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반하다.1 ㅡ유달산에 오르다.

2024. 3. 20. 15:43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목포.

목포는 항구다.

목포 하면 유달산이다.

그런데 목포(木浦)라는 특이한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자료를 찾아보니 정확한 유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추측만 무성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길목에 있는 포구라 하여 목포라 했다거나,

유달산에 나무가 많아서 나무장사가 많아 나무 木자를 써서 목포라 했다거나,

유달산의 모양이 木자 같다하여 그리 불렀다는 설,

'남해포'가 남해포ㅡ남애포 ㅡ나매포ㅡ나무포로 변하여 나무 木자를 써서 목포라 했다거나.

그중에 가장 현실성이 있는 유래는 목포의 지형이 마치 병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목개'라고 불리다가 한자어로 표기하면서 목포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라고 한다.

아무튼 당일치기로 그 목포 여행을 했다.

▲오랜만에 하는 기차여행.

새벽 6시 광명역을 출발한 고속열차가 김제평야를 지날 무렵 해가 솟기 시작했다.

옅은 안개가 깔린 지평선 너머로 은은하게 솟아오르는 해.

찬란한 일출이 아니라 아름다운 일출이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보는 일출이라서 더 은은해 보이는 것일까?

지나가는 다양한 시골 풍경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서 여행하는 묘미.

기차여행만의 특권이며 낭만이다.

▲그러는 사이 기차는 어느새 목포 시내에 들어서고 있었다.

광명역에서 2시간 여 만에 도착한 목포.

우리가 들어왔던 목포라는 유명세에 비해서 목포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초라했다.

▲호남선 ktx의 종착역인 목포역사를 나오자 바로 앞에 유달산이 보였다.

오늘 첫번째 여행은 유달산 산행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달산만 보고 정처 없이 걸었다.

오늘 목포여행의 모토는 싫컷 걷는 것.

아내와 나는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실컷 걷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걷다보니 도시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한적한 시내를 걷기는 것도 좋았다.

▲그렇게 10 여분 걷는 사이 유달산 아래 산동네가 나타났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 사이로 좁은 골목길.

그 골목길 초입에 있는 탐스런 동백꽃이 활짝 피었다.

그 동백꽃이 여기가 남녘이라는 사실과 봄이라는 사실을 동시에 알려주고 있었다.

▲목포역에서 시내와 유달산 산동네를 지나 이제 유달산 둘레길에 들어섰다.

여기에서는 노적봉 정상으로 오를 수도 있고,

그냥 둘레길을 걸을 수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정상으로 오른다.

▲목포시사(木浦詩社)

생소한 이름의 건물이다.

해설판을 보니 '시사'는 서로 뜻이 통하는 선비들이 모여서 자연을 노래하고 시를 읆던 모임이라고 한다.

특히 목포시사는 단순한 문인들의 모임을 넘어

망국의 한과 우국충정을 토로하는 문학 결사 단체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노적봉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잠시 유달산 둘레길을 걸어야 했다.

이야기가 있는 유달산 둘레길이라는 이름처럼 둘레길에는 다양한 이야기 해설판이 있었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대표 정치인 중 한 분이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작품도 있었다.

▲동백꽃과 매화꽃이 반겨주는 둘레길.

인위적으로 조성하지않은 흙길이다.

그래서 걷는 기분도 좋고 흙을 밟는 느낌도 좋았다.

▲삼학도의 전설.

▲유달산 둘레길에는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육손이 식물이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외래종 식물인줄 알았는데.

▲유달산 중턱에 있는 달성사다.

달성사는 1913년 대흥사의 노대련 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정갈한 절마당과 담너머로 내려다 보이는 목포시내 전경이 일품이었다.

▲옥정.

달성사에 있는 우물이다.

바위굴 30척을 뚫어 100일 만에 샘물이 솟았는데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지만

부정한 사람이 사용하면 샘물이 일시에 없어져 버리고 만다는 신비의 우물이란다.

▲보물 제2011호 달성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그런데 이 불상은 조성 연대가 1719년으로 되어있다.

안내 해설판에는 달성사 창건연도가 1913년으로 되어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달성사를 지나면 둘레길에서 본격적인 등산로로 이어진다.

정상까지는 200m쯤으로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대부분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제법 산행의 묘미를 느낄수 있는 구간이다.

▲유달산의 제2봉인 이등바위와 케이블카.

▲이제 정상부근의 능선길에 들어섰다.

유달산은 아랫쪽이 부드러운 흙산인데 반해서 위쪽은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옥색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

드디어 반대쪽 조망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노래로 또는 말로만 듣던 유달산의 정상이다.

유달산 정상의 정식 이름은 일등바위다.

유달산은 높이가 228m로 동네의 뒷산 수준이다.

그렇지만 암봉이 빼어나서 여느 명산 준봉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했다.

뿐만 아니라 목포 시가지는 물론 목포 앞바다까지,

사방의 조망도 거침이 없었다.

▲일등바위에서 본 이등바위.

유달산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 이름은 일등바위, 이등바위, 삼등바위로 불린다.

봉우리를 하나의 바위로 보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정상에서 본 목포대교다.

2012년에 완공된 목포대교는 왕복 4차선 4.129km다.

목포의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다리로

목포의 시조인 학 두 마리가 목포 앞바다를 향해서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그리고 목포시가지 전경이다.

목포라는 명성과 달리 고층건물이 많지 않은 정겨운 소도시 모습이다.

▲일등바위 정상에서 내려와 이제 이등바위로 향한다.

일등바위와 이등바위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지만 가파른 암봉을 내려왔다 다시 올라야 한다.

▲일등바위와 이등바위 중간에 있는 얼굴바위.

아래를 보고 포효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일등바위와 이등바위 중간에 있는 소요정.

이쯤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오늘도 아내표 맛있는 김밥.

 

 

ㅡ2024.03.13.유달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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