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4. 19:50ㆍ오르다/photo essay 북한산
▲북한산 비봉은 봉우리 정상에 신라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비봉이라고 부르게 된 봉우리입니다.
그 비봉을 가장 쉽게 오르는 방법은 이북 5도 도청이 있는
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 길입니다.
여기에서 오르면 조금 가파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경사도의 오르막을 1.8km만 오르면 됩니다.
▲입구에서 200m 거리에 있는 금선사입니다.
안내판을 보니 고려와 조선의 왕조 교체기 때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무학대사가 조선의 도읍지를 정하고자 삼각산을 살피던 중,
지금의 금선사 절터에 삼각산의 정기가 서려있고 부처님이 중생들을 제도하는 형상과 같다 하여
절을 짓고 금선(金仙) 즉 부처를 의미하는 금빛신선을 뜻하는 금선사로 불렀다고 합니다.
아무튼 꽤 오래된 고찰인데 좀 어수선하고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등산로는 생각보다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특별히 위험할 정도로 거칠지도 않아서 쉬엄쉬엄 오르기에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금선사에서 20분쯤 오르면 나오는 암반입니다.
흙 한 줌 없는 바위에 소나무들이 오손도손 정겹게 살아가는 바위죠.
그래서 아무 데나 털썩 앉아서 쉬기 좋은 바위입니다.
우리도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 잠시 쉬어갑니다.
▲이 암반은 물론 쉬기에만 좋은 게 아닙니다.
서울 시내의 조망은 물론 향로봉이 올려다보이고
족두리봉의 정상부도 빼꼼히 내려다 보이는 조망점이기도 합니다.
▲금선사코스는 오르는 거리가 짧은 대신 특별하게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바위가 많은 북한산 답게 소소하지만 특이한 바위들을 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그렇게 30분쯤 오르면 나오는 포금정사터입니다.
천혜의 절터이지만 복원되지 않고 빈터로 남아있습니다.
하긴 인구 감소와 불교 신자들의 감소로 인해서 수십 년 내로 전국의 대부분 암자들이 없어질 거라고 하죠.
그런데 누가 여기에 새로 암자를 지을까요?
덕분에 넓은 휴식터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상명대학교 방향으로 하산할 수도 있습니다.
▲포금정사터에서 비봉까지는 600m.
그러나 등산로는 가파르고 제법 거칩니다.
덕분에 오르락내리락 암릉 타는 재미가 있는 구간이기도 하죠.
▲거칠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암릉길을 20분쯤 오르다 보면 땀이 이마를 타고 흐릅니다.
그 무렵 능선고개가 가까워지면서 데크계단이 나옵니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 표현해도 무방한 지점입니다.
▲비봉고개에 올라섰습니다.
비봉고개는 고개이면서 능선 사거리입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향로봉, 오른쪽으로 가면 비봉과 사모바위입니다.
그리고 넘어가면 진관사가 나옵니다.
▲우리는 당연히 비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진행하다가 뒤돌아 본 향로봉입니다.
▲비봉 정상부입니다.
마치 바위 무더기 같습니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기에는 제법 위험이 따르는 봉우리죠.
▲약간 위험하지만 그래도 딱히 못 올라가게 통제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도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 봅니다.
▲비봉의 명물인 코뿔소바위입니다.
▲정상의 바위입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바위를 기어올라야 합니다.
비봉 정상에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원쪽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국보 3호로 지정되어 있는 실제 비석,
오른쪽은 지금 세워져 있는 복제품입니다.
▲비봉은 높이가 560m로 신라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신라 진흥왕은 백제의 한강유역을 신라의 영토로 편입한 뒤 직접 이곳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서 순수비를 세우죠.
그런데 여기에 비석이 있다는 사실은 무려 1,200년이나 잊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세기 초 추사 김정희에 의해서 진흥왕 순수비임이 밝혀집니다.
▲비문에는 진흥왕이 북한산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지나온 여러 고을의 세금을 면제해 주고
죄수들을 석방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비봉 정상은 우뚝 솟은 암봉이기 때문에 사방을 두루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흥왕이 여기에 올라 자신의 땅이 된 한강 유역을 바라볼 수 있었지 않을까요?
그런데 좋은 등산화를 신고도 오르기 쉽지 않은 암봉을
그 옛날 왕의 신분으로 어떻게 저길 올라갔을까요?
▲비봉에서 본 서울 시내와 문수봉, 보현봉 방향입니다.
▲그리고 백운대와 보현봉까지의 파노라마입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본 마곡지구와 김포방향입니다.
▲비봉은 북한산의 수많은 봉우리들 중에서 비교적 낮은 봉우리입니다.
그래서 정상부에만 오르지 않는다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봉우리 중 하나죠.
비봉만 오르고 내려오기가 아쉽다면 300m 옆의 향로봉이나
600m 옆의 사모바위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는 문수봉까지 오르고 구기동으로 하산하기 위해서 사모바위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이어지는 산행 이야기는 사모바위 편에서 계속됩니다.
▲산행코스 :비봉탐방지원센터 ㅡ금선사 ㅡ포금정사터 ㅡ비봉고개 ㅡ비봉 (2.1km, 휴식포함 1시간 30분)
ㅡ2023.11.29.비봉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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