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 등산코스)충남 최고봉 서대산에 오르다.

2021. 9. 27. 10:20오르다/100대명산

위치: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서대산 정상부

서대산 산행을 계획하고 어느 블로거님의 산행기를 보는 것으로 준비를 마무리 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산행도 쉽다고 해서  간단히 다녀오리라는 생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실행에 옯겼다.

도착해서 보니 역시 만만해 보였다.

충남 최고봉  서대산은 900m급 최고봉이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의외로 단순한 산세를 이루고 있었다.

빙 둘러쌓인 산들 가운데에 섬처럼 중심을 이루고 있어 차로 한바퀴를 30분정도면 돌 수 있을 정도의 간결한 산세다.

 

 

산행은 서대산 드림리조트에서 시작했다.

거의 폐허 수준인 드림리조트는 음산하기 짝이 없었다.

인적마저 없어서 으스스한 분위기 때문에 아내는 다른 곳으로 가면 안되느냐고 성화다.

 

 

사람이 없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더 좋은 것 아니냐는 논리로 가까스로 달래서 산길에 들어섰다.

리조트 경내를 지나 콘크리트 길을 100여m 진행하자 삼거리가 나왔다.

1,2코스와 3,4코스로 나뉘는 삼거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서 되도록이면 1,2코스 방향으로 올라야 한다.

 

 

1,2코스로 진행하면 바로 풀이 무성한 계단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계단이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잡초가 무성한 계단이다.

그래도 아랫부분은 방금 잡초를 제거 했는지 깔끔하고 풀내음이 좋았다.

 

 

용바위

그렇게 다시 5분쯤 진행하면 나오는 용바위다.

두개의 바위가 맞대어지면서 바위 아래에 자연 동굴이 만들어졌다.

마치 용이 지나간듯 하다하여 용굴이라 부르고 바위를 용바위라 부르게 되었단다.

그 용굴에서는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용바위에서는 1코스와 2코스로 다시 나뉜다.

우리는 2코스를 택했다.

역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코스는 급경사의 험로다.

되도록이면 조금 돌아서 올라가는 1코스를 택할 일이다.

2코스에 들어서자마자 다시 잡초가 무성한 목계단이 나오면서 거친 산길이 시작되었다.

오는 사람도 없고 가는 사람도 없고 오고간 흔적도 시원치 않아서 무성한 잡초를 헤치다시피 하며 진행해야 했다.

 

 

마당바위

용바위에서 삭막한 오르막길을 20분쯤 오르면 나오는 바위다.

볼거리 없는 급경사길은 정말 고행의 길이다.

아내 왈.

"무슨 이런 개떡 같은 산이 있어?"...

하긴 이런 산 저런 산 다 다녀본 나야 뭐 이런 개떡 같은 산도 있고 소떡 같은 산도 있다는걸 알지만 국립공원급 산만 주로 다닌 아내는 알리가 없지.

 

 

그래도 마당바위에서는 비록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지만 약간의 조망도 있었다.

30여분만에 숨통이 트이는듯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쉬어간다.

 

 

마당바위 상부.

산마다 하나쯤 있는 이름인 '마당바위'라는 이름은 여기도 그 뜻은 똑같다.

저 위에 10여명이 올라 앉아도 될 정도로 넓은 바위라는 뜻으로 마당바위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금까지도 험하다고 생각하고 올랐는데 마당바위를 지나면서는 아예 위험 구간이었다.

약간 돌아가기때문에 거리는 더 멀지만 1코스를 택하는것이 현명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온통 바위와 바위의 연속.

길은 직각에 가까운 완전 너덜길.

하늘은 우거진 나뭇잎에 가리고...

그래서 우중충한 산길.

그 험한 골짜기에 달랑 우리 두 부부만 있다.

 

 

딱히 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길이 계속되고 있다.

90도에 가까운 급경사.

그렇다고 쉴만한 곳도 없고 음습해서 모기떼는 많고.

그래도 다행인건 오늘도 아내가 나보다 더 잘 올라간다는 것이다.

나야 산행에 이골이 나기도 하고 올라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서 힘들어도 싫증은 나지 않지만 아내는 다르다.

그래서 싫증나고 체력이 달리면 투정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제 신선바위 아래를 지난다.

말이 신선바위지 신선바위 아랫쪽이기때문에 그냥 암벽구간인 셈이다.

마당바위에서 900m거리에 있지만 워낙 급격사 구간이라서 거의 기다시피 올라야 한다.

너덜길을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해질만큼 힘들고 지루하게 올라야 도착하는 신선바위다.

 

 

그래도 신선바위 하부 구간을 지나면서 음침하던 분위기가 제법 밝아지기 시작했다.

능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다.

 

 

그러고도 한 참만에 구름다리 구간에 올라섰다.

말이 구름다리이지 허접한 구름다리는 신선바위 계곡을 건너는 구름다리인데 워낙 노후되어서 폐쇄 된 상태다.

 

 

그 구름다리 끝부분인 전망바위는

구름다리는 건너지 못하지만 그 지점에서 바라보는 신선바위 모습이 장관이기때문에 꼭 들려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전망바위에서 본 신선바위 모습이다.

 

 

이 곳에서 보는 신선바위는 '신선바위'라는 이름에 걸맞는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2시간 가까운 수고로움을 한 방에 잊게 해 주는 풍경이다.

아무튼 신선바위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들은 모두 다 이름 값을 하는것 같다.

 

 

구름다리.

이런 곳에 이렇게 왜소한 구름다리를 설치했었다는 것도 좀 불가사의 하고, 철거하든지 수리하던지 하지 않는것도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폐쇄된 구름다리를 보면서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서대산에선 가장 절경구간인것 같은데 을씨년스럽게 이렇게 방치해 놓아서 오히려 경관을 해치기도 하고 혹시라도 누가 불법으로 건너다 사고가 날 위험도 있는데 말이다.

 

 

전망바위를 나와 다시 정상을 향해서 간다.

 

 

전망바위를 지나서도 급경사는 계속되었다.

금방 나올것 같은 능선길이 마지막 남은 체력을 다 소진 시키고야 말겠다는듯 나오지 않는다.

 

 

 

 

 

 

 

 

사자바위.

그렇게 체력이 다 소진 될 쯤에서야 능선길이 나오고 얼마지 않아 사자바위가 나타났다.

 

 

 

마치 사자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 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사자바위다.

그 옆으로는 몇사람이 앉아서 쉬어도 될만한 조망바위가 있다.

오랜만에 조망도 즐기고 간식도 먹으면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사자바위에서 본 조망들이다.

사방의 다양한 산군들도 볼 수 있을 텐데 갑자기 밀려오는 운무때문에 조망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기진맥진 할 만큼 수고한 보람을 맛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세상만사가 뜻대로 생각대로 되기만 하는것은 아닌것을...

 

 

사자바위에서 내려와 다시 정상을 향해서 간다.

 

 

이제 정상까지는 1km쯤이 남았다.

그렇지만 살방살방 걸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능선길이다.

중간중간 조망점도 있지만 운무때문에 조망은 포기하고 모처럼 힐링하는 기분으로 걷는다.

 

 

북두칠성바위.

사자바위에서 얼마 가지 않아서 만날 수 있는 바위다.

좀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왜 북두칠성바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운무에 휩싸인 장군봉.

이제 장군봉 가기전 또하나의 조망점에 섰다.

 

 

비록 제한적인 조망이지만 운무에 휩싸인 풍경이 나름 운치있다.

 

 

 

 

 

 

 

 

 

 

 

장군봉 석문.

정상으로 가는길에 있는 장군봉 아래에 있다.

 

 

 

장군봉 석문은 두개의 바위 사이에 다이아몬드형 바위가 얹혀져서 만들어진 석문이다.

또한 장군봉은 조망이 일품인 암봉인데 운무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장군봉은 우회해서 통과 한다.

 

 

 

장군봉을 지나고도 간간히 나오는 조망점에서 보는 운무속 풍경이 나름의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장군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능선길 특유의 아기자기함을 만끽하는 사이 정상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어느순간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서대산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불쑥 나타났다.

관측소 옆으로는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고, 데크를 넓게 조성해 놓아서 많은 등산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무때문에 망원경은 그림의 떡이었다.

 

 

 

드디어 정상이다.

높이가 904m.

그리 높은 산이라고 할 수도 없는 산이지만 참 힘들게 올라섰다.

컨디션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워낙 급경사 구간을 오른 탓이다.

정상은 지극히 평범했다.

때마침 밀려온 운무때문에 조망도 없어서 아예 정상 기분을 낼 수가 없다.

그래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 바로 하산길에 든다.

 

 

 

하산은 올라온 코스의 반대편 3,4코스 방향인 개덕사 방향으로 한다.

 

 

 

그때 마침 그쪽 방향에서 올라 온 두 부부가 있었다.

그래서 그쪽 등산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요약해보면 올라온 등산로와 대동소이 하지만 흙길이어서 위험하지는 않고 등산로 정비도 제법 되어있어서 하산하는데 무리는 없을 거란다.

 

 

 

우리가 택한 하산길은 3코스다.

흙길이라서 2코스만큼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가파르기는 역시 대동소이 했다.

그래서 고개가 아플 만큼 땅만 쳐다보며 하산 하기를 1시간여가 지나서야 앞쪽이 트이기 시작했다.

 

 

 

또한 건너편이 조망되면서 경사도가 누그러졌다.

이제 등산로는 평범한 동네 뒷산 느낌의 황토색 마사토 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조망점.

정상에서 봐야할 풍경을 하산 막바지에 본다.

골짜기 풍경이 우리나라 풍경이 아니다.

마치 스위스의 알프스 자락이라도 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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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골도 이제 옛날 산골마을이 아니다.

유럽쪽에서나 봤던 풍경을 이제 우리나라 산골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그림같은 풍경이다.

그러나 우리 고유 풍경이 아닌 현대적 느낌의 이런 풍경을 좋아해야 하는지 아쉬워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산행시작 5시간만에 하산을 완료했다.

서쪽의 큰 산이라는 의미의 서대산.

또다른 일설에는 옛날 서대사가 있는 산이라고해서 서대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산이다.

산은 역시 산이다.

'만만한 산은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기는 산행이었다.

어느 블로거의 말만 믿고 만만하게 생각하고 갔다가 아주 힘든 산행을 했다.

코스마다 틀리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정확한 정보 없이 도전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산행코스:서대산 드림리조트 ㅡ용바위 ㅡ마당바위 ㅡ구름다리 ㅡ북두칠성바위 ㅡ석문 ㅡ정상 ㅡ개덕사 삼거리 ㅡ서대산드림리조트(아주 천천히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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