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28. 18:03ㆍ오르다/서울 근교산
▲임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1석 2조.
꽃구경도 하고 산행도 하고.
그런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불암산입니다.
그래서 불암산 등산코스를 검색해 보니 무려 10 여개가 넘습니다.
하긴 서울 근교의 산은 대부분 그렇지요.
자신들의 집 뒷골목으로 너도나도 오르다 보니 모두 길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10 코스로 분류는 되어 있지만 다람쥐 길처럼 딱히 코스별로 구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서울 둘레길까지 겹쳐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불암산 힐링타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힐링타운 주차장은 70 여대쯤 주차가 가능하고
무려 4시간이나 무료입니다.
▲산길에 들어서자 힐링타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장애 데크길은 물론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쾌적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5 분쯤 데크길을 걸으면 나오는 불암산 철쭉동산입니다.
평일인데도 제법 사람들이 많습니다.
▲환상적인 꽃동산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요즘 꽃을 정말 좋아합니다.
꽃을 즐긴다는 것.
감성이 풍부하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또 그만큼 삶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불암산 철쭉동산의 꽃은
4월 25일 현재 윗쪽은 벌써 시들어가고 아래쪽은 최고의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철쭉동산 전경입니다.
그 뒤로 오늘 올라야 할 불암산 정상부가 보입니다.
▲간단하게 철쭉동산을 둘러보고 서둘러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철쭉동산에서 5분 쯤 오르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일명 엘리베이터 전망대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도 있고 계단으로 오를 수도 있는 전망대입니다.
▲여기서 불암산 정상까지는 3km.
생각보다 거리가 제법 멉니다.
바로 오르지 않고 돌아서 오르기때문입니다.
정암사에서 바로 오르면 2km도 채 안 되는 거리라고 하는데.
▲전망대를 지나면서 길은 이제 본격적으로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잘 정비된 돌계단과 완만한 돌길이라서 쉬엄쉬엄 걷기 좋습니다.
그렇게 10 분쯤 오르면 나오는 쌍봉탑 전망대입니다.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과 서울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얕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쌍봉탑에서 다시 5 분쯤 오르면 나오는 천병샘과 체력단련장입니다.
왜 천병샘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꽤 유명한 약수터였던 모양인데
약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 또한 기후환경 변화 때문이 아닐까요?.
▲천병샘을 지나면서 길은 본격적으로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울창한 연초록 숲길이라서 상쾌한 기분으로 오릅니다.
▲바위의 앞면(위)과 뒷면입니다.
거칠어진 오르막길을 5분쯤 오르면 나오는 풍화혈바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앞과 뒤가 다를 수 있을까요?
바위가 풍화작용에 의해서 이렇게 만들어지는 현상을 풍화혈이라고 하죠.
그중에서 옆면이 이렇게 벌집처럼 파인 바위를 '타포니'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제 학도암장 아래 마당바위에 올라섰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학도암장을 우회해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쇠줄난간을 잡고 오르거나 계단을 올라야 하는 극한의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마당바위에 앉아 충분히 쉬기도 할 겸 김밥 한 줄을 먹습니다.
▲이 바위 너머에서는 보이지는 않지만 암벽 타는 소리가 연신 들려옵니다.
"딸그락딸그락, 헤이~"
괜히 듣는 사람까지 긴장감이 감도는 소리입니다.
▲첫 쇠줄 타기입니다.
거친 바위틈을 통과하는 구간.
바위 틈새마다에는 어김없이 우리 고유의 재래종 소나무가 튼실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나무들.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는 무한한 교훈입니다.
▲그리고 탑처럼 쌓인 바위와 학도암의 절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본격적인 불암산의 다양한 암봉의 묘미의 시작입니다.
▲쇠줄 타기가 끝나면 목계단이 나오고
목계단이 끝나면 쇠줄이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올라선 학운암장 전망바위입니다.
조금 위태로운 코스이지만 쇠줄과 쇠말뚝이 있어서 생각보다 안전하게 올랐습니다.
▲학도암장 전망대에서 본 남양주 방향과 서울 시내방향 전경입니다.
안개가 끼지 않았다면 도봉산과 북한산의 위용도 볼 수 있을 텐데.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갑니다.
▲학운암장 정상을 지나면서 길은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그 능선길에서 만나는 물개바위입니다.
눈까지 있는 영락없는 물개 형상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나는 일명 해골바위입니다.
해골들이 여럿 엉켜있는 듯도 하고, 외계인들이 싸우는 듯도 합니다.
어둑어둑할 때 이 길을 혼자서 걷는다면 얼마나 으스스할까요?
▲계속 이어지는 기암괴석.
마치 바위들의 전시장 같습니다.
그 바위전시장이 끝나면서 길은 이제 완전히 흙길로 바뀌었습니다.
병꽃이 예쁘게 핀 흙길.
▲불암산성.
이제 정상까지는 1km쯤이 남았습니다.
신라시대에 축조했다는 불암산성은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산성을 지나면서 길은 어느새 황톳길로 바뀌어 있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불암산은 온통 암봉인데
그 사이에 이런 흙길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산상의 힐링길입니다.
아무튼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
더 알 수 없는게 산 속입니다.
▲그렇게 산상의 힐링길을 걸어 깔딱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깔딱 고개는 상계역과 정암사 방향,
그리고 불암사 방향에서도 올라오는 산상의 네거리입니다.
▲깔딱 고개에서 다이네믹한 암릉길을 오르다 보면 나오는 거북바위입니다.
거북바위 아래에는 불암산장이 있어서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습니다.
거북바위에서 정상까지는 200 여 m.
그러나 그 거리가 전부 계단과 쇠줄 타기를 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마치 북한산 백운대의 백운봉 암문쯤 되는 위치죠.
▲그래도 백운대 오르는 것만큼의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불암산이 좋다한들 백운대의 난도와 감동에 비할 순 없겠지요.
▲오르면서 보는 서울시내 전경입니다.
오르다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좋을만한 곳들도 많습니다.
아무튼 힘들면 쉬며 쉬며 오르면 되는 구간입니다.
▲통바위에 터를 잡은 불암산의 대단한 소나무들입니다.
이제 정상이 100m 남은 지점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전부 계단 오르기입니다.
▲지금 이 암벽을 계단으로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은 계단에서 본 풍경들입니다.
▲중간에 이런 쉼터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천상의 쉼터입니다.
▲정상 아래에 있는 대단한 소나무입니다.
흙 한 줌 없는 바위틈에서 저리 튼실하게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아무튼 나무에게서는 배운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습니다.
▲드디어 508m 불암산 정상입니다.
산행시작 후 2시간 30분 만입니다.
가장 긴 코스로 올랐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물론 천천히 걸었습니다.
정상에서의 풍경과 하산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ㅡ2024.04.25.불암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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