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6. 16:56ㆍ세상은 넓다/북유럽
트롤헤탄은 인구 약 5만 정도의 스웨덴의 작은 도시입니다.
이 작은 도시를 방문한 건 별다른 일정이 있는 게 아니었지요.
덴마크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여정에 하루밤을 묵기 위해서 방문한 도시입니다.
덴마크의 헬싱괴르에 있는 크론보르 성입니다.
햄릿의 배경이 되었던 성이라지요.
이 성에서 마주보이는 바다 건너는 스웨덴입니다.
바다 건너에 헬싱보리가 보입니다.
덴마크의 헬싱괴르에서 스웨덴의 헬싱보리까지는 훼리로 20분쯤 걸리는 거리라지요.
그래서 옛날엔 전쟁이 심했던 바다입니다.
헬싱보리에 도착해서 바로 트롤헤탄으로 이동합니다.
3시간쯤 이동해서 도착한 물의 도시 트롤헤탄엔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둠은 우리나라처럼 그렇게 빠르게 내리지는 않습니다.
그냥 멈춰있는 느낌이지요.
숙소를 배정 받고 저녁을 먹고 강변으로 나갑니다.
잔잔한 강변은 시간도 어둠도 멈춰있는 듯한 풍경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괜히 마음이 바빠지지만
여기서는 그냥 느긋 합니다.
어둠도, 물결도, 구름도, 시간마저도 멈춰 선 듯 한 풍경.
움직이는 건 오직 갈매기뿐인듯합니다.
해는 이미 지고 없지만 어둠은 내리지 않는 현상.
지금부터는 말로만 듣던 백야의 시간을 즐깁니다.
아무튼 모든 풍경이 그림처럼 정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저녁이었다면 10분도 가지 못할 풍경이 여기서는 그냥 그대로 정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강변을 따라서 마냥 걷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강은 점점 넓어지고 인적은 뜸해집니다.
그 반대급부로 분위기는 더욱 호젓해집니다.
강인지 바다인지 호수인지 모를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북유럽 느낌이 물씬 나는 풍경입니다.
실제 고기를 잡는 배일까요?
뱃놀이를 하는 배일까요?
단지 고기를 잡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철교가 있고 그 철교 옆으로 강을 건널 수 있는 인도교가 있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 반대편 강가를 걷습니다.
강가엔 자장나무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고
그 아래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조금 전 걸어왔던 반대쪽 풍경입니다.
완전한 데칼코마니입니다.
1시간째 어둠은 제자리입니다.
야생 오리일까요.
사육하는 오리일까요.
오리도 백야를 즐깁니다.
호수 건너에 저녁놀이 피었습니다.
호수에 드리운 저녁놀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얼마를 걷다가 뒤돌아 보아도 저녁놀이 그대로입니다.
건너편에 우리가 묵은 호텔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때 요란한 알림음이 울리고 다리가 들어 올려집니다.
그리고 그 열린 다리 사이로 제법 큰 화물선이 지나갑니다.
운하로 활용되는 강이기 때문입니다.
이 트롤헤탄 운하는 여러 호수와 강을 590km나 지나서 헬싱키의 베네른 호수를 지나
북해로 흘러든다고 합니다.
이제 제법 어두워진 우리가 묵은 호텔 풍경입니다.
밤 10시도 훨씬 넘은 시간이지요.
그래서 내일을 위해서 낭만적인 산책을 끝내고 숙소로 향합니다.
ㅡ다음은 노르웨이의 오슬로 편으로 이어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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