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3. 16:53ㆍ오르다/100대명산
한달만에 다시 찾은 관악산.
서울대 공대에 차를 세우고 산길에 들어서자
산은 언제 그리 화려했었냐는듯 벌써 겨울모드로 바뀌어 있었다.
서울대 공대에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관악산 정상에 오르는 가장 빠른 코스다.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새롭다.
지난 밤에 내린 비 덕분이다.
사실 관악산은 물이 귀한 산이다.
온 산이 온통 바위산이기 때문이다.
균형 제대로 잡힌 미인송이다.
장난삼아 뒤집어보니 영락없는 날씬한 여인네의 걸음걸이다.
관악산에서 이런 미인송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언젠가부터 하나 둘 생겨나더니 이제 돌탑 무더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돌탑에 대한 감정은 특별한것 같다.
어디든간에 돌만 있으면 쌓아올리는 정성...
사실 남이 쌓아놓은 크고 화려한 탑보다 스스로 쌓은 작고 보잘것 없는 돌탑이 더 소중하고 정이 가는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리라.
산행시작 20여분만에 학바위능선 갈림길에 섰다.
관악산은 의외로 많은 능선과 봉우리를 거느린 큰 산이다.
그러다보니 등산로도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건 어떤 등산로를 택하더라도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겨울로 접어든 산길.
그래도 떨구지 못한체 마른 단풍잎들때문에
아직은 삭막함보다 포근함이 더 느껴졌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흘러내리는 낙엽들...
지금 산들은 낙엽사태중이다.
산행시작 40분이 경과한 시간.
이제 최고의 난코스인 일명 '깔딱고개' 에 도착했다.
그런데 지난 여름까지도 없던 데크 계단이 생겨났다.
끝도 없이 긴 계단이라서 지루하고 힘들지만 훨씬 안전하고 오르기 편해졌다.
서울대 공대 ㅡ정상 코스의 최고 난코스인 깔딱고개를 올라
깔딱고개 정상에 섰다.
깔딱고개 정상은 연주암과 삼막사 그리고 정상으로 가는 사거리다.
이제 정상까지는 10여분이면 갈 수 있다.
말바위 능선에서 바라본 풍경들이다.
말바위 능선은 깔딱고개에서 기상관측소가 있는 봉우리를 잇는 바위능선으로
멋진 암봉 위를 걷는 스릴과 조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능선이다.
연주대는 아름다운 비경으로도 유명하지만
고려 충신들이 조선의 개국과 함께 망해버린 고려의 왕조를 이곳에서 개성을 바라보며 연모했다는 이야기와
양녕과 효령대군이 왕위계승에서 밀려난뒤 이곳에서 기도 했다는 전설인지 실화인지 모를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정상에 있는 연주대는 관악산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단풍과 어우러진 최고의 한 컷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파란 하늘이 배경이 되어주는 바람에 제법 멋진 작품이 되었다.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코스를 2시간 걸려서 올랐다.
사진놀이 하는 시간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컨디션이 그리 좋지않은 때문이다.
어찌되었거나 정상에 선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다.
정상은 마침 월요일이라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좋았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앉아있는 산객들의 풍경이 제법 낭만적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건 잡다한 시설물들이다.
꼭 필요한 시설물들이라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상 풍경을 망쳐놓은건 사실이다.
하산은 조금 험하기는 하지만 왔던길 다시 가기가 싫어서 자운암 코스를 택했다.
난코스가 많아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코스다.
그래도 자운암 코스에서는 분재 수형의 다양한 소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 제일은 국기봉 아래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은 자태가 빼어난 소나무 한그루다.
몇번 사진에 담아봤던 소나무인데도 볼때마다 새롭다.
그러나 조금 험한만큼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을 만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관악산에서 가장 이름에 걸맞는 바위다.
영락없이 토끼가 먹이를 먹는 모습이다.
하산시작 1시간 30분만에 하산을 완료했다.
역시 1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는 코스인데 사진놀이 때문이다.
아뭏튼 자운암 코스는
최단코스이면서 다양한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코스이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코스다.
산행기점 :서울대 공학관
산행코스:학바위 삼거리 ㅡ제1깔딱고개 ㅡ제2깔딱고개 ㅡ말바위능선 ㅡ전망대 ㅡ정상 ㅡ자운암능선 ㅡ토끼바위 ㅡ서울대 공학관
산행시간:천천히 사진촬영포함 3시간 30분
ㅡ2019.11.23.관악산 정상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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