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8. 15:13ㆍ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찰
▲화엄사 대웅전을 돌아서면 장엄하고 신성한 분위기의 앞마당과는 달리
여느 대갓집 뒷마당처럼 수수하고 정갈한 분위기로 바뀝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찰은 깔끔한 앞마당과 다른 뒷마당을 보여주지요.
어수선하고 음산한 모습을 하고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 뒷마당을 가로지르면 호젓한 대나무 오솔길이 나옵니다.
가공하지 않은 모과나무 기둥으로 유명한 구층암으로 가는 길이지요.
▲소슬 거리는 대숲길을 쉬엄쉬엄 5분쯤 오르면 깨지고 균형이 틀어진 석탑이 가장 먼저 맞아줍니다.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석탑이지요.
원래는 암자 이름인 구 층 석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나마 지금의 모습은 부서져서 흩어져 있던 탑재들을 다시 맞추어서 세운 탑이라고 합니다.
▲다시 탑을 지나 꾸미지 않은 요사채를 돌아서면
역시 꾸미지 않아서 고즈넉한 암자의 절마당이 나옵니다.
그리고 절마당을 사이에 두고 첫 번째 요사채의 맞은편에 또 하나의 요사채가 있습니다.
▲다시 두 요사채 사이에 법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법당 안에는 천불이 모셔져 있지요.
▲단아한 석등과 요사채입니다.
▲그리고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입니다.
전혀 손질을 하지 않은 모과나무를 그대로 사용했다지요.
독특하고 예술적이기도 하지만
언뜻 보면 기괴한 느낌도 듭니다.
▲아무튼 이런 나무 마루에는 다짜고짜 앉아 볼 일입니다.
독서라도 하면 최고이겠지만 여행자에게는 그런 호사보다도
멍하니 잠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힐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구층암은 구 층이란 이름 때문에 구층탑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암자인데
사실은 다른 의미가 있는 암자 이름이라지요.
옛날에는 구 층은 인간이 건축할 수 있는 최대, 최고의 높이의 건축물로 여겼다고 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비유했다지요.
그래서 그런 의미의 이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구층암은 신라시대에 지어진 암자로 추정된다지요.
그러나 화엄사의 유명세 때문일까요?
허름하기 그지없는 암자이지요.
그렇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암자입니다.
그래서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암자입니다.
그 고즈넉함 속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암자입니다.
ㅡ2023.03.22.화엄사 구층암 ㅡ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 사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읍 내장사 (12) | 2023.07.22 |
---|---|
금강산 화암사 (12) | 2023.06.13 |
[부산여행]봄빛 범어사 (4) | 2023.04.07 |
[구례여행]화엄사(6)ㅡ산상의 암자, 연기암 (3) | 2023.03.30 |
[구례여행]화엄사(3)ㅡ화엄사 이야기 (5) | 2023.03.26 |
[구례여행]화엄사(2)ㅡ화엄사 홍매화에 물들다. (14) | 2023.03.25 |
[구례여행]화엄사(1)ㅡ화엄사의 봄 (5) | 2023.03.24 |
쓸쓸함의 성지, 여주 고달사지 (5) | 2023.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