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8. 10:50ㆍ오르다/photo essay 북한산
▲위의 사모바위와 승가봉 이야기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비봉능선은 향로봉에서 문수봉에 이르는 아기자기한 능선을 말합니다.
능선상에는 향로봉과 관봉, 그리고 비봉과 사모바위, 승가봉, 통천문, 문수봉등이 있어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즐비한 능선입니다.
그래서 항상 많은 산객들로 붐비는 능선이죠.
우리는 이제 비봉과 사모바위, 승가봉, 통천문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 문수봉으로 향합니다.
▲비봉능선에서 문수봉 오르는 길은 두 갈래가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서 바로 오르는 길과 우회해서 청수동암문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다시 힘들게 올라야 합니다.
그러나 우회하는 길이 볼거리는 없지만 조금 더 안전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회로를 택합니다.
▲청수동암문으로 우회하는 길은 대부분 급경사의 너덜길입니다.
너덜길을 전문용어로 애추형 지형이라고 합니다.
옛날 빙하기에 한랭 건조한 기후의 영향으로 암석에 급격한 풍화작용이 일어났다고 하죠.
그때 암벽에서 떨어진 암석들이 쌓이고 쌓여서 돌밭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청수동암문으로 오르는 우회하는 등산로 양옆으로는 거대한 바위가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음산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치 삼국지 영화의 매복 장소같은 분위기입니다.
금방이라도 양쪽 암벽 위에서 함성이 들리고 돌과 불화살이 날아올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극심한 경사의 너덜길을 오르면 나오는 청수동암문입니다.
청수동암문은 나월봉과 문수봉 사이에 있습니다.
북한산성에 설치된 8개의 암문 중 하나로
탕춘대성과 비봉 쪽에서 성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통제하기 위해서 설치했다고 합니다.
▲청수동암문에서는 대남문방향과 의상봉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문수봉에 오르기 위해서 대남문 방향으로 갑니다.
▲문수봉에서 나월봉으로 이어지는 성곽입니다.
북한산성 중에서 거의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성곽구간입니다.
▲칠성봉 중턱에서 본 백운대 방향입니다.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가 또렷한 삼각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걸어온 비봉능선입니다.
거리는 2.5km로 천천히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이때 눈이 제법 많이 내립니다.
산정에 눈이 내리면 왠지 분위기가 엄숙해집니다.
그 눈발 너머로 보현봉이 태산처럼 우뚝 서있습니다.
▲칠성봉입니다.
칠성봉에는 정규등산로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능선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납니다.
이제 문수봉 암릉만 오르면 정상입니다.
▲마치 한 무더기 응가를 해놓은 것 같은 바위.
그래서 '똥바위'라고 부르는 바위입니다.
아무튼 이상하게 생겼습니다.
▲드디어 문수봉 정상에 섰습니다.
비봉탐방지원센터에서 3시간 20분, 비봉에서 1시간 50분 만입니다.
봉우리 아래에 있는 문수사에서 이름이 유래된 북한산 문수봉은
높이가 727m로 북한산의 대부분의 봉우리들처럼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조망도 일품입니다.
남쪽방향의 보현봉과 이웃해 있으며 의상능선과 비봉능선이 만나는 봉우리이기도 합니다.
▲우회하지 않고 오르는 능선입니다.
마치 기암괴석의 전시장 같은 능선이죠.
이 장면을 보면서 우회해서 올라온 것을 잠시 후회도 해봅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두 개의 길이 있죠.
내가 가는 길과 가지 않는 길입니다.
그래서 독일의 어떤 시인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감정을 시로 노래했죠.
시는 대략 이렇습니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
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ㅡ중략 ㅡ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산행하면서 항상 생각나는 시입니다.
▲문수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문수사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정상에서 본 풍경들입니다.
▲문수봉과 마주하고 있는 보현봉입니다.
▲그리고 북한산의 핵심 봉우리인 백운대입니다.
북한산의 총 지휘부 같은 느낌이 드는 위용입니다.
그 뒤로는 도봉산 정상부가 보입니다.
▲하산은 대남문을 지나 구기동으로 할 예정입니다.
▲대남문은 북한산성의 가장 남쪽에 있는 문입니다.
소남문이라고도 불렸던 대남문은 조금 전 우리가 왔던 비봉능선을 통해서
서울도성의 탕춘대성과 연결되는 전략상 중요한 성문이었다고 합니다.
▲하산하면서 들른 문수사입니다.
이렇게 높고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큽니다.
물론 불사를 할 때도 난관이 많았겠지만 도로도 없는데 생필품은 또 어떻게 조달할까요?
▲석굴과 석굴 내부입니다.
▲그리고 대웅전과 대웅전 내부입니다.
▲문수사는 1,109년에 탄연스님이 창건한 절입니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천연동굴에 매료되어 전각을 지어서 문수암이라고 하고,
동굴은 문수굴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그 뒤 중창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으며
특히 이승만 대통령의 어머니가 나한 기도를 하여 이승만을 얻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수사를 간단하게 둘러보고 본격적인 하산길에 듭니다.
하산은 2.5km 거리인 구기탐방지원센터로 합니다.
▲음지에는 벌써 얼음이 얼어있는 초겨울입니다.
이 얼음은 이제 봄까지 그 두께를 더할 것입니다.
▲구기동에서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구기동코스는 2.5km로 조금 긴 코스입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정비가 잘 되어있어서 오르내리기에는 좋은 코스입니다.
▲이제 산길은 화려했던 가을과,
차분한 분위기의 늦가을 정취에서 완전히 벗어나 초겨울 모드로 접어들었습니다.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의 초겨울 산길을 걷는 기분도 나름 괜찮습니다.
▲구기삼거리 쉼터입니다.
승가사로 갈 수 있는 갈림길입니다.
이제 구기동까지는 700m가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계곡과 함께하기 때문에 천천히 걷기 좋은 힐링구간입니다.
▲북한산의 모든 바위는 모두 화강암이라고 합니다.
화강암은 마그마가 땅 속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서 만들어진 바위죠.
▲구기동 계곡입니다.
도심에서 이렇게 맑은 물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청아한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산 완료지점입니다.
비봉탐방지원센터에서 구기동탐방지원센터까지 6.6km, 6시간 만입니다.
제법 긴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기암괴석과 정상 기분을 만끽하며 걸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힘든 산행도 아니었습니다.
▲산행코스: 비봉탐방지원센터 ㅡ비봉 ㅡ사모바위 ㅡ승가봉 ㅡ청수동암문 ㅡ문수봉 ㅡ문수사 ㅡ구기삼거리 ㅡ구기탐방지원센터. 총 6.6km 점심.휴식포함 천천히 6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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