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은행나무 숲에서.
2024. 11. 20. 14:38ㆍ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
▲늦가을 단풍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은행나무 단풍이다.
이맘때쯤이면 땅과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는 작은 은행나무숲.
올해도 어김없이 안산호수공원 한쪽에 조성된 작은 은행나무 숲을 찾았다.
▲가을날 오후 3시.
45도의 사선으로 비추는 따스한 가을 햇살에
숲은 온통 황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노란 세상이다.
▲그 황금빛 숲에 감미로운 아코디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노부부인 듯 한 두 분이서 아코디언 합주를 하고 계셨다.
이렇게 낭만적인 노후를 보내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사실.
노란 세상에 울려 퍼지는 음률도 좋았지만
노란 세상에 앉아계시는 두 분의 모습은 더 아름다웠다.
연주가 끝나기를 기다려
"좋은 자리를 잡으셨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네 허허! 매년 한 번씩 와서 연주합니다."라고 하신다.
나만 아는 비밀의 숲이라고 생각했던 작은 은행나무 숲을
그분들도 몇년 전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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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많은 단풍나무들 중에서
은행나무만큼 정직한 단풍을 선사하는 나무가 또 있을까?
은행나무는 매년 기복없는 노란 단풍을 선사한다.
은행나무는 병충해를 탓하지 않고
날씨를 탓하지도 않는다.
뿐만 아니라 색감 또한 일률적이다.
병충해에도 강하고, 이상 기후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나무는 수만 년 동안 변종되지 않아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한다.
ㅡ2024.11.20.호수공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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