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7. 16:26ㆍ오르다/photo essay 북한산
▲가을이면 유행하는 "가을은 참 예쁘다"는 노래.
이름도 잘 모르는 가수이지만
경쾌한 리듬에 청아한 목소리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왠지 무작정 가을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곤 했죠.
그런데 올해는 꼭 그런 감정만은 아닌 가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물들지도 못하고 냉해를 입은 잎들은
유난히 강하게 불어대는 태풍급 가을바람에 맥없이 떨어져 어디론지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미처 떨어지지도 못하고 파랗게 말라 붙어있는 꽤죄죄한 나뭇잎에 비하면
훌훌 털고 떨어져 날아간 낙엽은 그나마 미련이라도 없습니다.
▲아무튼 초겨울에 접어든 11월 하순.
오랜만에 북한산에 듭니다.
오늘 오를 코스는 정릉코스입니다.
정릉탐방지원센터에서 보국문과 대성문을 거쳐 정상인 백운대에 오른 후
똑같은 코스로 원점회귀 할 예정입니다.
왕복 총 거리가 무려 12.5km로 난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체력이 좋지않다면 보국문에 오른 후
편안하고 운치있는 성곽길을 걷다가 대동문이나 용암문등으로 하산하면 좋습니다.
▲아침 7시 30분.
정릉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는 평일이어서인지 아직 차가 몇 대 없습니다.
덕분에 문콕 걱정없는 좋은 자리에 주차를 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길에 들어서자
초겨울에 접어든 날씨이지만 그래도 산길은 아직도 상쾌한 늦가을 분위기입니다.
▲산행 시작후 5분 여만에 만나는 청수폭포입니다.
수량이 적어서 폭포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폭포 모양은 제법 멋집니다.
청수폭포가 내려오는 계곡이 청수골,
오른쪽 큰 계곡이 정릉계곡입니다.
산행은 정릉계곡을 끼고 합니다.
▲정릉계곡은 산성계곡처럼 크고 수려하지는 않지만
그 대신 소소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계곡입니다.
그래서 계곡과 함께 걷는 내내 너무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청아한 물소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정릉탐방지원센터에서 보국문까지는 2.5km입니다.
딱 숨이 가빠질 만큼의 적당한 경사도를 유지하며 이어지는 길은
간간이 단풍나무와 소나무가 섞여있긴 하지만
대부분 참나무 계열의 활엽수 숲길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림공원의 명산이지만
약수터도 있고 돌탑도 있는 마을 뒷산느낌의 아기자기한 산길입니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산길을 산책하듯 1km쯤 걷다 보면 나오는 쉼터입니다.
아름드리 참나무가 자생하는 쉼터.
마치 동네 앞 당산 같은 느낌의 아늑한 쉼터입니다.
▲아무튼 좋은 쉼터에서는 일부러라도 쉬어갈 일입니다.
지난여름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던 햇살이 이제 따사로워서 더없이 좋습니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마치고 다시 보국문을 향해서 오릅니다.
양탄자처럼 길을 덥고 있는 낙엽을 밟으며 걷습니다.
"시몬, 낙엽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어떻게 구르몽의 '낙엽'이라는 詩와 이렇게 딱 들어맞을 수가 있을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등산로와 나란히 하는 정릉계곡의 물소리도 아름답습니다.
▲정릉코스에서 만나는 특이한 바위입니다.
바위에 나란한 홈이 파여있습니다.
옛날에 바위를 쪼갤때 사용하던 방법입니다.
저 홈에 마른 나무를 박고 거기에 밤새 물을 붓습니다.
그러면 나무가 불어서 그 팽창력에 바위가 갈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죠.
▲이제 넓적바위 삼거리를 지나갑니다.
넓적 바위 삼거리는 보국문과 정릉탐방지원센터의 중간지점으로
보국문과 칼바위 능선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입니다.
여기에서 보국문 방향으로 오릅니다.
▲칼바위 삼거리를 지나고, 이어서 나오는 약수터를 지나면
산길은 계곡과 멀어지면서 본격적으로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급경사가 아니라서 걸을만 합니다.
▲그러다가 거칠어진 바위들이 보이고
보국문 코스의 최고 난코스가 시작됩니다.
뭐 난코스라고 해봐야 300m쯤의 급경사라서 쉬며 쉬며 오르면 됩니다.
▲그렇게 300m쯤의 돌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보국문입니다.
산행시작 후 천천히 1시간 30분 만입니다.
여기까지는 등산초보자는 물론 체력이 좀 약한 사람도 쉬엄쉬엄 오르는데 별 무리가 없는 난이도입니다.
▲이제 막 보수공사가 끝난 보국문 위 산성입니다.
보국문은 북한산성의 동남쪽에 있는 암문으로
소동문, 동암문등으로 불리는 문입니다.
산성에서 암문은 평시에는 일반 백성들의 출입문 역할을 하다가
전시에는 비밀통로로 사용되는 문이라고 합니다.
보국문에서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성벽을 오른쪽에 두고 5km를 더 가야 합니다.
이어지는 성벽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산행코스: 정릉탐방지원센터 ㅡ청수폭포 ㅡ넓적바위 ㅡ보국문(2.5km 천천히 1시간 30분).
ㅡ2023.11.23.북한산 정릉코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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