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시골풍경(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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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7 ㅡ추수가 끝난 뒤(궁금증을 풀다.곤포 사일리지)
추수가 끝난 뒤 들녘 풍경이다. 추수가 끝나고 보름쯤 지나면 들녘은 다시 생기가 돈다. 베어낸 벼 밑둥에서 다시 새싹이 나기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잔디밭 같은 풍경이다. 때아닌 연록색의 향연이 펼져진 것이다. 추수가 끝난 뒤 대부분의 들녘에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어느땐가 부터 들녘을 지나면서 궁금해진 풍경이기도 하다. 온통 온 들판에 블럭처럼 널려있는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하얀 물체. 막연히 소의 사료로 쓰인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름이 '원형곤포사일리지'라는건 오늘에서야 알았다. '곤포'는 거적이나 새끼 따위로 짐을 포장하는것을 말하는 우리말이다. 그리고 사일리지(silage)는 동물의 사료로 쓰기 위해 옥수수, 콩과식물, 목초 등 수분함량이 많은 사료 작물을 사일로라는 용기에 진공 저장하여 발..
2022.01.10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6 ㅡ벼베기(추수)
※모든 사진은 클릭해서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계절에 추수, 수확, 벼베기, 이런 단어들 만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지금 들녘은 그 풍요로운 추수가 한창이다. 물론 옛날 많은 사람들이 쭉 줄지어서 낫으로 일일이 손으로 베던 때만큼의 감회는 아니겠지만 역시 벼를 베는 풍경은 아름답고 기분좋은 풍경이다. 손으로 벼를 베던 옛날엔 벼베는 날은 경삿날이었다. 벼를 타작해서 이리저리 갚을 것 다 갚고, 품삯 지불하고나면 광에 채워질 벼는 쥐꼬리 만큼 일테지만 벼베는 순간만큼은 부자였다. 지금이야 콤바인이라는 벼베는 기계로 논 한 베미 쯤이야 타작까지 후딱 해치우지만 옛날에는 일손이 참 많았다. 우선 벼베기 전날 숫돌에 낫을 날이 서도록 갈았다. 그리고 벼를 한움큼씩 낫으로 베어 잘 마르..
2021.10.15 -
해 지는 가을 들녘 ㅡ오늘의 풍경, 오늘의 명언
*겪어 본 후에야 알게 된다. 낮은 곳에 살아 본 후에야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게 되고,어두운 곳에 있어 본 후에야 밝은 빛이 눈부신 줄 알게 된다.조용한 생활을 해본 후에야 분주하게 움직이기 좋아함이 수고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침묵하는 것을 배운 후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줄 알게 된다. ㅡ채근담 ㅡ 작가노트: 지금 들판에 나가면 가장 한국적인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그 아름다운 황금들판은 수 많은 농민들의 협업으로 이루어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행위예술품이다. ㅡ2021.10.01.ㅡ
2021.10.07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5 ㅡ황금들판의 완성(완숙기)
드디어 벼농사의 클라이막스인 황금들판이 완성되었다. 일렁이는 황금들녘은 우리나라의 대표 풍경중에 하나다. 지금 들녘에 나가면 왜 우리나라의 대표 풍경인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황금들판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황금들판은 협업의 예술인 것이다. 이제 벼는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얼마지 않아 추수에 들어갈 것이다. 벼의 수확 적기는 대체적으로 조생종은 이삭이 나온 후 40일, 만생종은 45일 경이라고 한다. 추수는 모든 이삭이 한꺼번에 성숙해지지는 않으므로 전체 이삭의 90% 이상이 완전히 영글었을때 하게된다. 풍요의 상징 가을 들길.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세상에 또 있을까? 태풍이 많지 않았던 올해도 어김없이 쓰러진 벼가 있다. 벼 ..
2021.09.26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4 ㅡ벼 여물다.(등숙기)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 간다. 한 해의 벼농사가 끝나간다는 것은 곧 한 해가 지나간다는 뜻이다. 이제 한 여름을 지나면서 벼는 등숙기에 들어섰다. 등숙기는 다시 말하면 벼가 익어가는 기간이란 뜻이다. 30일 가량 지속되는 등숙기를 다시 세분하면 출수기 이후 유숙기, 호숙기, 완숙기로 나뉜다. 벼가 여물어가는 등숙기는 벼농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해야 할 일과 방해 요소가 많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 해야 할 일과 주의해야 할 일은 크게 보면 물관리와 병충해 방제 그리고 태풍 피해 예방이다. 그중에 태풍 피해는 자연 현상이라서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 먼저 물관리는 뿌리의 활성화와 원활한 산소공급 그리고 충분한 수분공급을 위해서 2~3㎝ 높이로 3일동안 물을 대주고 2일동안 물을 빼주기를 반..
2021.09.01 -
쌀밥, 그 아름다운 여정 13 ㅡ벼 꽃 피다.(출수기)
드디어 벼 꽃이 피기 시작했다. 좀 유식한 용어로는 출수시기라고 한다. 모내기를 한 지 80여일 전후다. 벼가 잉태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꽃피는 전후로 10일씩은 물을 말리지 말아야 하는 시기다. 벼꽃은 1개의 암술과 6개의 수술로 이루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꽃들과는 다르게 벌이나 나비가 아니라 바람에 의해서 수정을 한다. 지금부터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벼가 패고 영글어 갈 것이다. ㅡ2021.08.03.ㅡ
202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