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3. 09:27ㆍ세상은 넓다/북유럽
스톡홀름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이제 핀란드 헬싱키로 향합니다.
국경을 넘는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자라인이라고 불리는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1시간동안의 크루즈 여행을 하다 보면 핀란드의 쿠르크에 도착합니다.
물론 말은 크루즈 여행이지만 사실은 선상에서 1박을 하는 일정입니다.
한 숨 자고나면 핀란드 쿠르크에 도착하지요.
출국 수속과 탑승수속은 동시에 편리하게 이루어집니다.
대부분 가이드가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패키지여행의 특권인 셈입니다.
배가 출발한 지 2시간쯤 지났을 무렵 해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선상 뷔페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선상 노을 감상을 합니다.
뷔페는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뷔페는 뷔페 음식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다양한 음식을 실컷 먹어봅니다.
갑판 위로 올라가자 아름다운 발트해의 노을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노을이 몇 시간 동안 계속되지요.
백야 현상 때문에 해가 거의 걸려있다시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추워서 객실에 가서 외투를 꺼내 입고 왔는데도 똑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을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데.
그래서 오랫동안 똑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상 이치가 너무 차고 넘치는 것보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 때 더 좋은 감정을 간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도 확인합니다.
'실자라인'은 발트해를 중심으로 크루즈를 운행하는 회사입니다.
그중에 우리가 탑승한 배는 무려 2,800명이 탑승 가능하며 13층 높이의 58,000톤급이라고 합니다.
초호화 크루즈 선상에는 지상에 있는 모든 편의시설과 유흥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사우나. 헬스장, 카지노, 클럽, 심지어는 면세점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배정받은 침실은 샤워시설까지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좁고 옹색했습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도 노을은 아직 이러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름다운 노을을 놔두고 객실로 돌아와 늦은 잠을 청합니다.
그렇게 잠이 드는 둥 마는둥하다가 밖을 보니 어느새 또 밝아 있습니다.
도대체 해는 언제 졌다가 언제 떠올랐을까요?
역시 어둠의 시간은 2~3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듯합니다.
그래서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갑판에 올라갔을 때는 벌써 해가 중천에 있습니다.
아무튼 선상에서 맞이하는 발트해의 아침은 특별했습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약간 쌀쌀한 기온의 공기는 더없이 상쾌했습니다.
해가 떠오르는 동쪽 하늘에는 익사이팅한 먹구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시 내려와 선상뷔페에서 아침을 먹고 나자 배는 어느새 쿠르크 항구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사실 크루즈에서는 대부분 공짜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그런 것에 익숙하지도 않아서 그냥 바다를 건너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쿠르크에 도착해 간단한 입국 수속 후 핀란드에서의 첫 여행지인
시벨리우스 공원으로 이동 중에 들른 휴게소입니다.
이곳 휴게소는 말 그대로 휴게소입니다.
이곳에 비하면 우리나라 휴게소는 먹거리를 파는 매장에 가깝지요.
역시 땅이 너른 나라답습니다.
ㅡ다음은 시벨리우스 공원 편으로 이어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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