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5. 14:42ㆍ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사찰
위치: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길 199-152
지번: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247
청량한 산에 청량한 절 청량사가 있습니다.
청량사는 이름이 참 좋은 절 중에 하나지요.
청량산 산행을 마치고 청량사 경내 관람을 합니다.
청량사는 청량산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청량한 가을날 오후 3시의 청량사 경내는
고즈넉함을 넘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먼저 마음 편하게 쉬어가라는 듯 안심당이 반겨줍니다.
안심당은 전통 찻집이지요.
그리고 그 안심당 옆으로는 층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멋스러운 물길이 있습니다.
다시 그 맞은편으로는 암벽아래에서 솟아오르는 약수가 있습니다.
청량수라는 약수입니다.
요즘 약수터에서 약수를 잘 마시지 않는 나 이지만
청량수라는 이름에 끌려서 한 바가지를 떠서 마셔봅니다.
말 그대로 꿀맛입니다.
청량사는 663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지요.
보물 2점이 있는 등 역사성과 불교문화적으로도 유명한 절이지만
정갈하고 입체적인 절마당이 일품입니다.
어찌 이렇게 이쁘게 꾸며놓았을까요?
특히 여승들이 계신 곳이어서인지 섬세한 아름다움이 여느 사찰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청량사의 본전인 유리보전입니다.
원효와 의상이 최초에 지었다는 절인 셈이지요.
그러나 현재의 건물은 근래에 복원한 건물이라서 보물이 아닌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원래 이곳 청량산에는 연대사라는 절을 중심으로 20여 개의 암자가 있었을 정도로
신라불교의 요람이었다고 합니다.
보물인 건칠약사여래좌상입니다.
유리보전에 있는 불상입니다.
흙으로 형태를 만든 뒤 그 위에 삼베를 입히고 다시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일정한 두께를 얻은 후 조각하여 만든 불상이라지요.
상상하기 힘든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리보전 앞 절마당에 우뚝 서 있는 삼각우송입니다.
청량사 창건 설화가 있는 소나무라지요.
그 설화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청량사 창건을 위해서 골몰하고 있던 어느 날
마을 논길을 걷다가 일하는 농부를 만납니다.
농부는 소를 데리고 논을 갈고 있었지요.
원효대사가 자세히 보니 소가 뿔이 셋이 달린 소였습니다.
그런데 뿔이 셋 달린 소는 무슨 영문인지 농부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날뛰고 있었습니다.
이때 원효대사가 영감을 얻어 농부에게 이 소를 절에 시주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농부가 흔쾌히 그러겠다고 합니다.
워낙 말을 듣지 않은 소였기 때문이지요.
원효대사는 소를 몰고 절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절마당에 들어서자 그렇게 제멋대로 날뛰던 소가 고분고분 말을 잘 듣습니다.
이후 소는 청량사 절을 짓는 동안 목재를 나르는 등 밤낮없이 일을 합니다.
그러다가 준공을 하루 앞두고 생을 마칩니다.
그 소는 다름 아닌 지장보살의 화신이었던 것이지요.
원효대사는 그 소를 절마당에 정성껏 묻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소의 삼각뿔을 닮은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자라납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 소나무를 '삼각우송',
소를 묻은 자리를 '삼각우총'이라 부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소나무가 삼각뿔을 닮았습니다.
그 삼각우송 앞에는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오층 석탑이 하늘을 찌를듯한 높이로 서있습니다.
마치 봉정암의 뇌사리탑과 분위기가 닮은 탑입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절마당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갈하고 아름다운 절마당이 또 있을까요?
반가사유상이 굽어보는 절마당에서 산사의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룹니다.
유리보전 아래에 있는 지장전입니다.
지장전에 모셔져 있는 목조지장보살삼존상입니다.
1578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보물 제166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청량사는 호젓한 분위기도 좋지만 아담해서 좋습니다.
사실 절마당이 너무 크거나 웅장하면 위압감이 들지요.
지친 심신을 마음 편히 내려놓기에 최적인 절마당입니다.
청량사는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도 했다지요.
아무튼 청량사는 '산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절마당입니다.
불심이 아니어도 그냥 하루쯤 머무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몸이 건강해질 그런 절마당입니다.
ㅡ2022.10.19.청량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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