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8. 17:24ㆍ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마산의 무학산은 수도권에서 당일 산행 하기에는 쉽지 않은 산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고속철도 덕분에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무학산은 진달래 명산이다.
그런데 요즘 마땅히 갈만한 산이 없어서
진달래가 아직 피지 않았다는걸 알면서 실행에 옮긴 산행이다.
산행은 서원곡에서 시작했다.
▲마산은 이제 마산시가 아니다.
몇 년 전 창원 마산 진해가 통합되면서 창원시 마산회원구가 되었단다.
▲서원곡 등산로 초입에서 백운사까지는 1.5km쯤의 거리다.
백운사까지 승용차가 갈 수 있어서 택시도 갈 수 있을 텐데
우리를 태운 택시 기사는 그냥 아래 큰길에 내려놓고 가버렸다.
조금 서운했지만 천천히 걷기 좋은 데크길이어서 그리 실망할 일도 아니었다.
▲30 여분만에 백운사 앞에 도착했다.
이제 대부분 데크길로 이루어졌던 등산로가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는 지점이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저렇게 바위에 물길이 생길까?
바위에 수로형 폭포가 생겼다.
▲등산로와 함께하던 계곡이 끝나고
중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와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등산로로 나뉘는 삼거리가 나왔다.
여기에서 우리는 당연히 정상으로.
▲양지바른 곳.
진달래도 활짝 피고, 연푸른 새순도 피어나고
생강나무꽃도 피었다.
▲너덜지대.
여기서부터 500m쯤이 서원곡코스의 가장 난코스다.
직각에 가까운 경사도.
▲걱정바위 전망대.
너덜지대에서 20분쯤 힘들게 오르면 나오는 전망대다.
그런데 왜 걱정바위일까?
걱정을 덜어주는 바위일까?
아니면 걱정을 끼치는 바위일까?
▲전망대에서 본 마산시 전경.
▲이제 365 계단만 오르면 서마지기 진달래 군락지다.
무학산에는 두 곳의 365 계단이 있다.
그 첫 번째 계단이다.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서마지기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졌다.
물론 진달래는 아직 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서마지기에서 정상까지는 200m.
그러나 대부분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시 여기도 365 계단이다.
진달래가 피면 꽃길 계단일터인데.
▲오르는 중간에 뒤돌아 본 서마지기.
서마지기.
밭 서마지기쯤 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서마지기면 600평 정도.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여기 올라오면 숨을 마지기로 쉰다고 해서
숨마지기라는 말이 와전되었다고도 하는데 전자가 맞지 않을까 싶다.
▲2시간 만에 올라선 무학산 정상.
해발 761m의 정상은 약간의 바위가 있지만 비교적 완만하고
사방을 조망할 수 있었다.
육지 쪽은 산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앞쪽은 마산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진달래가 만개했다면 서마지기 쪽 조망과 중봉 쪽 조망도 환상적이었을 텐데.
아무튼 예상은 하고 올랐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다.
미련 없이 셀프 인증숏만 남기고 바로 하산길에 들었다.
▲정상에서 본 마산 앞바다.
▲중봉을 우회하는 길.
중봉은 우회를 했다.
진달래가 만개했다면 꽃길이었을 우회하는 길이 워낙 좋아서다.
▲그런데 학봉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 중봉을 지나면서 등산로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대곡산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 했다.
▲다시 양지바른 등산로.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고 이름 모를 야생화도 피었다.
▲무학산에서 대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비교적 걷기 좋은 산길이다.
그 중간에 전망대도 있다.
▲산행거리 6km.
다리가 아파올 무렵 대곡산 정상에 도착했다.
대곡산은 무학산과 다른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이지만
높이가 516m로 무학산에 속해있는 봉우리 같은 산이다.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조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생육조건 때문인지.
나무들이 섞여 자라고, 나뉘어 자라고.
그래서 숲의 분위기가 차분하지 않고 복잡했다.
▲사실상 산행 종점인 만날고개다.
그래도 산 정상과는 달리 만날고개는 제법 푸르름이 감돌고 있다.
만날고개는 마산의 현동과 내서면의 감천골을 이어주는 고개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개에 그럴싸한 전설이 있듯이
만날고개에도 애절한 전설이 있는 고개라고 한다.
그래서 조형물도 만들고 전설을 벽화로도 표현해 놓았다.
전설은 고려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산포의 어느 이 씨 가문에는 편모슬하에 3남매가 있었다.
어머니는 몸져눕고, 삼 남매는 아직 어려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그 무렵 옆고을 감천골에는 천석군 윤진사가 살고 있었다.
돈으로 진사를 살 정도로 부자였지만 서른이 넘은 반신불수에 벙어리인 아들이 문제였다.
곳곳에 혼처를 구했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을 때.
마침 삼 남매집 이웃의 행상 다니는 여자가 삼 남매집의 딱한 사정을 알고
큰딸을 윤진사 집으로 시집보내기를 권했다.
그러면 전답과 돈을 얻을 수 있어서 병도 고치고 생활고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씨 부인은 병신에게 딸을 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하는 수 없이 행상은 큰딸을 직접 만나서 윤진사댁 외아들과 결혼하면
집안도 살리고 어머니 병도 고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혼사가 성사되고 그해 봄 병석에 누운 어머니와 어린 남매를 두고
이곳 만날고개를 넘어 윤진사댁으로 시집을 갔다.
시집온 큰 딸은 남편구실도 못하는 반신 불수에 벙어리인 남편인데도
자식을 못 낳는다는 구박과 고된 시집살이를 이겨내고 시부모 봉양에 정성을 다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어느 날 친정어머니와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시부모에게 첫 친정나들이를 청했다.
그러나 시부모는 호된 꾸중만 했다.
그 광경을 본 남편이 부모 몰래 아내를 만날고개로 데려와서 얼른 친정에 다녀오라고 보내고
자신은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단걸음에 친정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병이 완쾌되었고 가세도 좋아져 있었다.
그러나 고달픈 시집살이 생각에 되돌아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여자는 출가외인이라며 호통을 쳐 돌려보냈다.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 시가로 가기 위해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만날고개에 도착했다.
그런데 남편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오던 남편이 "도망쳐 나가 살라"는 유언을 남기고 돌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것이다.
이후 청상과부로 한 맺힌 세월을 살아가던 어느 해
그리운 친정의 안부라도 전해 듣고 싶어서 음력 팔월 열이렛날 만날고개로 향했다.
그런데 때마침 친정어머니와 동생들도 시집간 딸의 안부나 들을 수 있을까 하여 만날고개를 찾았다.
그렇게 해서 꿈에라도 보고 싶던 친정식구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고개를 만날고개라 부르게 되었단다.
▲산행코스: 서원곡유원지 ㅡ백운사 ㅡ걱정바위 ㅡ서마지기 ㅡ정상 ㅡ중봉 ㅡ대곡산 정상 ㅡ만날고개(7km,천천히 5시간 )
ㅡ2024.03.27.마산 무학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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