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8. 13:18ㆍ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
위치 :안산시 상록구 이동 353-9
우리나라 마을의 역사는 어쩌면 마을 어귀의 느티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느티나무는 '당산나무'라고도 불리기도 하고 성황나무가 되기도 했다.
안산시 이동 황토 10리길 언저리에는
잊혀지고 소외된 400년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다.
원래 이 나무가 있던 지역은
청주 한씨와 전주 이씨등이 대대로 살아온 마을이었다고 한다.
어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조기나루 마을 이라는 이름의 작은 어촌마을은
이후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내륙화가 되었고,
다시 도시개발로 마을도 사람도 다 사라지게 되면서 400여년동안 마을을 지켜보고 지켜주었던
그 느티나무는 외진 언덕배기에 홀로 남겨지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변화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나무의 운명도 대단하고
그런 의미있는 나무를 고스란히 유지보존 시킨 정책 입안자들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도 한가지 아쉬운건 수백년동안 마을 아낙들의 그네가 되기도 하고,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마을 어르신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었을 거대한 당산나무는
이제 더이상 사람들이 찾지않은 외딴 나무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외진 언덕배기에 홀로 남겨지긴 했지만
사람들의 접근성도 좋지 않고 워낙 외져서 사람들 눈에 잘 띄지않기 때문이다.
하기는 베이지 않고 남겨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1년에 한번쯤 성황굿 행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날도 어떤 여자분이 향피우고 정한수 떠놓고 치성을 드리고 있었다.
아뭏튼 사람도 마을도 다 잃고도 저홀로 늠름히 서있는 당산나무가 또 한 살을 더 먹는 봄,
그 거대하고 우람한 메마른 나뭇가지 끝,
그 구석구석까지 싱그러운 연둣빛으로 다시 물들었다.
그렇게 피워내고 떨구기를 400여번을 하고도 아직도 튼실할 수 있는
그 신성함과 신비함에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을 되새겨 본다.
ㅡ2020.05.06.이동느티나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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