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등산코스] 4. 정릉에서 백운대 오르기(2)ㅡ성곽길걷기 편

2023. 11. 30. 09:54오르다/photo essay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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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등산코스] 3. 정릉에서 백운대 오르기(1)ㅡ보국문 편

▲가을이면 유행하는 "가을은 참 예쁘다"는 노래. 이름도 잘 모르는 가수이지만 경쾌한 리듬에 청아한 목소리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왠지 무작정 가을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곤 했죠. 그런데

gabo.tistory.com

▲위의 보국문 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보국문에서 정상인 백운대까지는 3.7km입니다.

그중에 대동문과 동장대를 거쳐서 용암문까지는 2.2km로 성곽과 함께하는 성곽길입니다.

보국문을 지나 이제 살방살방 걷기 좋은 그 성곽길을 걷습니다.

▲왼쪽이 대동문방향, 오른쪽이 대성문 방향입니다.

문수봉, 보현봉 등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성문 방향으로,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왼쪽 대동문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나는 백운대를 오르기 위해서 대동문 방향으로 갑니다.

낭만적인 산성길 걷기의 시작입니다. 

▲보국문에서 운치 있는 성곽길을 200m쯤 걸으면 나오는 칼바위 갈림길입니다.

칼바위는 북한산의 대표적인 난코스 중 한 곳입니다.

그러나 예전에 밧줄을 타고 오르던 칼바위에 지금은 데크계단이 설치되면서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칼바위 갈림길을 지나 동장대를 향해서 갑니다.

이 풍경ㅡ

 단풍과 어우러졌다면 얼마나 운치가 있을까요?

단풍철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이 또한 아름답습니다.

아름답기만 한 게 아니라 길도 완만해서 살방살방 걷기 좋습니다.

▲아무튼 초겨울이지만 아직 떨구지 못한 마른 단풍 덕분에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습니다.

그 늦가을 정취를 놓치기 싫어서 조금 더 천천히 걸어봅니다.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축성된 성곽.

그리고 목숨 바쳐 지켜낸 성곽을 이렇게 즐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무념무상으로 걷습니다.

▲그렇게 유유자적 걷는 사이 대동문에 도착했습니다.

대동문은 북한산성의 동쪽에 있는 성문입니다.

서울의 동북쪽인 수유동과 우이동을 연결하는 관문이었다고 합니다.

대남문, 대성문과 형식은 같지만 무지개 모양의 하부 홍예문은 대동문이 가장 크다고 하죠.

하부 홍예문은 통로로 사용되었으며 상부 문루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성문입니다.

하지만 원래의 목재 문루는 소실되었으며

현재의 문루는 1993년 복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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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성문은 무시무시하거나 위압적이지 않고

전쟁을 치러야 하는 성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모질지 못한 우리 민족성을 보는 듯합니다.

▲성문밖에서 본 대동문입니다.

아카데미 탐방지원센터에서 올라오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럼 북한산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북한산성은 이곳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를 연결하여 쌓은 성을 말합니다.

총길이가 12.7km이며 내부 면적은 6.2 평방 km, 약 188만 평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거대한 산성의 축성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도성을 한양으로 옮기면서 북한산성을 축조하자는 논의는 일찍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하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 뒤로도 한 참 뒤에야 쌓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양도성 배후에 산성을 쌓아 국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의는 생각보다 길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숙종 37년인 1,711년

성벽을 쌓기 시작하자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완성합니다.

불과 6개월 만에 축성을 마쳤다고 하니까 축성 기술이 대단했던 듯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성곽을 축성한 뒤로는

단 한 번도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고 하죠.

▲성곽에는 대문 6곳과 암문 8곳, 수문 2곳을 두었으며

병사들이 머무는 초소인 성량 143곳이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성안에는 임금이 머물 수 있는 행궁과

주둔부대 유영 3곳, 지휘소인 장대 3곳, 군량 비축창고 7곳을 두었다고 합니다.

특히 승병들이 주둔할 수 있도록 승영사찰을 13곳이나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적 제162호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예쁜 녀석아 너는 왜 거기에 홀로 있느냐?"

대동문 앞에 사는 산고양이입니다.

요즘 근교 산에는 버려진 애완견과 고양이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국립공원 측에서는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지만

등산객들이 얼마나 잘 거뒀는지 오동통통합니다.

▲대동문을 지나 다시 성곽길을 걸어서 동장대에 도착했습니다.

▲동장대는 북한산성에 있는 3개의 장대 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입니다.

장대는 대장이 머무는 곳이죠.

동장대는 성곽 축성 다음 해에 건립되었으며 동쪽지역의 지휘소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동장대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백운대를 향해서 갑니다.

길은 여전히 성곽과 나란히 하는 호젓한 성곽길입니다.

▲얼마 큼의 세월을 살아낸 소나무일까요?

소나무도 성곽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성곽의 산증인인 동시에 살아있는 파수병인 셈입니다.

▲그렇게 성곽을 따라 쉬엄쉬엄 걷다 보니 한순간 앞이 확 트입니다.

그리고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졌습니다.

성곽길 걷기의 최고의 조망점을 지나갑니다.

꿈틀거리는 용처럼 이어지는 성곽이 장엄하다 못해 경이롭습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성곽은 용암문을 지나 용암봉과 만경대를 타고 오릅니다.

그리고 만경대를 내려섰다가 다시 백운대로 오르죠.

▲길게 이어지는 성곽의 왼쪽 정상만 보이는 봉우리가 노적봉,

그리고 오른쪽 앞 봉우리가 용암봉, 그 옆 봉우리가 만경대입니다.

만경대 뒤로 예쁘장한 인수봉도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산 위에서 걷는 성곽길 걷기.

그 운치 있는 걷기에 아내는 연신 감탄을 합니다.

북한산은 원래 바위가 많아서 거친 산이죠.

백운대 정상만 몇 번 따라나섰던 아내는 너무 돌길이라고 싫어했던 북한산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성곽길에 반한 것입니다.

▲이제 용암문에 도착했습니다.

용암문은 용암봉과 대동문 사이에 있는 암문입니다.

용암봉 아래에 있어서 용암봉암문이라고도 부르며 우이동으로 통하는 관문입니다.

암문은 일반 성문과 달리 은밀한 곳에 만들어 전시에 비밀통로로 사용하는 문이죠.

그래서 별다른 장식이 없이 단순하게 만든 문입니다.

▲용암문을 끝으로 낭만적인 성곽길 걷기는 끝이 납니다.

위의 용암봉과 만경대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워낙 험해서

등산로가 우회하여 백운대로 바로 오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용암봉과 만경대의 뒷모습을 보면서 오르는 이어지는 이야기는 백운대 편에서 계속됩니다.

▲산행코스: 보국문 ㅡ칼바위능선입구 ㅡ대동문 ㅡ동장대 ㅡ용암문(2.1km 천천히 점심시간 포함 1시간10분)

 

 

ㅡ2023.11.23.북한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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