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6화. 산상의 장터 화개재(화개장터)와 토끼봉.

2024. 6. 11. 17:34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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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4화에 이어지는 글)

▲삼도봉에서 셀카도 찍고, 휴식도 취하고.

충분히 여유를 부리고 나서야 다시 길을 나섰다.

 

 

▲삼도봉을 지나면서 길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딴판으로 바뀌었다.

언제 그리 걷기 좋은 길이 있었냐는 듯.

 

 

▲산죽꽃.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가는 길.

진귀한 대꽃이 피었다.

어렸을 때 아버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대꽃이 피면 난리가 난다"는 전설이 있다고.

아마도 대나무가 꽃을 피우면 죽기 때문에 그런 뜬소문이 있었던 모양이다.

실제 대나무는 꽃을 피우고 나면 말라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개화병(開花病)이다.

그런데 특이한 건 꽃을 피우는 나이가 일정하지 않단다.

빠른 것은 3~4년, 보통은 60년, 길게는 120년 만에 꽃이 핀다고 하니까

그런 전설이 있을 만도 하다.

뿐만 아니다.

하나가 꽃을 피우면 모든 대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우고 일제히 같이 죽는다고 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슬픈 생각도 든다.

덕분에 장사익 선생님의 슬픈 곡조의 노래 가사가 이해가 간다.

ㅡㅡ

여기서부터,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이 걸린다.

ㅡㅡ

(장사익의 여행 ).

 

 

▲어마어마하게 긴 데크길.

천 계단도 훨씬 넘는 계단이다.

우리는 내려가는 방향이라서 좀 낫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끔찍하게 긴 계단이다.

 

 

▲11시 27분.

화개재에 도착했다.

하늘이 더없이 예뻤다.

삼도봉에서 1.3km 거리에 있는 화개재는 1,316m의 고개다.

삼도봉이 1,550m이니까 다시 많이 내려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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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열렸다는 화개장터다.

옛날 경남의 하동에서 소금과 해산물을 가지고 올라오고,

전북의 남원에서 삼베, 약초등을 지고 올라와서 물물교환을 했던 장터였다는 설이 있지만

실제 기록은 없다고도 한다.

아무튼 하동에 있는 실제 화개장터가 있게 된 이유가 된 고개다.

 

 

▲화개재를 지나면 다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다.

토끼봉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6년 전 같은 곳의 사진이다.

토끼봉 정상부에도 산철쭉이 많은 곳인데 올해는 꽃의 흔적도 볼 수 없다.

꽃 길 걷는 재미가 솔솔 했던 구간인데.

 

 

토끼봉(1,534m).

지금까지 10km를 넘게 걸었다.

그리고 오늘 가야 할 벽소령 대피소까지의 거리는 아직도 6.6km가 남았다.

천왕봉까지는 18km가 남은 상황.

토끼봉은 토끼 같다거나 토끼와 연관되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고 한다.

유래에 의하면 지리산의 정중앙인 반야봉에서 볼 때

24방위 중 가장 정동 쪽에 있어 묘방(卯方) 즉 토끼 방향에 있는 봉우리여서

묘봉으로 불리다가 토끼봉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산에 대한 지명이나 유래는

철학적이기도 하고, 문학적이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다.

 

ㅡ2024.06.02.화개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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