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제18화 몬세라트 수도원

2022. 5. 2. 17:51세상은 넓다/남유럽

이번 패키지여행의 마지막 날 오전 일정은

해발 730m의 높은 기암절벽 위에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 관람이다.

 

 

 

신성한 산, 혹은 톱니 모양의 산이란 뜻의 몬세라트에 오르는 방법은 4가지다.

산악열차, 케이블카, 자동차, 도보.

그 중에 우리는 산악열차를 이용했다.

 

 

 

그런데 날씨가 실망을 안겨주고 있었다.

흐리고 비가 내린다.

산악 열차를 타고 오르는 20여 분 동안 아래쪽 조망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보였으나

산 윗쪽은 아예 구름뿐이다.

 

 

 

열차는 20여분만에 수도원에 도착했다.

비 내리는 수도원은 구름 때문에 가시거리가 10여 m도 채 되지 않았다.

 

 

 

어렴풋이 보이는 수도원 뒤쪽 기암이다.

1,236m의 몬세라토 산은 톱니바퀴 모양의 해저 융기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수도원은 그 기암들 사이에 있다.

 

 

 

 

어차피 외부는 비도 오고 보이는 것도 없어서 우선 성당 내부 관람부터 한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서기 50년 성 베드로가 아랍인들을 피해 검은 성모상을 이곳 동굴에 숨겨두면서 그 기원이 시작되었다.

그 뒤 수백년동안 잊혀 있던 성모상은 목동들에게 우연히 발견되었다.

880년 목동들이 밝은 빛과 함께 천상의 음악이 들리는 동굴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안에는 검은 성모상이 있었다고 한다.

 

 

 

목동들은 너무 놀라 이 사실을 가까운 곳에 거주하던 만레사 주교에게 알렸고

주교가 검은 성모상을 옮기려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모상이 있어야 할 곳은 이 자리인 것 같다며,

이곳에 작은 성당을 세우면서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수도원등이 생기고 규모가 커졌으나

1811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군대에 의해 대부분 파괴되었다.

뿐만 아니라 수도사들도 처참한 죽임을 당했다.

지금의 모습은 19세기 중반에 재건한 모습이라고 한다.

이곳 바실리카 대성당에는 13세기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소년 성가대이자 세계 3대 소년 합창단으로 손꼽히는 ‘에스콜라니아’ 성가대가 있다.

하루에 두번 합창단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데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성화와 다양한 조각상들로 꾸며진 성당 내부는 깊은 산속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화려하고 온화했다.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나무로 만든 검은 수녀상이다.

전해져오는 이야기로는 서기 50년 이전 성 루카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성당 내 제단이다.

 

 

 

무려 730m나 되는 높이의 협곡에

어떻게 이렇게 큰 성당과 수도원을 지을 수 있었는지 아무튼 종교의 힘은 대단하다.

 

 

 

 

소원을 비는 촛불 동굴.

 

 

 

12제자상.

 

 

 

내부 관람을 마치고 다시 건물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비는 아직도 내리고 있다.

 

 

 

수도원 밖은 시내를 방불케 하는 상가 거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여기가 700m가 넘는 산정이라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

맑은 날이라면 웅장한 주변 바위라도 볼 수 있을 텐데...

 

 

 

중세 도회지 느낌의 비 오는 거리가 제법 몽환적이다.

 

 

 

산정에서 산정의 느낌이 아니라 도회지 느낌의 관광을 하고 있다.

 

 

 

아무튼 수도원 관람도 중요하지만 독특한 산세의 자연경관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몬세라트.

가우디는 그 몬세라트의 자연경관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슴푸레 보이는 바위의 모양과 질감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우중 관람을 끝내고 아쉬운 하산을 한다.

 

 

 

다시 산악열차로 내려오는 길에 본 풍경들이다.

역시 위쪽은 흐리고 비가 와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지만

아래로 내려오면서 이런 풍경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산 아래 내려왔을 때서야 야속하게도 산꼭대기 모습이 구름 사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4대 기독교 성지인 몬세라트 수도원을 끝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3개국의 공식 여행 일정은 끝났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페인 스페인 하는지 알 것 같은 여행이었지만

사실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여행 후기를 쓰려고 보니 도대체 어디를 언제 갔다 왔는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정표를 보고 사진과 대조하고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검색하고...

우여곡절 끝에 10박 12일 여행기를 대충 마무리했다.

워낙 역사적 의미가 많은 곳들이라서

제대로 된 기억도 없지만 자료를 찾아도 너무 방대해서

인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패키지여행의 특성상 특별한 감정이입도 없어서

대부분의 여행기에 나의 생각도 별로 들어가지 않은 여행기가 되어버린 아쉬움이 있지만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한번 복습한 효과는 톡톡히 본 것 같다.

 

 

ㅡ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패키지 여행기 마지막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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