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6. 15:43ㆍ오르다/100대명산
위치: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딱 3년 만에 고등학교 동참 모임을 산행으로 대신합니다.
그 넘의 코로나 때문이지요.
그래서 모처럼 강화도 마니산으로 원정 산행을 계획하고 승합차를 렌트해서 이동합니다.
오전 9시 50분.
산행은 정수사에서 시작합니다.
무슨 명목인지 모르겠지만 입장료 2000원을 내고 가파른 산길을 5분쯤 오르자 하트 바위 안내판이 나옵니다.
그런데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먼저 왔던 친구가 아래를 가르키자 거기에 작은 하트가 바위에 박혀있습니다.
10 여분만에 고개 정상에 섭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능선을 타고 오릅니다.
오늘 청수사에서 올라야할 거리는 1.7km입니다.
능선길이지만 암릉길이라서 난이도가 높습니다.
산정의 가을은 어느새 끝이 났습니다.
그 가을이 휩쓸고 지나간 허허로운 숲을 이름 모를 붉은 열매가 채우고 있습니다.
바위를 깔고 앉아 있는 소나무 한그루.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무들은 한결같이 아름답습니다.
고단한 삶의 기록이라도 되는듯 합니다.
아기자기한 등산로 한 켠에는
미처 떨구지 못한 마지막 단풍이 늦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무슨 이름의 바위일까요?
나룻배를 닮은 바위 하나가 길을 가로막고 서 있습니다.
산행 시작 30여 분 만에 첫 조망점에 섭니다.
조망점에서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본 모습입니다.
대단한 친구입니다.
젊은이들도 오르기 쉽지 않은 바위에 올라선 친구입니다.
무슨 나무의 열매일까요?
이 열매가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마치 창세기에 나온다는 바벨탑 같습니다.
마니산의 바위들은 대부분 이렇게 블록처럼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블록처럼 서로 의지하며 무리를 이루고 있는 바위들이 성곽 같은 능선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그 위 능선길을 걷습니다.
그 능선길에서는 동서남북 사방을 두루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마니산 산행의 묘미지요.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그 감흥이 덜합니다.
저 끝에 가야 할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보기에는 가까워 보여도 실제는 가파른 봉우리를 내려갔다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난이도는 높습니다.
정상까지 1.2km가 남은 지점.
길은 잠시 완만한 흙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친절한 등산로 안내판이 산 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4번 코스로 왕복할 예정입니다.
거리는 가장 짧지만 난이도는 가장 높은 코스입니다.
바위 하나가 신기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마치 일부러 올려놓은 듯합니다.
다이내믹한 암릉구간의 중간쯤입니다.
몇 년 만에 단체샷 하나를 남깁니다.
마치 성곽 같은 암릉길입니다.
그래서 다이내믹한 암릉의 맛을 즐길 수 있기도 하지만 곳곳에 작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합니다.
잠시 다양한 기암괴석을 즐겨보겠습니다.
초여름이면 환상적인 농어촌 풍경이 펼쳐지는 뷰입니다.
아래 사진은 10여 년 전에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산행 중에 담은 같은 장소의 초여름 사진입니다.
농촌과 어촌이 잘 어우러진 풍경이지요.
그림 같은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행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시 한번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가 올라갑니다.
칠선계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구간이지요.
마니산 암릉구간은 1km쯤 이어집니다.
그 1km 구간 동안 한쪽은 바다 쪽 해안 풍경을,
다른 한쪽은 강화의 평화로운 들녘을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지요.
거기에다 중간중간 오르내리면서 올라서는 암봉 마다에서는 정상의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산행으로 여러 번의 정상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늦가을 강화들 풍경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역시 10여 년 전 산행 중에 담은 초여름 같은 장소의 풍경입니다.
같은 장소의 가을 풍경은 또 어떨까요?
갑자기 황금 들녘의 풍경이 궁금해집니다.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걷는 사이 정상이 가까워졌습니다.
정상 근처에 있는 참성단 중수비입니다.
단군이 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이
수많은 세월을 지나면서 무너지고 훼손된 부분을
조선 숙종 때 강화군수 최석 항이 다시 쌓았다고 기록해 놓은 비석이지요.
서있는 자연석에 새긴 것이어서 자연 훼손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기록을 중요시하는 우리 선조들의 문화적인 역량이기도 합니다.
옆에서 본 중수비 바위 모습입니다.
산행 시작 후 2시간 만에 마니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마니산은 높이가 472.1m로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섬이나 바닷가 산들이 그렇듯이 시작점의 해발이 낮기 때문에
난이도는 높은 편이지요.
마니산의 실제 정상은 단군이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이 있는 이곳이지요.
전국체전 성화 채화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지금도 개천절에는 제천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마니산의 이름 유래에 의하면
원래 마리산이나 머리산으로 불렸다고 하지요.
그러다가 마니산으로 순화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마리나 머리는 말 그대로 '머리'를 뜻한다지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참성단이 있어서 우리 민족과 국토의 머리 구실을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니산은 한반도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지요.
그래서 이곳에서 한라산과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똑같다고 합니다.
정상에서 간단하게 정상주를 한 잔씩 마시고 다시 단체샷을 남기고 하산길에 듭니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정수사로 원점 회귀입니다.
하산하던 중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하산 지점 100m를 남기고 폭우가 쏟아집니다.
그래서 옷은 흠뻑 젖었지만 다행히 하산은 안전하게 마무리합니다.
*산행코스: 정수사 ㅡ참성단 ㅡ정수사(3.5km 왕복 사진촬영 포함 천천히 3시간 40분)
ㅡ2022.11.12.마니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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