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8. 16:05ㆍ오르다/100대명산
▲(위의 제2화에 이어지는 글)
08시 00.
이제 노고단 고개를 넘어 본격적인 좁은 산길에 들어섰다.
상기된 기분.
▲순식간에 1km 지점 통과.
가볍게 가볍게 걷다 보니 어느새 1km를 진행했다.
아직은 오르는 개념이 아니라 수평 이동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 후로도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세상 걷기 좋은 길이 이어졌다.
"지리산 종주가 이렇게 쉬웠어?"
그런 기분의 길이다.
▲그리고 넘실대는 산들의 파도를 보는 재미는 덤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산들의 파노라마.
▲뒤돌아 본 노고단 방향이다.
노고단이 어느새 저만치 있다.
▲돌탑.
이름 없는 봉우리의 작은 바위 위에 너도 나도 하나 둘 올려놓은 돌멩이.
저 홀로 굴러다닐 땐 보잘것없는 돌멩이들이 그렇게 쌓이니 근사한 탑이 되었다.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이 쌓이고 쌓인 소원탑.
앞서 가던 아내도 가만히 돌멩이 하나를 올려놓는다.
▲지금 나는 고도 1,500m를 넘나들고 있다.
그런데도 길은 이렇게 근사한 오솔길이다.
▲돼지평전.
돼지령 바로 위에 있는 평전으로 원추리가 많이 서식하는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 원추리 부리를 좋아하는 멧돼지들이 나타나 원추리 뿌리를 파먹었다고 한다.
돼지령이라고 부르게 된 유래이기도 하다.
▲돼지평전 전망대.
▲돼지령 조망.
그렇게 근사한 오솔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다시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돼지령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 산중에 돼지?
이름 유래를 찾아보니 이곳 멧돼지 평전에
멧돼지가 원추리 뿌리를 자꾸 파먹는 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돼지령은 해발 1,370m.
성삼재에서 4.8km, 노고단 고개에서 2.1km.
그중에 노고단 고개에서 2.1km의 구간은
넘실대는 산그리메를 내려다보며 걷는 꿈길 같은 길이었다.
지리산 종주길이 모두 이렇게 좋다면.
아무튼 천상의 길 같은 구간이었다.
ㅡ2024.06.02.돼지령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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