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등산코스]나의 가을 유청량산기(遊淸凉山記)2ㅡ 하늘다리와 장인봉 편

2022. 10. 24. 17:38오르다/100대명산

청량산은 크고 작은 수많은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 주세붕이 12개의 봉우리 이름을 원래 불교식 이름에서 유교식 이름으로 다시 지었다지요.

이후 퇴계 이황은 

장인봉(丈人峯).선학봉(仙鶴峯).자란봉(紫鸞峯).연적봉(硯滴峯).탁필봉(卓筆峯).자소봉(紫霄峯).연화봉(蓮花峯).향로봉(香爐峯).금탑봉(金塔峯).경일봉(擎日峯).탁립봉(卓立峯).축융봉(祝融峯) 등 12개의 봉우리를

청량산 육육봉이라 부릅니다.

그 육육봉은 연꽃 모양으로 원을 그리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2022.10.23 - [오르다/100대명산] - [청량산 등산코스]나의 가을 유청량산기(遊淸凉山記)1ㅡ 자소봉 편

 

[청량산 등산코스]나의 가을 유청량산기(遊淸凉山記)1ㅡ 자소봉 편

우리 옛 선조들은 유난히 유산기(遊山記)를 많이 남겼다지요. 조선시대의 유산기는 무려 560편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물론 단연 금강산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지리산과 청량산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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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자소봉편'에 이어서

오늘은  '하늘다리와 장인봉편' 포스팅을 합니다.

 

 

이제 자소봉에서 내려와 하늘다리를 향해서 갑니다.

가는 길에 우뚝 솟은 암봉 하나를 만납니다.

그 생김새가 마치 붓끝 같다고 해서 필봉이라 불리다가

주세붕이 중국 여산의 탁필봉과 비슷하다 하여 탁필봉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봉우리입니다.

 

 

그리고 능선상에 있는 탁필봉을 지나면 또다른 암봉 하나가 나타납니다.

벼루에 물을 따르는 연적을 닯았다고 해서 연적 봉입니다.

암봉으로 되어있는 연적봉엔 철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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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 남짓한 암봉 정상에는 멋진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흙이 없어서 척박한 때문일까요?

가운데 있는 소나무들은 모두 고사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 열악한 바위 위에서 저 정도의 크기로 자라기 위해서는 100년쯤은 살았을 텐데요.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연적봉 정상에서 본 자소봉과 탁필봉입니다.

연적봉까지 3개의 암봉이 일직선상에 있습니다.

 

 

연적봉에서 내려와 다시 하늘다리를 향해서 갑니다.

능선길을 걷지만 크게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하는 제법 힘든 코스입니다.

 

 

그 능선상의 단풍은 최적기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청량산엔 활엽수 계통의 나무가 많아서 갈색이 바탕을 이루고

군데군데 붉은 단풍나무가 울긋불긋 입체적인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떡갈나무 잎이

붉은 소나무와 어우러져서 싱그럽고 아름답습니다.

 

 

다시 아찔한 철계단을 내려갑니다.

철계단을 내려가면 청량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뒷실고개입니다.

뒷실고개코스는 청량사에서 하늘다리로 오르는 최단코스이지만

계속 계단만 올라야 해서 극한의 코스이기도 합니다.

 

 

이제 하늘다리가 있는 자란봉을 오릅니다.

정상석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란봉은 새가 춤추는 모습 같다고 해서 역시 주세붕이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청량산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주세붕.

그럼 여기서 잠시 주세붕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겠습니다.

주세붕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입니다.

1943년 사림을 교육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을 설립했다지요.

그가 풍기 군수로 재임하게 되면서 청량산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리고 청량산에 반해서 일주일간 청량산을 유람한 후 '유청량산록'이라는 유산기를 남깁니다.

그 '유청량산록'에서 지금의 대부분의 봉우리 이름과 지명을 가져오게 된 것이지요.

 

 

절정의 단풍길을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새 하늘다리가 눈앞에 있습니다.

가히 하늘다리라는 이름에 걸맞은 위용입니다.

 

 

하늘다리는 해발 800m 높이의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90m 길이의 현수교입니다.

산에 설치된 현수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고 높은 곳에 있는 다리라지요.

 

 

하늘다리 건너에 있는 선학봉입니다.

그 모양이 학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듯하다 하여 주세붕이 붙인 이름입니다.

 

 

하늘다리를 건너면서 본 풍경들입니다.

하늘다리는 흔들 다리는 아니지만 바람이 불자 제법 흔들립니다.

주말이었더라면 수많은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룰 텐데 평일이라서 산객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다리 건너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습니다.

메뉴는 아내표 김밥입니다.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다시 정상을 향해서 걷습니다.

이제 길은 다양한 색감이 혼재해서 더욱 아름다운 완전한 절정의 단풍길입니다.

 

 

하늘다리에서 장인봉까지는 500m쯤의 거리입니다.

 

 

그렇지만 제법 가파르게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역시 만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20여 분 만에 청량산의 정상인 장인봉에 올라섭니다.

장인봉의 높이는 870m입니다.

자소봉의 873.7m보다 3.7m가 낮습니다.

그럼에도 장인봉을 정상으로 보는 이유는 자소봉이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낮기 때문이라지요.

장인봉 정상부는 정상이지만 멀리서 보는 청량산의 암봉 느낌과는 달리 육산입니다.

그래서 조망이 전혀 없는 정상이지요.

 

 

장인봉의 원래 이름은 대봉(大峯)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세붕이 중국 태산 장악의 장인봉과 비슷하다 하여 장인봉이라 부르게 되었다지요.

전망이 없는 장인봉 정상석을 지나서 2~3분만 더 진행하면 최고의 조망점이 나옵니다.

 

 

그 조망점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상류의 모습과

알프스풍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침 갈색 물감이 흘러내리듯 아래로 단풍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그 옆에는 예술 소나무 한 그루가 그 풍경들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원래 2코스는 장인봉에서 금강대로 바로 하산합니다.

그러나 하산 후 다시 차가 있는 입석대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갑니다.

 

 

하늘다리를 지나고 뒷실고개까지는 조금 전에 왔던 길이지요.

그리고 뒷실고개에서 청량사로 내려갑니다.

 

 

뒷실고개에서 내려오다가 뒤돌아 본 계단입니다.

청량사까지 600여 m를 대부분 이런 계단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말 그대로 끝이 없는 계단길입니다.

거기에다 음지라서 음습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아직 단풍은 커녕 짙푸른 늦여름 풍경입니다.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지루한 계단 내려서기 끝에 청량사에 도착합니다.

청량사에 내려섬과 동시에 눈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풍경에 피로는 온데간데없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청량사는 663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지요.

보물 2점이 있는 등 역사성과 불교문화적으로도 유명한 절이지만

정갈하고 입체적인 절마당이 일품입니다.

어찌 이렇게 이쁘게 꾸며놓았을까요?

특히 여승들이 계신 곳이어서인지 섬세한 아름다움이 여느 사찰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보물인 건칠약사여래좌상입니다.

흙으로 형태를 만든 뒤 그 위에 삼베를 입히고 다시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일정한 두께를 얻은 후 조각하여 만든 불상이라네요.

상상하기 힘든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유리보전입니다.

원형은 아니지만 원효대사가 지었다는 원래의 법당이지요.

 

 

 

청량사 절마당에는 '삼각우송'이라는 소나무 한그루가 우뚝 서있습니다.

청량사 창건 설화가 있는 소나무라지요.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청량사 창건을 위해서 골몰하고 있던 어느 날

마을 논길을 걷다가 일하는 농부를 만납니다.

농부는 소를 데리고 논을 갈고 있었지요.

원효대사가 자세히 보니 소가 뿔이 셋이 달린 소였습니다.

그런데 뿔이 셋 달린 소는 무슨 영문인지 농부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날뛰고 있었습니다.

이때 원효대사가 영감을 얻어 농부에게 이 소를 절에 시주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농부가 흔쾌히 그러겠다고 합니다.

워낙 말을 듣지 않은 소였기 때문이지요.

원효대사는 소를 몰고 절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절마당에 들어서자 그렇게 제멋대로 날뛰던 소가 고분고분 말을 잘 듣습니다.

이후 소는 청량사 절을 짓는 동안 목재를 나르는 등 밤낮없이 일을 합니다.

그러다가 준공을 하루 앞두고 생을 마칩니다.

그 소는 다름 아닌 지장보살의 화신이었던 것이지요.

원효대사는 그 소를 절마당에 정성껏 묻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소의 삼각뿔을 닮은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자라납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 소나무를 '삼각우송',

소를 묻은 자리를 '삼각우총'이라 부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소나무가 삼각뿔을 닮았습니다.

 

 

삼각우송 앞에 있는 청량사 오층석탑입니다.

설악산 봉정암 사리탑을 연상시키는 탑이지요.

 

 

잠시 여유롭게 산사 유람을 해보겠습니다.

 

 

30여분에 걸쳐 고즈넉한 산사 유람을 하고 다시 하산을 합니다.

청량사는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1.3km나 더 내려가야 합니다.

 

 

하산길에 만난 쓰러진 고사목입니다.

서있느라고 수고했으니 이제 편히 쉬라는 헌시를 붙여 놓았습니다.

 

 

이제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산방을 지나갑니다.

여기서부터는 올라올 때 왔던 길과 겹치는 구간이지요

사실상 오늘 청량산 유람이 끝난 셈이지요.

그래서 하산하는 속도를 냅니다.

 

 

오후 4시 30분.

산도 청량하고, 공기도 청량하고, 단풍도 청량하고, 물도 청량하고

기분까지도 청량했던 청량산의 유람 같은 산행을 마칩니다.

 

 

*산행코스:입석 ㅡ응진전 ㅡ김생굴 ㅡ자소봉 ㅡ탁필봉 ㅡ연적봉 ㅡ하늘다리 ㅡ장인봉ㅡ하늘다리ㅡ뒷실고개 ㅡ청량사 ㅡ입석(8.8km 천천히 점심 사진촬영포함 6시간)

 

 

ㅡ2022.10.19.청량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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