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6. 13:34ㆍ오르다/기타산
▲10 월 초순은
억새산행에 최적기다.
그래서 억새 산행지 몇 곳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신불산, 재약산, 명성산, 민둥산.
그중에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민둥산으로 낙점하고 훌쩍 떠났다.
▲민둥산의 등산코스는 1,000m급 산이지만 '민둥'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간결하고 짧다.
물론 긴 코스도 있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보편적으로 4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 4코스를 제외한 모든 코스는 1시간 30 분쯤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주차장이 잘 되어있고 축제장이 있는 증산초교에서 오르는 1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물론 축제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는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능전마을에서 오르는 것도 좋다.
위의 표지판은 3코스와 4코스가 바뀐 듯하다.
▲그 외에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증산초교에서 1km쯤 더 올라가면 나오는
ok주차장을 이용해서 시루봉코스를 이용하면 호젓한 산길과 산골마을의 정취도 맛볼 수 있다.
내가 이번에 이용한 코스도 시루봉코스였다.
▲ok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폐가와 새로 지은 펜션이 연달아 나온다.
물론 중간에 옛 산길이 있지만 새로 잘 조성된 마을길을 택했다.
▲펜션입구에 주렁주렁 열린 사과.
사과 한 알에 만원.
금사과라는 말이 유행했던 사과 대란의 한 해가 지나고 햇사과의 계절이 왔다.
기후 온난화로 이렇게 고지대에서도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그렇고 보니 우리가 어렸을 때 배웠던 대구사과는 옛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열린 펜션을 끼고 돌아서자
본격적으로 산길이 나왔다.
그리고 잠시 급경사를 10 분쯤 오르자 소나무 숲으로 이어졌다.
▲민둥산이란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소나무 숲길.
그 걷기 좋은 완만한 경사의 소나무 숲길은 300m쯤 이어졌다.
그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은 코스라서 우리 부부만 호젓하게 걷는 호사를 누렸다.
▲그리고 시루봉이 끝나면서 발구덕 마을로 이어지는 구간.
건너편에 민둥산 정상부가 눈앞에 펼 펴졌다.
1,119m 높이의 산정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밋밋한 정상부다.
▲발구덕마을 고랭지 배추밭.
요즘 왜 배추값이 금값인지 말해주는 듯 황량하다.
▲토실토실 알밤.
탐스럽게 영근 알밤이 가을임을 실감 나게 해주고 있었다.
▲거북이 쉼터.
거북이 쉼터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커피등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시루봉을 지나면 길은 잠시 발구덕 마을길로 이어졌다.
40 여분 등산을 했는데 마을이 나타난 것이다.
발구덕 마을.
발구덕 마을은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속해있는 오지마을로
민둥산 정상 1,119m에서 불과 300m 아래인 800m 고지에 있다.
여기에서 '발구덕'은
움푹 파인 구덩이 모양의 지형이 8 곳이 있다고 하여 팔구덩이라는 말이 변했다는 설도 있고
원래 순수한 우리나라 말인 둥글게 움푹 들어간 곳을 뜻하는 발구덕을 의미한다고도 한단다.
▲거북이 쉼터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10분쯤 걷다 보면 나오는 정자다.
여기에서 계속 직진하면 완만하게 오르는 길이고
옆 계단으로 오르면 조금 가파르지만 빨리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을 택하든 불만이 없는 난이도다.
▲증산초교에서 올라오는 길.
내가 왔던 시루봉 옛길코스보다 조금 더 가파르기는 하지만
거리는 짧은 가장 보편적인 코스다.(추천)
▲정자가 있는 쉼터를 지나면 500m쯤 약간 거친 산길이 계속된다.
그러나 숲길이라서 산행의 재미가 있는 구간이기도 한다.
▲그렇게 완경사와 급경사가 반복되는 잡목숲을 20 분쯤 오르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지점이다.
▲장쾌한 산들의 파노라마.
무슨 이름의 산들일까?
아마도 함백산과 두위봉, 그리고 정선의 백운산이 줄지어 있을 듯하다.
새로 생긴 민둥산 전망대에서 잠시 조망도 즐길 겸 쉬어간다.
이제 정상까지는 600m.
▲그 600m는 말 그대로 은빛 억새를 즐길 시간이다.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민둥산 산행의 최고 백미인 구간이다.
▲은빛 억새.
그동안 민둥산 억새산행은 5번쯤 왔지만
이렇게 최고의 적기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오르다가 뒤돌아 본 풍경.
서서히 억새 풍경에 취해가고 있다.
▲이제 정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비단길 같은 산길이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본 걸어온 길이다.
비단이 깔린 듯 매끄러운 길.
그 양옆으로는 마치 깃발을 들고 환호하는 듯이 억새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억새밭 너머로 보이는 아스라한 산그리메들.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천상의 길이다.
▲정상부에서 내려다본 걸어온 길.
민둥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뷰.
꿈길 같다는 표현이 제격인 아름다운 길이다.
은빛 억새라는 말이 실감 났다.
하늘은 또 왜 그렇게 파랬던지.
▲그렇게 은빛 억새들의 환호를 받으며 올라선 정상.
높이가 1,119m인 민둥산 정상은
아직 축제기간이 아니라서 생각보다 한산해서 좋았다.
올해 민둥산 억새축제는 이달 20일부터 11월 2일까지라고 한다.
하산 이야기는 다음 하산 편에서 계속 ㅡ
ㅡ2024.10.02.민둥산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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