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지리산 종주이야기] 제10화. 덕평봉과 선비샘 이야기.

2024. 6. 20. 09:55오르다/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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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9화에 이어지는 글)

▲지리산 종주에서 꼭 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

지리산의 밤하늘이었다.

보석처럼 선명하게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었다.

벽소령에서 그 소원을 이루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아침 식사는 라면으로 간단하게.

2일 차 아침 06시. 12분.

 

 

▲이제 막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산정의 아침은 상쾌했다.

거기에다 세석으로 가는 초반 길은 평지 같은 오솔길이어서

더없이 좋은 산상의 산책길이었다.

 

 

▲간간이 나오는 아침 산그리메는 더욱 아련했다.

무슨 무슨 산들이 저리 많을까?

한국의 산.

어찌보면 거칠고 뾰쪽뾰쪽한 외국의 유명 산들보다 훨씬 멋있다.

유순한 초록의 바다 같은 우리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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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큼 걸었을까?

나아가는 숲길 앞에서 해가 떠올랐다.

아무리 여름날의 태양이라지만

지리산 1,400m 높이의 산길에서 만나는 아침 햇살은 따사롭고 화사했다.

 

 

▲이른 아침 노부부가 도란도란 거리며 걷는 산길.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름 모를 청아한 새소리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편하게 살방살방 걸어온 길이 이제 끝이 났다.

옛 벽소령 길.

지금은 복원해서 흔적도 없지만 한국전 당시에는 군사용 작전 도로였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길은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어느새 벽소령이 저만치 있다.

그 아래 산그림자가 덕평봉 산그림자다.

 

 

▲싱그러운 아침 햇살을 뚫고 덕평봉을 오른다.

덕평봉.

이름이 참 좋은 느낌의 산 이름이다.

산세도 이름처럼 완만하고 평범했다.

 

 

▲덕평봉 쉼터.

덕평봉(德坪峰, 1,522m)이란 이름은 산 아래 덕평마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덕이 많은 평평한 봉우리란 한자어처럼

1,500m급의 높은 봉우리이지만 이름처럼 평범하다.

벽소령에서 1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잠시 셀카 놀이도 즐기고 간식도 먹으면서 쉬어간다.

 

 

▲그리고 덕평봉 쉼터에서 20 여분쯤 진행하면

종주길에서 가장 유명한 샘 인 선비샘이 나온다.

그런데 왠 산중에 선비샘일까?

전설에 의하면


옛날 지리산 덕평봉 아래 덕평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조상 대대로 화전민으로 사는 이 씨 노인이 살고 있었다.

가난한 이씨 노인은 평생 천대와 멸시를 당하며 살았다.

그래서 평생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사람다운 선비 대접을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다.

그러나 그런 대접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노인은 마지막으로 자식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든 나의 묘를 마을 위에 있는 상덕평샘 위에 묻어다오."

그 후 효성이 지극했던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 위에 묻었다.

그래서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샘물을 마실 때마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여 묘를 향해 절을 하는 셈이 되었다.


결국 죽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선비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후 일 마을 사람들은 생전에 불우했던 이 씨 노인을 위로하기 위해서

상덕평샘을 선비샘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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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선비샘물.

우리 부부도 노인에게 고개 숙여 절하고 마른 목을 축여 본다.

정말 꿀맛이다.

하긴 이 산 길에서 마시는 그 어떤 물이 맛있지 아니할까?

 

 

▲선비샘 전망대.

선비샘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나오는 전망쉼터다.

벽소령에서 2.6km 지점.

덕평봉에서 선비샘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조금 난도가 있어서

휴식시간 포함 2시간이 걸렸다.

2일 차 아침 8시.

 

 

ㅡ2024.06.03.선비샘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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