 사이로 옛 등산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새로 조성한 데크 계단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헬기장까지 본격적인 난코스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데크가 끝나는 지점에 우람한 가지를 옆으로 길게 뻗은 참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올라가서 사진 찍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나무지요.
하지만 나무에 올라가 사진 찍는 행위는 산행 중에 하지 말아야 할 행위 중에 하나지요.
산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멋진 나무들은 그런 사람들 때문에 번들거리고 심지어는 껍질이 벗겨져서 죽고 마는 나무가 많지요.
이제 헬기장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오릅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수리산 천주교 성지로 내려가는 길과
슬기봉과 수암봉으로 오르는 길이 만나는 고개에 다다릅니다.
4거리 고개인 셈이지요.
뿐만 아니라 안산과 안양을 가르는 경계이기도 합니다.
가파르게 오르던 등산로는 헬기장에서 100 여 m쯤 잠시 숨을 고릅니다.
그리고 다시 수암봉 정상부 바로 아래에서 다시 힘껏 솟구칩니다.
그래 봐야 100 여 m이지만 정상 기분 내기에 충분한 난이도이지요.
정상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환상적인 조망이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수리산의 정상인 태을봉의 웅장한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태을봉과 이어져 있는 수리산 주 능선을 따라 슬기봉이 자태를 뽐내지요.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제법 장쾌한 수리산 종주 능선을 한눈에 담아 봅니다.
그렇게 눈이 호강하는 사이 이제 정상에 올라섭니다.
바위 암봉으로 되어 있는 정상에는 서해바다 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시화호는 물론 인천, 부천, 시흥, 서울 서부를 두루 조망할 수 있지요.
먼저 슬기봉을 깃점으로 오른쪽으로 둘러보겠습니다.
군부대가 있는 슬기봉 너머로 반월저수지가 빼꼼히 보입니다.
그 빼꼼히 보이는 반월저수지 앞으로 너구리봉이 보이고 그 끝에 안산 시내가 펼쳐져 있습니다.
다시 오른쪽 바로 아래로는 수암동과 새로 조성된 안산읍성이 보이고
그 너머로 안산시내와 시화호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물왕저수지가 보이고 그 뒤로 부천과 인천시내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기 조남 인터체인지는 야경 포인트이기도 하지요.
방향을 오른쪽으로 조금 더 틀면 시흥과 서울 여의도 방향이 조망됩니다.
이제 정상석으로 이동합니다.
정상(398m)
아래쪽 산세와는 전혀 딴판인 정상은
이름처럼 빼어난 하나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금 전 전망데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물론 데크에서 볼 수 없었던 동북쪽 방향,
관악산과 서울 시내 전경을 두루 조망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 전망데크에서 봤던 서울 외곽순환도로입니다.
그리고 수암봉 능선과 역시 조금 전 봤던 부천과 시흥 그리고 서울 서북부 조망입니다.
다시 오른쪽으로 태을봉과 삼막사가 있는 삼성산 그리고 관악산 능선이 보입니다.
태을봉과 관악산 사이로 롯데타워도 보이고 왼쪽 끝에 북한산도 선명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을 여유롭게 즐기고 이제 하산길에 듭니다.
하산은 경사도가 보다 완만한 능선길로 합니다.
수암봉에 오르내리는 몇몇 코스가 있지만 수암봉 산행의 정석이지요.
경사도 완만하지만 능선길에 조성된 소나무 쉼터가 몇 군데 조성되어 있어서
쉬엄쉬엄 오르내리기 좋은 코스입니다.
추석은 가까워지는데 밤은 언제쯤 영글까요?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굳이 쉬지 않아도 되지만 일부러 쉬어 갑니다.
소나무 숲에 조성된 쉼터가 워낙 좋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은 곳이지요.
이제 능선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듭니다.
여기서부터는 수암봉 북사면이라서 음침한 숲길입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고 대들보가 된다지요.
사람도 그와 같지요.
못 배운 사람이 부모 곁에 남아서 효도하고 조상을 모시지요.
어른들의 명언.
"가르쳐 놔 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도 부모 된 마음은 가르칩니다.
알면서도 가르칩니다.
자식은 모릅니다.
자식일 때도 커서 부모가 되어서도...
다시 계곡에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하산이 끝나간다는 뜻이지요.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하산을 완료합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올라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만큼 난이도가 낮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가끔 일몰 풍경과 야경을 담고 내려와도 되는 뜻밖의 명산이지요.
ㅡ2022.08.19.수암봉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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