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5. 09:03ㆍ오르다/기타산
▲[위의 1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비현실적인 전나무숲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선자령 정상을 향해서 길을 간다.
물론 간다고 마음먹었지만 한 발자국씩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순백의 다채로운 풍경에서 완전히 눈을 뗀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풍경들을 뒤로하고 어떻게 전진할 수 있을까?
정말 보통 모진 마음을 먹지 않으면 쉽지 않을 일이었다.
아무튼 그래도 정상이라는 목표가 있기때문에 전진해야 했다.
▲그러나 전나무숲 풍경을 쉽게 떨치지 못하고 머뭇거렸던 것이
얼마나 어리섞었는지를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나무 숲이 끝나고 이어지는 잡목 숲의 설경 또한 별천지였던 것이다.
▲언제 이렇게 깨끗한 설경을 본적이나 있었던가?
아마도 어렸을때 보았던
밤새 내린 눈이 마당과 장독대에 소복이 쌓인 모습 이후 처음이 아닐까?
그 어떤 흔적도 없는 지금 막 쌓인 눈.
▲오늘 선자령의 모든 등산로는 눈꽃 터널이다.
그 설경에 취한건 나뿐만은 아니었다.
너나 할것없이 환상적인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하긴 이 풍경에 감탄하지 않으면 어떤 풍경에 감탄할까?
▲대관령에서 2.5km 지점에 다다랐다.
여기에서는 동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봉우리를 경유해서 가는 길과
그냥 우회해서 바로 가는 길이 있다.
거리는 100m쯤 더 길지만 봉우리 정상을 올라가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 드는 코스다.
눈 내리는 날씨에 조망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는 전망대를 향해서 간다.
▲전망대 오르기 전에 나오는 바위다.
선자령에서 보기 쉽지않은 바위이기도 하고 조망도 좋은 바위인데
오늘은 눈오는 날이라서 조망은 없다.
▲깊은 산속.
흑백세상.
인적은 없고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그 고요함 속 유아독존.
혼자서 길을 가는 기분.
으스스하다.
그런데 그 으스스함이 왠지 좋았다.
▲그렇게 올라선 전망대다.
예상은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조망이 꽝이다.
그러나 맑은 날에는 강릉시내와 동해바다,
그리고 대관령 방향의 능경봉과 제왕산등의 조망이 일품인 전망대다.
▲누가 이글루를 만들어 놓았다.
실제 한사람쯤 비박을 해도 될 만큼의 크기다.
▲갈길은 멀고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만나기 쉽지않은 이런 풍경,
조금 더디면 어떠할까?
그 느긋함은 혼자하는 산행의 최고 장점이기도 하다.
▲나뭇가지가 흰 설원에 그린 그림들이다.
그 그림들을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카메라에 옮겨 담았다.
▲모처럼 눈발이 그치고 시야가 트였다.
그래서 뒤돌아보니 조금전 지나왔던 전망대 봉우리가 보였다.
▲그리고 앞쪽으로는 풍차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정상이 가까워진 것이다.
▲드디어 정상부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이국적인 풍차 풍경과 함께 싸묵싸묵 걸으면 된다.
▲선자령고개가 가까워지면서 바람이 거세졌다.
선자령 하면 바람이지.
이리저리 눈밭에 새겨진 바람의 흔적.
그 또한 선자령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눈꽃핀 나무.
홀로 아름답다.
저 나무는 이 거친 바람골에서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했을까?
▲어느새 선자령의 상징이 되어버린 풍차.
거친 울음소리를 내며 풍차가 돈다.
선자령 정상까지는 이제 700m쯤 남았다.
▲독야청청 선자령 소나무다.
거센 풍파를 이겨내고 선자령 정상부에서 유일하게 혼자 살아가는 소나무다.
멋있기도 하고 경외롭기도 하다.
▲드디어 선자령의 겨울 상징인 설원지역을 지나간다.
선자령 정상부도 빼꼼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이제 이 설원을 지나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면 선자령 정상이다.
선자령 정상 이야기는 다음 편에 ㅡ
ㅡ2024.03.07.선쟈령 ㅡ
'오르다 > 기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둥산 등산코스(2)]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민둥산억새꽃 축제 (14) | 2024.10.08 |
---|---|
[민둥산 등산코스 (1)]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최고의 억새산행지 (10) | 2024.10.06 |
[서리산 등산코스]서리산 철쭉산행(축령산 서리산 연계산행) (45) | 2024.05.06 |
[선자령 등산코스]우리나라 대표 눈꽃 산행지 ㅡ선자령(3) (22) | 2024.03.17 |
우리나라 대표 눈꽃 산행지 ㅡ선자령(1) (36) | 2024.03.12 |
[단양 가볼만한곳] 1.단양팔경 ㅡ구담봉 (47) | 2023.11.20 |
[제천 가볼만한곳]단양팔경ㅡ옥순봉 (43) | 2023.11.18 |
[함백산 등산코스]야생화 천국, 만항재에서 함백산 오르기 (32) | 202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