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임도 완주

2020. 1. 11. 21:32오르다/기타산

수리산은 안산과 군포,안양,시흥에 걸쳐있는 산으로

200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도권 서남부의 명산이다.

 

 

정상은 태을봉으로 489m이며

슬기봉,관모봉,수암봉등을 거느리고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산세를 형성하고 있어서

산행코스도 다양하다.

 

 

 

수리산의 많은 산행코스중에서도

가볍게 트래킹처럼 즐길 수 있는 수리산 임도가 유명하다.

특히 자전거 동호회원들에게 인기가 좋아서 걷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정도다.

 

 

 

수리산 임도를 완주 하기위해서는 덕고개와 수리산탐방 안내소

그리고 둔대로주차장등에서 시작하는것이 용이하다.

 

 

 

덕고개에 주차를 하고 임도에 들어서자 어제 많은 겨울비가 와서 그런지

겨울 느낌보다는 늦가을 느낌의 풍경이 펼쳐졌다.

 

 

 

 

임도를 걸은지가 2달쯤 된것 같은데 그사이 새로운 데크 길이 생겨났다.

역시 요즘은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다'는 옛 싯귀가 무색하다.

몇 달만 지나면 변하는게 요즘 등산로다.

 

 

 

10분만에 속달정에 도착했다.

임도 일주길에는 5개의 정자가 있다.

그사이에 속달정 주변도 더  넓게 정비를 잘 해놓았다.

 

 

 

눈이 덮여있어야 할 겨울 숲에 늦가을 같은 마른 나뭇잎이

어젯밤 비에 오히려 색감이 생생해졌다.

 

 

 

 

산행시작 25분만에 임도 오거리에 도착했다.

 

 

 

 

임도 오거리는 덕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군포 용진사에서 올라오는길이 만나고

무성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슬기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만나고

다시 수리사쪽으로 가는 임도와 만나서 5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탐방안내소로 내려가는 길까지 생겨나서 사실 6거리가 된 셈이다.

 

 

 

 

임도 오거리에 있는 하늘정.

두번째 정자로 바람막이  커튼까지 설치를 해놓아서 혹한기에도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슬기정.

임도 오거리에서 50여m만 올라가면 슬기봉 가는길에 있는 세번째 정자다.

 

 

 

이제 임도 오거리를 지나 수리사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지금부터는 왕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한적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잔 가지들이 구름처럼 뭉실대는 풍경.

이런 풍경도 이색적이어서 좋다.

 

 

 

 

운무에 휩싸인 슬기봉 정상.

 

 

 

 

수리사입구 4거리

이제 1시간만에 4km를 걸었다.

다시 둔대로주차장을 지나 원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6km를 더 가야한다.

 

 

 

잣나무 숲

임도 주변에는 군데군데 잣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서 여름에 휴식하기 안성맞춤이다.

 

 

 

 

지금부터는 인적이 거의 없는 굽이굽이 산길이다.

개인적으로 임도 일주하는 구간중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곱게 마른 단풍잎이 무채색의 숲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색감을 뽐내고 있다.

어찌 저리 고운색감을 잃지않고 말랐을까?

아마도 눈이 오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난히 고운 색을 간직하고 있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길이다.

'산모퉁이 바로 돌아~송학사 있거늘~

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속 헤메냐ㅡ'

항상 이길을 걸을때면 생각나는 노래 가사다.

 

 

 

거의 20여년 전부터 걷던 길인데

그때는 종일 걸어도 한사람도 못만날 정도로 한적했었는데

요즘은 평일에도 더러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하긴 걷는 사람보다 오히려 자전거 하이킹족을 더 많이 만난다.

그래서 호젓하게 혼자 걷다보면 깜짝 놀라기도하는 폐해가 생겨났다.

 

 

 

 

이제 임도 완주의 중간쯤인 너구리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 잣나무숲 반대쪽 고개를 넘으면 너구리봉으로 오를수도 있고 안산의 장상동쪽으로 넘어갈수도 있다.

 

 

 

 

다시 늦가을 같은 산길은 계속되고 ㅡ

 

 

 

 

 색감 좋은 마른 단풍이 그나마의 삭막함을 조금은 덜어주고 있었다.

 

 

 

4번째 정자인 바람개비정자.

아마도 이 계곡이 바람골이라서 붙여진 이름인가보다.

쉬지 않고 2시간 30분을 걸었더니 허리도 뻐근하고 지루하기도 해서 일단 쉬어간다.

 

 

 

 

 

겨울나무가 커튼이 되어 아스라히 보이는 산그리메.

역시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운치있는 풍경중에 하나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산모퉁이를 돌아야 산행의 원점인 덕고개가 나온다.

 

 

 

 

봄이면 산벚꽃 터널을 이루는 구간인데....

 

 

 

 

사실 임도 완주를 하기에는 좀 지루하다.

산모퉁이 돌고도는 추억의  길이긴하지만 10km가 넘기때문이다.

5km쯤만 되어도 가볍고 느긋하게 걸을 수 있을텐데....

 

 

 

그래도 혼자 한적한 길을 걷는다는건 정서적으로는 참 좋은것 같다.

때론 무념무상으로 걷기도 하고 

때론 깊은 상념에 잠길수도 있어서다.

 

 

 

둔대로주차장에 도착했다.

사실 몇달 전까지만해도 이곳은 기도원으로 통했던 곳이다.

그냥 약수터 한곳과 벧엘기도원이 있어서다.

 

 

 

그러던곳이 버젓한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까지 조성되었다.

말 그대로 천지개벽을 한 것이다.

 

 

 

추억의 겨울 논풍경.

둔대로주차장에서 다시 반대편 임도를 가기위해서는 

일반 도로를 500m쯤 걸어야한다.

 

 

 

 

 

 

 

 

 

 

 

 

 

다시 반대편 임도길에 들어섰다.

 

 

 

 

임도 완주길중에서 가장 힘든 코스다.

그러나 길 양편에 이름도 생소한 튤립나무숲이 조성되어 있어서 이색적인 느낌의 길이기도 하다.

 

 

 

튤립나무는 키가 30m까지 자라는 외래종 나무라고 한다.

구한말 고종때 가로수용으로 들여왔으나 우리나라 기후에 잘 적응해서 산림조성에도 활용되었으며

비교적 쓰임새도 많고 수형도 좋아서 외래종 나무이지만 거부감이 덜한 나무다.

 

 

 

튤립나무숲을 지나면 평지길이다.

 

 

 

더불어서 건너편 수리산 너구리봉과 슬기봉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을 보면서 걸을 수 있어서

임도완주길 중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정자를 지나면서 임도의 종착점에 다다르게 된다.

 

 

 

2시 조금 지나서 출발했는데 날은 벌써 어둑해지고 있다.

4시간이나 지나기도 했지만 짧은 겨울날이기 때문이다.

 

 

 

 

납덕골마을과 슬기봉의 산그리메가 흐릿한 운무에 쌓여있다.

 

 

 

 

으스름 저녁 산마을 풍경이 정겹다.

사실 나는 이렇게 땅거미지는 으스름 저녁엔 들녘풍경을 더 좋아한다.

산에서 밀려오는 어둠은 으스스함을 느끼게 하지만

들녘에서 밀려오는 어둠은 왠지 아늑함을 느끼게 하기때문이다.

아니 어렸을적 그렇게 느꼈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드디어 수리산임도 완주가 끝났다.

거리로는 10.5km쯤.

시간으로는 3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겨울답지않은 겨울인데다가 오전까지 비가 내려서

흐리기는 했지만 늦가을 같은 촉촉한 기분으로 걷기에는 최적이었던것 같다.

 

 

http://www.gwailnm.com/?p=6069☜수리산임도의 봄

 

 

 

ㅡ2020.01.08.수리산 임도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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