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2. 08:59ㆍ세상은 넓다/북유럽
가이드가 오슬로에서의 오후 일정은 비겔란 조각공원이라고 합니다.
비겔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나는 북유럽까지 와서 대자연의 풍경을 봐야지 웬 조각공원?
사실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나 노벨 평화상의 메달을 디자인하고 '북유럽의 로댕'이라고 불릴만큼 유명한 조각가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를 하게 됩니다.
아무튼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한사람의 조각공원을 이리도 크게 조성했는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조각공원으로 들어가는 다리 앞에서 멈춰 섭니다.
그 다리 양쪽에는 두개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하나는 악에 굴종하는 여인, 다른 한쪽에는 악에 저항하는 조각상이라고 합니다.
이 두 조각상을 필두로 양쪽 다리 난간에는 여러 모형의 인물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조각상이 사람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다리'라고 한다지요
비겔란의 작품은 대부분 사람의 태어남과 성장, 그리고 늙음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하지요.
아이를 즐겁게 해주는 작품과 학대하는 작품일까요?
대부분의 비겔란의 작품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목에 얽매이지 않은 상상을 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남과 여가 원안에서 또다른 원을 만들고 있는 작품입니다.
돌고도는 인생사를 표현 했을까요?
아니면 남과 여의 얽히고설킴을 표현한 것일까요?
고독을 표현한 것일까요?
혼자인 아이와 혼자인 어른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와 아들이 눈을 맞추는 작품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유명한 작품은 '우는 아이'라고 합니다.
정말 리얼한 표정입니다.
유명세만큼 수난도 당한다지요.
그래서 오른쪽 손은 파손된 것을 다시 제작해서 붙였다고 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화려한 장미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조각공원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함일까요?
그렇기도 하겠지만 사실은 비겔란 조각공원은 '프로그네르'라는 공원 내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각공원 양쪽으로는 또 다른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전형적인 북유럽 스타일의 잔디 공원입니다.
이쪽 남녀들은 어찌 그리 다정하게 걷는지요.
이제 비겔란의 유명한 작품중에 하나인 분수대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 조각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이기도 하다지요.
역시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중에 나무를 형상화한 분수 주변의 작품입니다.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 부모님이 오시는지 망을 봐주던 동생과의 행복했던 어린날의 추억을 형상화했다지요.
비겔란은 어렸을 때 자신의 나신을 즐겨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그 모습을 들키지 않게 동생을 망보게 했다지요.
아무튼 그런 추억을 형상화했지만 또 나름의 사람의 일생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6명의 남자가 거대한 수반을 받치고 있는 분수대의 중앙부입니다.
건장한 젊은이들 사이에 늙은이가 끼어있습니다.
그 늙은이 쪽으로 수반은 기울어져 있고 그쪽으로 물이 쏟아집니다.
역시 쇠락한 노인과 젊은 사내들을 비유해 인생을 표현했다지요.
그 분수 앞을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엄마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현실의 인생과 작품 속의 인생이 대비되는 듯한 장면입니다.
분수대를 중앙에 두고 주변으로는 사람이 태어나서 어린이와 청년을 거쳐서 늙어서 죽어가는 장면을 표현했다지요.
사람의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과정을 작품화했다고 합니다.
분수대의 전체 모습입니다.
분수대를 지나서 이제 조각공원의 핵심인 '모노리텐(The Monolith Plateau)' 작품을 보러 갑니다.
이슬람 사원의 오벨리스크처럼 높은 언덕 중앙에 우뚝 서있는 모노리텐은
'통돌'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거대한 바위에 조각을 했다고 합니다.
높이가 17m 무게가 무려 270t이라지요.
첫 설계부터 완성까지 무려 24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작품이 3명의 석공에 의해서 완성될 때에는 비겔란은 사후였 다지요.
작품에 조각되어 있는 사람들은 실제 크기라고 합니다.
121명의 남녀가 얽히고설켜서 위로 올라가는 모습입니다.
정상을 향해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 본성을 표현했다지요.
그리고 중앙의 모노리텐 주변으로는 또 다른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들, 친구들, 연인들, 부부들 그리고 가족과 노인 등 36개의 인간 군상이라고 합니다.
이 역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다양한 인생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특이한 건 모든 작품이 벌거벗은 모습입니다.
무소유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원래 벌거벗은 모습을 표현한 이유가 신분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였 다지요.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표현했던 듯합니다.
아무튼 벌거벗은 나상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사람들은 나름의 생각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다시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해시계 조각상입니다.
인간은 유한하고 시간은 무한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했을까요?
그런데 사람이 주제가 아닌 유일한 작품인 줄 알았는데 그 아래 기단에 또 사람들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예술품 같은 완만한 계단을 올라서면 가장 높은 자리에 작품 하나가 있습니다.
'인생의 수레바퀴'또는 '인간의 고리'라는 작품입니다.
남녀 네 명이 두 명의 아이와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비겔란의 노년기 작품이라고 하지요.
인간의 희로애락을 소재로 한 인생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윤회사상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비겔란은 동양적인 혹은 불교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던 듯합니다.
하긴 인간의 고뇌는 동양적, 불교적 관점에서 더 많은 성과를 냈지요.
동양적 사고는 '道'나 '禪'으로 대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철학으로 대변되는 서양적 사고가 보편적으로 외면적 사고였다면
'선'이나 '도'로 대변되는 동양적 사고는 인간의 내면적 사고를 보편적으로 다루었으니까요.
아무튼 피오르 등의 대자연을 염두에 두고 방문한 북유럽에서
인간의 번뇌에 대해서 한 수 배우고 갑니다.
ㅡ다음은 바이킹 배 박물관편으로 이어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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