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9. 14:29ㆍ오르다/100대명산
우리나라의 수많은 ㅇㅇ알프스 중에서 그래도 가장 알프스 느낌에 가까운 산이
영남알프스입니다.
오늘 예정에 없던 그 영남알프스의 중심 신불산을 갑니다.
어젯밤까지의 산행 계획은 원래 화천의 용화산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간월재 가면 안 되느냐고 합니다.
며칠 전 TV에서 간월재 억새평원이 나왔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계획을 급변경을 하고 ktx예매를 합니다.
영남알프스는 ktx로 가기에 좋은 산입니다.
ktx울산역에서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능동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에 포함된 산군의 어느 산을 가든지 15000원 내외의 택시비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신불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간월산장 주차장에서 공룡능선으로 오르는 게 가장 보편적입니다.
그렇지만 소풍 가듯 걸을 수 있는 억새길을 기대하고 있을 아내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임도길을 택합니다.
오전 9시 20분 울산역.
택시를 타고 간월재에 오르는 가장 편한 길이라는 배내고개에서 내립니다.
배내고개에는 대중교통인 버스도 있고 승용차 주차장도 있습니다.
배내고개에서 내려서 간단히 준비를 하고 임도에 올라서자
건너편 천황산과 재약산의 웅장한 모습이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웅장하기만 한 게 아니라 가을색으로 물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가을의 운치가 가득한 임도에는 평일인데도 산객들이 많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얼마나 많을까요?
임도를 1시간째 걷습니다.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는 임도길로 6km입니다.
그런데도 힘들거나 지루한 줄 모르고 2시간 이내에 걸을 수 있습니다.
거리는 멀지만 경사도가 완만하고 멋진 조망을 보면서 오르기 때문이죠.
이제 임도의 단풍이 절정을 이룬 구간을 지나갑니다.
이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반대쪽 조망이 펼쳐지는 구간입니다.
알프스에 손색이 없는 풍경입니다.
아무튼 풍경의 절반은 하늘이 만들어 줍니다.
이제 간월재가 가까워졌습니다.
길은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그렇게 산모퉁이를 돌아서자 신불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기 신불산의 왼쪽 아래가 간월재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간월재 억새평원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우와~
아내의 탄성이 터지는 순간입니다.
배내고개를 출발한 지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1시간 50분 만입니다.
간월산 방향입니다.
간월재 정상입니다.
간월재는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의 고개입니다.
지금은 영남알프스의 관문으로 낭만적인 여행 명소가 되었지만
옛날엔 우리나라의 여느 고개들처럼 애환이 서린 고개입니다.
배내골 사람들이 울고 웃으며 넘던 고개이기도 했으며
울산의 소금장수가 소금 지게를 지고 넘었던 고개였죠.
장날이면 언양의 소장수는 소를 끌고 넘었고, 장꾼들은 팔 물건을 이고 지고 넘었던 고개입니다.
언양 쪽 조망입니다.
등억리 풍경이 알프스스럽습니다.
고개에 올라서자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댑니다.
아직 가을이 한창이지만 간월재의 바람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갑습니다.
간월재의 억새평원 억새는 시기가 조금 지난 듯 하지만
간월산 쪽 단풍은 최고의 절정을 뽐내고 있습니다.
소풍 가듯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올라온 많은 사람들이 알프스풍의 풍경을 배경 삼아
저마다의 인생 샷 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간월재 억새평원입니다.
무려 5만여 평의 면적에 일렁이는 은빛 물결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간월재 억새평원은 900m 높이의 고개 정상에 있기 때문에
억새를 배경으로 한 알프스풍의 풍경이 특히 일품입니다.
간월재와 그 너머 간월산입니다.
우리나라 고개들 중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고개가 있을까요?
목가적인 풍경의 간월재를 뒤로하고 이제 신불산으로 오릅니다.
간월재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영남알프스에 조성된 하늘억새길의 '억새바람길'구간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신불산 산행 이야기는 다음 '신불산 편'에서 계속됩니다.
ㅡ2022.10.25.간월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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