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서로를 의심해야 하는 시간...

2020. 3. 8. 12:40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

 

'코로나19'라고 명명된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은 움츠리고 또 움츠려들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봄으로 향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호수공원의 홍매화 한 그루,

혹시나 하고 운동삼아서 카메라를 둘러메고 산책에 나섰더니 아니나 다를까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요리조리 몇컷 담다보니 홍매화 아래로 마스크를 쓰고 잔뜩 움츠린 자세로 걷고 있는 부부가 잡혔다.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닌 요즘 우리들을 대변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공포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인류를 덮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없이 코로나19가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어김없이 이번에도 서로 나만 살자고 난리가 났다.

마스크 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마스크 사기 열풍에 먹을거리 사재기까지...

아무리 유비무환이라지만 너무 무리한 사재기 때문에 정상적인 유통질서가 무너지는 혼란을 겪어야 할 정도로 극성을 떨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물질적으로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엄습해 오는 불안감은 너도나도 어쩔수 없는것 같다.

그 결과가 마스크 대란을 불러왔다.

믿을게 마스크 밖에 없을 것같은 생각...

그렇게 되기까지는 전문가들도 한 몫을 했다.

거기에다 수많은 언론이 불을 지피고 당파적 이익만 쫓는 정치인들이 거들은 결과다.

서로 힘을 합쳐서 역경을 이겨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도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정치가 꼭 500여년전

임진왜란을 불러왔던때와 다름 아니다.

여당도 무능하기는 하지만 자기들이 특별한 대안을 내 놓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헐뜯기를 하는 보수 언론과 야당정치인들의 책임은 정말 크다.

그중에 가장 큰 책임은 언론이다.

지금 기레기라는 신조어로 불리고 있는 언론사나 기자는 정말 나라를 절단내는 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가 아주 상위권에 있는데도 언론의 부패지수는 최하위를 차지하는것도 그것을 반영한 결과

이리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정치는 어느정도 체벌을 받은 셈이지만 언론은 아무런 벌도 받지 않았다.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

우리나라의 모든 권력이 견제장치가 있는데 반해서 유독 언론권력만은 아무런 견제장치가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아무런 비판적 기능도 하지못하면서 권력에 기생해서 기득권만 누려온 언론,

자기 반성은 커녕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는듯 천방지축 날뛴다.

그것도 취재하기 편하고 취재 후 성과가 있는 방향에서만...

그들이 그렇게 날뛸곳은 양지가 아니라 음지다.

검찰이 흘려주는 맛있는 기사처럼 편하고 흥미진진한 기사가 아니라 위험도 불사하며 취재한 불의에 맞선 기사다.

얼마전 전두환 전대통령의 골프장 화면을 언론사에 제공한 사람이 있었다.

끈질기게 취재한 그사람은 기자가 아니라 정당소속 정치인이었다.

그 기사를 온 언론사가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책감 없이 받아쓰고 화면을 내보냈다.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일반 정치인이 해서 줬는데도 말이다....

아뭏튼 이야기가 다른데로 샜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해야하는 시간을 살고 있다.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상대를 의심하며 마스크로 입을 가려야 하는 세상...

엊그제 산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저기 앞에서 부녀인지,부부인지, 두남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나를 지나치려는 순간 벗고 있던 마스크를 제빨리 쓰는 모습을 봐야했다.

요즘 그렇게 해야하는것이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씁쓸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보이지 않는 것이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코로나19는 무증상자도 많다고 하니까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아무도 모르기때문에 더욱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가족인들,친구인들,의심이 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바이러스보다 결국은 더 무서운게 불신인데 지금은 그 불신을 권장해야하고 스스로 실천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시간이다.

그래야 이길수 있다니...

 

 

 

 

ㅡ2020.03.07.안산 호수공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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