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등산코스] 2.천동코스

2020. 8. 18. 16:49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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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충북 단양군,경북 영주시,봉화군 일원

다리안폭포 상부

2주만에 다시 소백산을 찾았다.

지난번에 함께 다녀온 아내가 이국적인 정상 풍경에 반했기도 하였겠지만

산세를 너무 만만하게 본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 다시 가자고 해서 2주만에 또 오게 된 것이다.

지난번에는 어의곡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했는데

오늘은 소백산의 주 탐방로인 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른다. 

어의곡 코스가 편도 5.1km인데 반해서

천동 코스는 6.8km다.

아침 8시 10분 ㅡ

지난번 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선 덕분에 차막힘 없이

네비게이션의 예정시간에 천동코스의 출발 기점인 다리안폭포 국민관광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소백산은 꽤 여러번 왔지만 천동코스는 오랜만에 온 것 같다.

더군다나 한 여름에는 처음이다.

사실 소백산의 제멋은 철쭉 개화시기인 6월초쯤 아니면 순백의 설원풍경을 볼 수 있는 겨울이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 산행으로만 두 번째다.

계속 이어지는 폭포를 방불케하는 계곡 ㅡ

드디어 50여일을 이어오던 신기록의 장마가 오늘로 끝이 났단다.

이제 장마 끝 폭염 시작인 셈인데 그 첫날을 산행으로 시작한다.

천동코스의 멋은 다리안 폭포부터 계속이어지는 풍부한 수량의 계곡이다.

더군다나 긴 장마가 끝난 뒤라서 많아진 계곡물 덕분에 끝없이 이어진 폭포길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젯밤까지 비가 내렸는지 산길은 무덥고 음습했다.

그래서인지 산행 시작 얼마 되지않아서 온몸에 기운이 싹 빠지고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아내는 신발에 바퀴가 달린듯 벌써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앞서 가고

나는 휴식도 취할겸 계곡 촬영 놀이를 한다.

산행 시작과 함께 계곡과 나란히 하던 등산로가 이제 계곡에서 멀어지고

아름드리 숲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소백산 천동코스는 고도가 1400m에 이르는 높은 산이지만

계단이 거의 없는게 특징이다.

그대신 평지도 전혀 없다.

비슷한 각도의 길을 계속 올라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루하기로 유명한 코스다.

언젠가 아이들 어렸을때 이 코스로 왔다가 워낙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그동안은 다른 코스를 택했었다.

물론 다른 코스라고 해도 별로 쉬운 코스는 없는 산이 소백산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조금 덜 지루하다고 해야할까?...

천동 쉼터

주차장에서 4.3km지점이다.

보통 2시간쯤이면 오른다고 하는데 나는 3시간이 걸렸다.

체력때문인지,컨디션 때문인지,나이 때문인지...

아무튼 아내는 정상적으로 올라온듯 하고 나는 기다시피 올라왔다.

문득 컨디션,아니면 체력 때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때문이라면 왠지 우울해질 듯 해서다.

천동쉼터까지는 화물차가 올라올 정도로 거의 계단없는 길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어지는 길은 계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좁고 거칠어진다.

 

 

 

 

 

주목군락지 ㅡ

드디어 정상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워낙 힘이 부쳐서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뒤 다시 정상을 향해서 간다.

그런데도 물론 훨씬 좋아졌지만 고갈된 체력이

정상을 포기 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라도 하는듯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포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치 에베레스트라도 오르는 심정으로 한 발 한 발 내딨다보니

어느새 소백산 능선의 천동 삼거리다.

 

 

 

 

이제 정상인 비로봉까지는 600m.

사방이 온통 운무에 휩싸여서 정상에 올라본들 별거 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정상에 발을 디뎌야 이 생고생을 한 보람이 있을것 같아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딘는다.

 

 

 

 

2주전에는 장마철이었는데도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줬던 소백이

오늘은 장마가 끝났다는데도 숨어버렸다.

그렇지만 정상부는 고산지대에 피는

풍로초를 닮은 야생화 이질풀이 천상의 화원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운무속에 가려져 있던 정상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은 말 그대로 순간이었다.

 

 

 

 

 

비로봉의 정상석,

그 뒤에는 조선시대 서거정의 시가 음각되어 있다.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에 솟았네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하늘 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무려 5시간만에 오른 정상이다.

산에 수십년 올랐지만 오늘처럼 힘들게 오른건 처음인듯 하다.

그렇게 힘들게 올랐는데 정상은 운무 속에 묻혀있다.

지난주에 보지 못했다면 정말 섭섭했을 풍경이다.

운무때문에 뭐 볼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사실 소백산 정상에서는 볼 수 있는 풍경도 많고 보고싶은 풍경도 많은데...

 

 

 

 

 

 

 

 

 

푸른 초원,파아란 하늘,그리고 그 파아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

또 멀리 이어지는 소백의 능선, 아스라이 보이는 겹겹이 늘어선 산그리메...

다 상상으로만 머릿속에 그려야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곧바로 하산길에 들어섰다.

 

 

 

하산은 다시 왔던길 주목 군락지를 지나

6.8km의 지루한 원점회귀를 한다.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을 보여주고 있는 고사목.

참 대단한 나무인것 만은 사실인것 같다.

 

 

 

 

 

내려오는게 힘들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르는것에 비하면 게임이 되지않는다.

5시간 가까이 걸려서 올랐는데 2시간 30여분만에 내려왔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오늘 엄청 힘들었다는 것...

거기에다 정상에서 소백만의 그림같은 풍경을 보지도 못했으니 오늘은 이래저래 그렇고 그런 날이었다.

산행코스:다리안 국민관광지 ㅡ천동 탐방안내소 ㅡ천동 쉼터 ㅡ주목군락지 ㅡ천동삼거리 ㅡ비로봉 ㅡ원점회귀(13.6km,아주 천천히 7시간30분)

 

 

 

 

[소백산 등산코스] 1.ㅡ어의곡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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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충북 단양군,경북 영주시,봉화군 일원 어의곡 산행 기점. 아내 덕분에 엉겁결에 소백산 여름 산행을 나선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급조된 산행 계획... 그래서 좀 편한 코스,빠른 코스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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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2020.08.16.소백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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