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 연꽃 풍경

2020. 7. 16. 17:38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

 

 

 

 

 

 

 

 

 

 

 

 

 

 

 

 

 

 

 

 

 

 

 

 

 

 

 

 

 

 

 

 

 

 

 

 

 

 

 

 

 

 

 

 

 

 

 

 

 

 

 

 

 

 

 

 

 

 

 

 

 

 

 

 

 

 

 

 

 

 

 

 

 

 

 

 

 

 

 

 

 

 

 

 

 

 

 

 

 

 

 

 

 

 

 

 

 

 

 

 

 

 

 

 

 

 

 

 

 

 

 

 

 

 

 

 

 

 

 

 

 

 

 

 

 

 

 

 

 

 

 

 

 

 

 

 

 

 

 

 

 

 

 

 

 

 

 

 

 

 

 

 

 

 

 

 

 

 

 

 

 

 

 

 

 

 

 

 

 

 

 

 

 

 

 

 

 

 

 

 

 

 

 

 

 

 

 

 

 

 

 

 

 

 

연꽃은 나에게는 추억의 꽃이다.

지금처럼 연꽃이 흔하지 않던 시절,

고향마을엔 연방죽이 있었다.

엄청나게 큰 저수지였는데 연이 번식하여 온 저수지를 점령해버렸다.

그래서 연꽃이 있는 저수지 마을이란뜻의 화지리(花池里)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물이 귀하던 시절이라서 저수지 물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연 제거작전을 하기도 했다.

제거작업이 실패로 끝난 연은 어렸을적 우리들에게는 잊을수 없는 추억을 안겨주었다.

연잎은 우산이 귀했던 그시절 우산을 대신해 주었고,

연꽃은 여름철 유일한 꽃구경거리였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간식거리가 전무했던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요긴했던것은  연씨와 연뿌리였다.

이제 막 영글은 연씨는 삶아먹기도 하고 생으로 먹을 수 있어서 전천후 주전부리였다.

연뿌리도 물속에서 캐내기는 조금 번거롭기는 했지만 먹거리로 훌륭했다.

뿐만아니라 먹고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추억은 어쩌면 독특한 연의 다양한 향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연잎의 향기와 연꽃의 향기로 나뉘는 연의 향기는 영락없는 누나의 싸구려 '그루무'향기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연밭을 참 좋아한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지만 연밭에 갈때는 사진보다 더 고향의 향기가 우선 한다. 

 

해마다 연꽃을 담곤 하지만 연꽃 사진은 싫증이 나지 않는다.

사진놀이 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

지구상의 수많은 꽃중에 이보다 더 완벽한 꽃이 있을까?

인간에게 이보다 더 이로운 꽃이 있을까?

가장 더러운 시궁창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은

그래서 불교의 꽃이다.

그래서 부처의 꽃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ㅡ2020.07.13.관곡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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