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5. 17:17ㆍ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진으로 하는 안산여행
눈은 주로 저녁에 내린다.
아니 꼭 그런건 아니겠지만
왠지 새벽과 저녁에 눈이 내리는 빈도가 많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그건 아마도 출퇴근 시간의 불편함,
아니면 일과중에는 느끼지 못한 동심을 일과 후에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아무튼 엊그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저녁무렵에 눈이 내린다.
오랜만에 부랴부랴 카메라를 둘러메고 집앞 수변공원 산책로에 들어서자
벌써 제법 많은 눈이 쌓였다.
하얀눈을 포근하게 덮고 있는 갈대 꽃,
포근하게 눈이불을 덮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추워보였다,
마치 새들이 잔뜩 움츠리고 있는듯 해서다.
한 참을 걷다보니 어느새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덕분에 오랜만에 눈내리는 으스름 저녁길을 걷는다.
유년시절 왠지 모르게 좋았던 으스름 저녁,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던듯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어두워져야 하루의 일과가 끝났기때문이 아닐까싶다.
나 어릴적만해도 시골에서는 부모님따라 논밭에 나가 일을 해야했었다.
그 일의 끝나는 시간이 어둠이었던 것이다.
들녘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마을의 굴둑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시계가 없던 그시절 들에서의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었다.
그때 느꼈던 그 안온함때문에 해질녘을 좋아했던건 아닐까싶다.
그런 기분을 아는 사람들인지 눈내리는 저녁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걷는다.
아무튼 오랜만에 눈내리는 저녁의 안온함을 만끽했다.
ㅡ2021.01.13.안산수변공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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