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9. 22:43ㆍ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
내가 어렸때는 각각의 명절마다 특별한 놀이가 있었다.
옛날에는 단오날도 특별한 명절이었던것 같은데
우리때만 해도 단오는 거의 잊혀진 날이었고,
설과 정월대보름,그리고 추석이 대표적인 명절이었다.
설날은 윷놀이,제기차기,팽이치기등 다양한 놀이를 즐겼지만
설빔 얻어 입는것과 세뱃돈 받는것에대한 추억에 묻혀서인지 별로 추억되는게 없는것 같다.
그리고 추석은 누나들이 하는 강강술래나 그네타기,씨름등 나름 재미있었지만
정월대보름의 다양한 놀이의 추억에 비할바가 아니다.
설날부터 대보름날까지는 사실 매일 특별한 날이었다.
그 특별한 새해의 행사가 대보름에 끝이나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놀이도 많았고,우리 어린이들의 놀이도 많았던것 같다.
찰밥(오곡밥) 숨겨놓은것 찾아 먹기,잠 안자기,가랫불 넘기,불놀이,폭죽 터트리기....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었던 놀이들이다.
특히 옆동네 아이들과 불싸움 하는것은 정말 스릴있었다.
어린나이에 딱총등 비장한 무기들까지 들고 한바탕 붙는다고 설쳐대기는 했는데
정말로 싸워본적은 한번도 없는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 싸웠고 어떻게 했다는 동네 형들의 무용담은 넘쳐났다.
하지만 조상 대대로 이어오던 그 많은 놀이들은 불과 몇십년만에 다 잊혀져 갔다.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놀이는 어른들의 윷놀이다.
그 윷놀이 마져도 올해는 그 무시무시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취소되었다고 한다.
세상은 정말 살기 좋아지고 있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ㅡ2020.02.09.정월대보름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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