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9화. 벽소명월(碧沼明月)을 즐기다.ㅡ벽소령대피소.

2024. 6. 18. 17:54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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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8화. 형제봉 이야기

[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7화. 연하천 대피소에서 꿀맛 점심.[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6화. 산상의 장터 화개재(화개장터)와 토끼봉.[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5화. 노루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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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8화에 이어지는 글)

▲오후 04시 50 분.

이제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까지는 1.5km.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비교적 걷기 좋은 길이다.

 

 

▲10분쯤 진행하다가 뒤돌아 본 형제봉.

 

 

▲다시 아름다운 지리산의 멋

아련한 산들의 파노라마에 잠시 취해보는 시간.

 

 

▲그리고 운치 있는 크고 작은 바위문들을 통과하다 보면

어느새  벽소령대피소가 눈앞에 있다.

 

 

▲오후 5시 45분.

드디어 오늘 산행의 종점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했다.

연하천에서 3.6km, 성삼재에서 16.8km.

종주의 첫날은 배낭이 가장 무거운 날이다.

그런데도 많이 걸었다.

스스로 대견함을 되새겨 본다.

시간으로는 휴식과 사진촬영, 점심 포함 11시간 40분이 걸렸다.

여유 부리고 천천히 걸은 결과다.

보통은 8시간에서 10 시간쯤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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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방향으로 가는 길.

잠자리를 배정 받고

햇반 2개와 생수 3개를 구입해서 저녁 식사를 했다.

반찬은 삼겹살과 김치.

산상의 만찬인 셈이다.

산상에서 즐기는 삼겹살의 맛.

얼마나 맛있는지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짊어지고 16.9km를 걸어온 만큼의 맛이라고 하면 맞을까?

 

 

▲저녁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해가 서산에 걸려있다.

아름다운 벽소령의 일몰쇼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각 동쪽 하늘에서는 구름새가 날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상의 저녁시간이다.

 

 

▲숨가쁘게 펼쳐지는 황홀한 일몰쇼.

황금빛 태양이 강렬한 빛을 발산하며 서서히 산을 넘고

이별을 아쉬워하는듯 남겨진 구름은 붉게 물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음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붉음은 서서히 고요한 어둠으로 변해갔다.

황홀한 일몰쇼가 끝나는 순간.

 

 

▲일몰 후 남쪽 방향.

 

 

▲지리산의 대피소들은 밤 9시에 소등이다.

그래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좁은 잠자리 여기저기서 들리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 코 고는 소리, 뒤척이는 소리들 때문에 깊은 잠을 자기란 쉽지 않았다.

얼마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스마트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겨 들고 밖으로 나왔다.

지리산 별.

20년쯤 전 아들과 종주길에 올랐을 때

성삼재에서 보았던 보석처럼 빛나던 수많은 별 생각이 나서다.

벽소령은 아름다운 달빛으로 유명한

지리산 10경 중 하나다.

그러나 나는 별이 더 보고 싶었다.

 

 

▲그날 성삼재의 별은 유난히도 많고 밝았었다.

어렸을 때 시골마을에선 밤이면 밤마다 보기 싫어도 보아왔던 무수히 많은 별 별... 별.

여름날이면 고향집 앞마당에 멍석 깔고 누우면 하늘은 온통 별천지였다.

별을 보며 온갖 상상이 끝없이 이어졌던 어린 날의 추억.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추억이 엊그제 일이라도 되는 듯 되살아 났던 그날.

오늘도 그날처럼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시간 동쪽 하늘에는 초승달이 떴다.

벽소령에서는 달빛이라는데.

달빛을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 작다.

 

 

▲그냥 밝게 담아본 달빛이다.

벽소령의 달빛은 지리산 10경 중 4 경이라고 한다.

휘영청 밝지는 않지만 나름 멋있는 달빛 풍경이다.

말 그대로 벽소한월(碧宵寒月)이다.

뜻하지 않게 맞이한 벽소명월(碧霄明月)이다.

 

벽소령(碧宵嶺)은 경남 하동군의 화개면과 함안군의 마천면을 이어주는 높이 1,350m의 고개다.

푸른碧 밤宵.

직역하면 '푸른 밤'의 고개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이름의 유래는 벽소한월(碧宵寒月)이란 한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겹겹이 쌓인 산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희다 못해 푸른빛을 띤다.'는 의미라고.

 

벽소령은 1980년대까지 야영장이었다고 한다.

지리산 종주 능선에서 가장 낮은 고개여서 여러 가지 야영장으로 조건이 좋은 위치였단다.

그래서 간단한 음식을 팔던 천막가게까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그 후 국립공원에서 정식 대피소를 개소했다.

현재는 노고단 대피소 다음으로 화장실이 청결한 대피소로 알려져 있다.

수세식 화장실.

그러나 물이 귀해서 역시 세면시설은 없다.

벽소령 대피소의 판매물품이다.

다른 대피소도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ㅡ2024.06.02.벽소령.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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