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 등산코스]야생화 천국, 만항재에서 함백산 오르기

2023. 8. 25. 16:24오르다/기타산

▲함백산은 겨울 산행지로 유명한 산이죠.

그렇지만 고도가 높은 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여름 산행지로도 겨울 못지않게 좋은 산입니다.

함백산의 높이는 1,573m로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만항재에서 오른다면 그런데도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죠.

만항재의 높이가 1,330m이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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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에서 시작하는 함백산 여름 산행은

아름다운 야생화 길을 걸으면서 시작합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벌개미취와 짚신나물꽃 사이로

가늘게 나 있는 등산로를 살방살방 걷는 재미가 솔솔 한 길이죠.

▲그렇게 평지에 가까운 숲길을 20분쯤 오르내리다 보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나옵니다.

오르막이긴 하지만 동네 언덕배기 정도의 난이도이죠.

워낙 낮은 봉우리라서 쉽게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창옥봉을 오르는 구간입니다.

▲창옥봉 정상입니다.

누군가 돌에 창옥봉이라고 써서 세워 놓았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나도 모르고 지나칠 뻔 한 봉우리죠.

1,373m라고 높이까지 표기해 놓았습니다.

▲숲길 중간에 만나는 야생화 꽃밭입니다.

원래는 농사를 짓던 밭이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그 공터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섞여 피어있습니다.

▲다시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나오는 함백산 기원단입니다.

태백산의 천제단이 국가의 부흥과 평안을 위해 왕이 천제를 지내던 민족의 성지인 반면

이곳 함백산의 기원단은 민초들이 하늘에 제를 올리며 소원을 빌던 민간 신앙의 성지였다고 하죠.

근대에는 함백산 일대의 석탄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무사안전을 위해

온 가족이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고 하는 애환이 서린 곳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 매일 뉴스를 장식했던 탄광 사고를 회상해 보면

그들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기원단에서 보는 올라야 할 함백산 정상입니다.

한 무리의 운무가 휩싸고 있어서 정상석은 보이지 않지만

완만한 부드러운 산세가 인상적입니다.

▲이제 태백 선수촌으로 가는 길을 건너서 본격적인 함백산 정상으로 갑니다.

여기까지는 차가 올 수 있어서 함백산에 오르는 최단코스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정상까지 1km만 오르면 되기 때문에 3,40분쯤이면 오를 수 있습니다.

▲1500m급 높은 고산지대인데도 숲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고산지대 특유의 잡목 숲입니다.

그래서 울창하지는 않지만 그늘을 만들어주고 나름의 운치가 있습니다.

▲산행 중간중간에 만나는 각시취 꽃입니다.

독특한 모양과 독특한 보라색을 띤 꽃이죠.

▲등산로는 어느새 가파른 돌계단으로 바뀌었습니다.

함백산 등산의 가장 난코스인 구간이죠.

그렇지만 이 정도의 난이도도 없다면 등산이 아니지요.

▲투구꽃입니다.

그래도 야생화 산답게 간간이 나오는 다양한 꽃들이 피로를 풀어줍니다.

투구꽃은 옛날 사약의 원료로 쓰였던 꽃이라고 하죠.

저리 예쁜 꽃이 독을 품고 있다고 하니...

꼭 달다고 좋은 게 아니고, 꼭 예쁘다고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동자꽃, 각시취, 둥근이질풀꽃등 야생화가 반겨주는 가파른 등산로를

이를 악물고 오르다 보니 어느새 하늘이 트입니다.

정상부에 올라선 것이죠.

▲역시 고진감래입니다.

그동안 운무에 휩싸여있던 정상이 환영이라도 하듯 파란색을 내어놓습니다.

▲그리고 뒤돌아 본 풍경입니다.

풍차가 수놓고 있는 매봉산 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습니다.

함백산에서만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죠.

▲둥근이질풀 꽃입니다.

먼 풍경만 멋진 게 아닙니다.

발 옆에 핀 야생화도 고생하고 올라온 산객들을 화사하게 웃으며 맞아줍니다.

▲키 작은 개미취도 아름답게 피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법정스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야생화 풍경입니다.

"들꽃은 그 꽃이 저절로 자라는 그 장소에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올려다본 풍경과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올려다봐도 가슴이 벅차고 내려다 보아도 가슴이 벅찹니다.

▲드디어 정상 바로 아래에 섰습니다.

태백시와 정선군 고한읍의 경계에 있는 함백산.

해발 1,572.9m로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함백산 보다 조금 더 낮은 태백산 등에 비해서도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 산이죠.

▲대박산, 상함박, 중함박, 하함박등으로 불리다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느 땐가부터 함백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태백, 대박, 함백이라는 말은 한자로 표기하면 모두 '크게 밝다'는 뜻이라고 하죠.

아마도 태백 이나 함백은 크고 흰 산이란 뜻이 아니었을까요?

상고대 핀 겨울산을 염두에 둔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아래 태백선수촌이 보입니다.

▲정상 아래 바위 무더기입니다.

멀리서 보면 부드러운 산세의 정상.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거친 바위가 일부러 쌓아놓은 듯 싸여있습니다.

이제 정상아래 그 암벽을 돌아서 최정상으로 오릅니다.

▲부드러운 산세와는 달리 정상은 정상의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우뚝 솟은 암봉, 확 트인 사방의 조망...

역시 정상의 맛은 확 트여야 제멋입니다.

잠시 정상에서의 풍경 삼매경에 빠져 볼까요?

▲두문동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교통편만 가능하다면 만항재에서 올라와 두문동재로 내려가는 산행이 함백산 산행의 보편적인 코스죠.

그렇지만 나는 승용차로 왔기 때문에 다시 만항재로 원점 회귀합니다.

▲다시 그림 같은 매봉산 풍차 풍경을 보면서 하산길에 듭니다.

이국적인 풍경의 매봉산.

지난번에 가보려고 했으나 승용차를 통제해서 못 가본 곳이죠.

▲올라올 땐 워낙 가팔라서 힘들었던 오르막길.

내려갈 땐 의외로 쉽습니다.

▲다시 야생화 만발한 만항재에 내려섰습니다.

산행시작 4시간 만입니다.

아름다운 야생화도 감상하고, 정상에서 멋진 조망도 즐기고

맛있는 점심도 먹으면서 유유자적 다녀온 시간입니다.

▲산행코스: 만항재 ㅡ창옥봉 ㅡ기원단 ㅡ태백선수촌 입구 ㅡ정상 ㅡ원점회귀(6km 아주천천히 4시간)

 

 

ㅡ2023.08.23.함백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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