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내장사

2023. 7. 22. 18:20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찰

▲사찰 여행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좋은 이미지의 절이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절이 있죠.

정읍의 내장사는 그 후자에 속한 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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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유명세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지만

내장사 절마당만 생각한다면 실망하기 쉬운 절입니다.

그래도 내장사는 주로 가을에 찾기 때문에 화려한 단풍에 취해서 실망스럽다는 느낌이 덜하죠.

그러나 이번에 처음 찾은 여름 내장사는 의외로 썰렁했습니다.

작년 가을 내장사 진입로 단풍

▲화려한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면 나오는 천왕문입니다.

사찰에서 천왕문은 불법을 지키고 악귀를 막는 사천왕을 모신 전각이죠.

▲내장사는 원래 백제시대인 636년 영은조사가 창건한 영은사였다고 합니다.

이후 조선시대 초 억불정책으로 불태워지는등 부침을 거듭하다가

1557년 희묵대사가 중창하고 내장사가 있는 산 안에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어있다 하여

내장사(內藏寺)라 불리게 됩니다.

▲핵심 기도도량으로 들어가는 정혜루입니다.

다른 절에서는 보제루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하는 문이죠.

주로 아래는 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층은 누각으로 대중 설법등이 행해지는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입니다.

▲가을에 단풍과 어우러진 정혜루는 내장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죠.

정혜루라는 이름은 '처마와 기둥은 날아갈 듯하고 창과 난간은 성글어 시원하며

그 규모가 장엄하고 아름다움이 견줄 수 없으니 정혜(定慧)'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정혜루도 그 역사는 그리 깊지 않습니다.

원래는 1468년에 세워졌지만 현재의 건물은 1978년에 복원한 건물입니다.

▲정혜루를 들어서면 이렇게 황량한 절마당이 펼쳐집니다.

대웅전이 불타고 없기 때문이죠.

내장사 대웅전은 유난히 화재 피해가 많은 전각이라고 합니다.

정유재란때와 한국전쟁 때 그리고 2012년.

그 후 2015년에 다시 복원했으나 2021년에 또 전소되고 맙니다.

무려 4번이나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끝에 지금은 그 자리에 덩그러니 가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전인 2021년 화재는 사찰에 불만을 품은 승려가 방화를 해서 더욱 충격을 주었죠.

▲2017년 가을 새로 지은 대웅전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새로 지은 지 6년 만에 다시 잿더미가 된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대웅전이 없어서 썰렁한 한 여름 내장사는

방문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황량합니다.

▲아무튼 그래도 진입로의 푸른 단풍숲은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합니다.

그 푸른 숲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여름 나기.

이 또한 슬기로운 여름 나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요?

 

 

ㅡ2023.06.14.정읍 내장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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