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12화. 세석평전과 촛대봉.

2024. 6. 23. 19:54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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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11화에 이어지는 글)

▲2일 차 12시 12분.

세석대피소에서는 점심과 휴식을 포함 1시간이나 지나가 버렸다.

그렇게 여유 있게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 장터목을 향해서.

세석에서 장터목까지는 3.4km.

세석에서는 촛대봉을 바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출발과 동시에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그렇지만 세석평전을 지나기때문에 거칠거나 가파르지 않아서 소풍 가듯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오르다가 뒤돌아 본 세석평전.

원래 세석평전은 철쭉으로 유명한 지리산 10경중 하나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의 철쭉 군락지들이 그렇듯이

여기도 그렇게 멋진 철쭉꽃을 보여주지 않는것 같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나무들이 고령화가 된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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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평전 생태 관찰로.

세석평전은 지리산 주능선 촛대봉(1,703m)과 영신봉(1,652m) 사이의 안부로

그 규모가 무려 30여만 평이나 된다고 한다.

원래는 작은 돌(세석)이 많은 토양지대라고 해서 '잔돌고원'이라고 불렀단다.

그러다가 한자어인 세석평전(細石坪田)으로 바꿔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순수 우리말 잔돌고원도 괜찮은데.

아무튼 세석평전은 남녘의 개마고원이라 할만큼 특별한 지형이라고 한다.

특히 1,500m 가 넘는 고원인데도 물이 풍부해서

어떠한 난리에도 어머니의 품 같은 세석에만 들면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대표적인 피난처 역할을 했단다.

뿐만 아니라 30 여만평에 이르는 고원이 저수지 역할을 하기 때문인지

세석평전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지리산 대표 계곡들이 시작된다고 한다.

유명한 한신계곡과 대성골, 그리고 거림골과 도장골 등이다.

 

 

 

▲세석대피소에서 15분만에 촛대봉 정상에 올랐다.

촛대봉은 높이가 1,703m로 꽤 높은 봉우리인데도

지리산 주 능선에 있어서 높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봉우리 중 하나다.

촛대봉이란 이름은 촛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래서 원래는 한자로 燭峰, 혹은 촉대봉이라 불렸다고 한다.

 

 

▲촛대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사방의 조망이 확 트여있다.

촛대봉에는 세석 철쭉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연진이라는 여인이 남편 호야와 대성계곡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지리산에 최초로 들어와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두사람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흑곰에게 세석고원에 있는 음양수를 마시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연진은 남편과 상의 없이 산신령이 금기시킨 영신봉 음양수를 마셨다.

평소에 흑곰과 앙숙이던 호랑이는 그 사실을 알고 산신령에게 일러바쳤다.

그 말을 들은 산신령은 대노를 했다.

그리고 연진에게 평생 남편과 생이별한 채 세석평전의 철쭉밭을 가꾸게 하는 벌을 내렸다.

이에 연진은 촛대봉에 올라 촛불을 켜고 산신령에게 용서를 빌다가 그대로 돌이 되어버렸다.

한 편 남편 호야도 아내 연진을 찾아 헤매다가 죽고 말았다.


그렇게 연진이 죽은 바위는 촛대봉이 되고

남편 호야가 죽은 곳에서는 봉우리가 솟아 올라 영신봉이 되었다고 한다.

 

▲촛대봉 정상에서 본 광활한 세석평전의 모습.

 

 

▲조금 전까지도 맑았던 세석방향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평평해서 고원지대라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밀려오는 구름을 보면서 실감이 났다.

평평한 평원이지만 해발 1,500m가 넘는 고원인 것이다.

 

 

▲가야 할 천왕봉 방향도 구름에 휩싸였다.

그러나 구름은 주능선을 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저 경계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ㅡ2024.06.03.촛대봉.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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