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1. 17:07ㆍ오르다/photo essay 북한산
▲밥먹듯이 다니던 북한산 백운대를 6년 만에 다시 오릅니다.
오늘의 코스는 [북한산성탑방지원센터에서 보리사와 대동사를 거쳐 백운대]에 오르는 코스입니다.
백운대는 높이가 836.5m로
북한산의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보현봉, 비봉, 원효봉등 수많은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북한산의 정상이죠.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상가지역을 벗어나면 나오는 계곡입니다.
계곡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은 버드나무가 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 계곡을 건너면 효자리를 통해서 원효봉으로 오르는 길이지요.
▲암반 위로 물이 콸콸 흘러내리는 계곡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백운대까지는 4.1km입니다.
백운대 오르는 코스 중에서 난이도가 제법 높은 편이지요.
▲중성의 수문 지역을 지나갑니다.
수문은 계곡 물길에 설치했던 문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습니다.
▲일기 예보와는 다르게 약한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에 젖은 봄 숲이 싱그럽습니다.
덕분에 최고의 운치를 즐기며 산행을 합니다.
▲숲만 싱그러운게 아닙니다.
계곡은 더 운치있습니다.
아름다운 산성계곡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악산 느낌이 나는 칠유암 지역입니다.
▲칠유암(七遊岩)입니다.
고려시대의 재상인 민지가 여섯 친구들과 놀던 곳이라고 해서
칠유암이란 이름이 붙은 바위입니다.
▲계곡엔 청아한 물소리를 내는 작은 폭포들이 연어지고 있습니다.
그 정겨운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봄빛 가득한 계곡과 함께하는 사이 1km 지점을 통과합니다.
그동안 등산로는 계곡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옛 북한동마을이 있던 곳에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하지요.
그렇지만 등산로는 아직 비교적 완만합니다.
▲북한동의 대성산장이 있던 자리입니다.
유원지화되어있던 곳이지요.
2006년부터 추진된 정비사업으로 철거된 곳입니다.
▲등산로는 이제 본격적으로 계곡에서 산길로 바뀌어 갑니다.
기암괴석과 바위와 나무가 잘 어우러진 멋진 산길입니다.
▲안개비가 내립니다.
그래서 더욱 봄 운치가 나는 계곡풍경입니다.
▲북한동역사박물관 앞입니다.
입구에서 1.5km 지점이지요.
여기까지는 찻길과 계곡길이 있을 정도로 완만합니다.
▲보리사입니다.
보리사는 원효봉과 백운대로 바로 오르는 가파른 길(2.6km)과
북한산대피소를 통해 백운대로 오르는 조금 완만한 길(4.1km)로 나눠지는 삼거리입니다.
그중에 나는 원효봉 삼거리를 지나 백운대로 오르는 길을 택합니다.
▲길가의 비 맞은 진달래가 애처로워 보입니다.
보리사를 지나면서 길은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쉬엄쉬엄 오를만합니다.
▲원효봉 삼거리에서 다시 계곡을 만납니다.
입구에서 2.1km 지점입니다.
원효봉 삼거리에서는 600m만 오르면 원효봉 정상입니다.
그리고 오늘 내가 가야 할 백운대까지는 2km가 남았습니다.
▲원효봉 삼거리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계곡과 멀어지고
급격히 경사도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대동사입니다.
이렇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절마당 풍경은 어떨까요?
궁금하지만 갈길도 멀고 올라가야 해서 그냥 지나칩니다.
▲대동사를 지나면서 길은 잠시 너덜길로 이어지다가
쇠난간을 붙잡고 올라야 할 정도의 난코스로 접어듭니다.
▲체력에 한계를 체감할 즈음 약수암 아래 쉼터에 도착합니다.
일단 간식을 먹으며 체력 보충을 하고 다시 오릅니다.
▲약수암에서 정상까지는 이제 800m쯤의 거리입니다.
그러나 최고의 난코스 구간이지요.
▲어느새 봄기운은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운무 속에서 보는 연둣빛 새순과 연분홍 진달래꽃 풍경이 몽환적입니다.
▲언젠가 산불이 났던 지역인 듯 나무들이 검은 몸통만 남아 있습니다.
척박한 돌틈에서 수십 년, 아니 백 년도 넘게 자랐을 나무들입니다.
얼마 큼의 세월이 흘러야 다시 온전한 숲으로 돌아올까요?
운무 속에 어슴프레 보이는 검은 고목들이 기괴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 등산로입니다.
거기에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운무는 더욱 짙어졌습니다.
악전고투입니다.
▲악전고투 끝에 백운봉 암문 아래 나무계단 앞에 섰습니다.
북한산대피소로 돌아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이기도 하지요.
▲드디어 백운봉 암문을 통과합니다.
백운봉 암문은 북한산성에 있는 8개의 성문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성문입니다.
암문은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고 구원병의 출입로 역할을 하는 일종의 비상문이라지요.
▲암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오르면 만경대
왼쪽으로 오르면 백운대입니다.
그러나 만경대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밤골에서 올라오는 길목에 예쁘장한 개 두 마리가 비를 맞으며 멍을 때리고 있습니다.
저리 예쁜 녀석들을 누가 유기했을까요?
먹을 거라도 주고 싶은데 오늘따라 간식이 빵 밖에 없습니다.
▲암문에서 정상까지는 300m 거리입니다.
그러나 암벽 타기를 해야 하는 거리라서 초보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거리입니다.
▲멋진 바위들인데 운무가 워낙 짙어서 어슴프레 합니다.
이쯤에서 아내는 정상에 오르기를 포기하고 나만 홀로 오릅니다.
▲가장 아찔한 구간을 오릅니다.
맑은 날이라면 인수봉을 보면서 오르기 때문에 그래도 즐거운 구간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더욱 아찔하기만 합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날 찍은 여기서 보는 인수봉입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3시간 20분 만이지요.
고진감래라고 했던가요?
기분은 최고이지만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높이가 836.5m인 백운대 정상에서는
맑은 날이면 서울시가지와 도봉산 불암산등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군들과
멀리 인천 앞바다까지 사방팔방을 다 조망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다른 날 찍은 정상 풍경입니다.
▲북한산 최고의 명품 봉우리 인수봉입니다.
▲그리고 만경대와 서울시내 전경입니다.
▲파노라마로 담은 인수봉과 도봉산 방향입니다.
▲조망없는 정상은 팥소 없는 찐빵입니다.
그래서 바로 하산길에 듭니다.
▲아찔한 쇠난 간 타기를 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양손 양발 다 써야 하는 구간이지요.
여기에서 서양 외국인 커플을 만납니다.
여성분은 무서워서 울고 난리가 났습니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과 다른 북한산 대피소를 경유하는 코스를 택합니다.
올라왔던 길이 워낙 가팔라서 내려가기에는 더 완만한 길이 낫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그러나 이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에다 거리까지 멀어서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우연히 찍은 사진인데
연인이 마치 얼굴을 맞대고 있는 듯합니다.
▲여기도 거대한 바위들의 전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뒹구는 듯 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자연이기 때문이지요.
▲진달래가 한창인 구간을 지나갑니다.
화창한 날이었더라면 예쁜 진달래 사진을 담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 구간입니다.
▲백운대에서 1.5km 하산 지점에 있는 용암문입니다.
용암문도 일종의 암문이지요.
용암봉 아래에 있어서 용암봉 암문이라고도 부르며
암문을 넘어가면 우이동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대동문으로 이어지는 성곽길입니다.
잠시 성곽길을 걷습니다.
▲성곽길에서 북한산대피소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대피소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입니다.
▲대피소 앞에 있는 무너진 석탑입니다.
제법 역사성이 있어 보이는 석탑인데 왜 복원을 하지 않았을까요?
▲북한산 대피소입니다.
백운대에서 1.7km 지점에 있으며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지요.
여기에서 간식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갑니다.
▲용암사지입니다.
텅 빈 절마당에 옛 영화를 말해주려는 듯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지키고 서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500m쯤은 별 볼거리도 없는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
▲이제 중흥사 앞을 지나갑니다.
중흥사는 북한산성 내의 승영 사찰 11곳과 암자 2곳의 승병 350여 명을
관리하고 지휘하던 승군 사령부가 있었던 사찰이라고 합니다.
고려시대에 창건한 절이지만 1915년 홍수 피해로 폐사된 후 2012년부터 복원하는 중이라지요.
▲중흥사를 지나면서 다시 등산로는 계곡길로 바뀝니다.
풍류가 절로 나올법한 아름다운 계곡이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풍류를 즐겼던 우리 선조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죠.
어김없이 정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산영루(山映樓)입니다.
산이 비치는 누각이란 뜻일까요?
특히 추사 김정희가 즐겨 찾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북한산성선정비군입니다.
이 비석들은 북한산성 관리의 최고 책임자가 재임할 당시의 선정과 공덕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비석이라지요.
대부분 비석을 세워서 기록했지만 그냥 바위에 비문을 새긴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중성문입니다.
노적봉과 증취봉 사이의 지역은 비교적 평탄해서 적의 공격에 취약했다지요.
그래서 이중으로 방어하기 위해서 이중의 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 중성의 성문입니다.
▲중성문을 지나면서 길은 이제 올라갈 때 걸었던 계곡길과 다시 만납니다.
이제 운치 좋고 걷기 좋은 계곡길 1km쯤만 내려가면 하산 완료지점입니다.
▲산행코스: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ㅡ보리사삼거리 ㅡ원효봉 삼거리 ㅡ대동사 ㅡ약수암 ㅡ백운봉 암문 ㅡ정상ㅡ용암문ㅡ북한산 대피소 ㅡ용암사지 ㅡ중흥사 ㅡ산성탐방지원센터(왕복 9.7km 사진촬영, 휴식포함 5시간 20분)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백운대를 오르는 코스는 왕복 9.7km로
제법 길고 난도가 높은 코스이지만 북한산의 아름다운 계곡과 성곽을 두루 만끽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4시간이면 왕복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5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ㅡ2023.04.06.북한산 백운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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