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7. 17:28ㆍ오르다/100대명산
▲드디어 2박 3일 지리산 종주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날이다.
사실 종주 계획을 세울 때부터 성공의 갈망과 실패의 두려움.
항상 그 두 마음이 함께 했었다.
5년 전 조금은 무모하게 실행에 옮겼다가 실패한 경험 때문이다.
▲그래서 계획도 촘촘하게 짜고, 시간도 더 여유 있게 잡았다.
시간적 여유를 위해서는 새벽 일찍부터 오르기 시작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현지에서 숙박하는 것.
종주 시작점인 성삼재에서 가까운 구례 쪽과
조금 멀더라도 ktx 교통편이 좋은 남원쪽을 저울질하다가 남원으로 결정하고 숙소를 예약했다.
밤늦게 남원의 숙소에 도착.
숙소 주변은 온통 화려한 청사초롱이 내걸려 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무슨 축제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매주 토요일 춘향골 축제를 한다고 알려준다.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런 놀이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우리 부부는
사진 몇 장만 담고 숙소로 향했다.
▲성삼재 휴게소.
성삼재는 지리산 종주 능선의 서쪽 끝에 있는 고개다.
1,100 여 m의 고개로 주차장과 식당등 휴게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종주 시작점으로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성삼재'란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먼 옛날.
삼한시대에 진한의 대군에 쫓기던 마한의 왕이 전쟁을 피해서 지리산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지리산의 심원계곡에 왕궁을 짓고 적을 방어하기 위해 북쪽 능선에 8명의 장군을 배치하였다.
그중에 가장 요지인 이곳에 성이 서로 다른 세 명의 장군으로 하여금 방어하게 했다.
그래서 성이 다른 세명의 장군이 지키던 고개라는 뜻으로 '性三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 부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택시로 성삼재로 이동.
아침 6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1,100m 높이에서 시작하는 산행.
드디어 천왕봉까지 28km, 하산 예정 지점인 중산리까지는 35km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발걸음은 가볍고,
넓은 임도형 숲길을 걷는 기분은 상쾌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고개까지는 2.7km.
노고단 정상까지는 3.2km다.
성삼재의 높이는 1,090m, 노고단의 높이는 1,507m.
그러니까 500m급 산을 오르는 구간이다.
그렇지만 길이 완만해서 보통 걸음으로 4~5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중간에 임도의 편한 길과 산길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우리는 당연히 산길로 들어섰다.
▲노고단 대피소 직전 오르막 길.
산길은 중간에 잠시 임도와 겹쳤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곧 이어서 나오는 노고단 대피소다.
06시 45분.
숙소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최신 1인 캡슐형 객실로 되어있으며
조절 가능한 난방까지 되어있다고 한다.
다른 대피소들에 비하면 산상 호텔급인 셈이다.
우리는 취사장에서 첫날 아침을 먹었다.
대피소에서 햇반 두 개를 구입,
구매한 햇반은 데워서 준다.
그리고 반찬은 가져간 즉석짜장을 버너에 덥혀서 먹었다.
▲아침 식사 후 10 여분만에 노고단고개에 도착했다.
07시 50 분.
▲노고단 정상 입구.
노고단은 예약제로 되어 있어서 패스.
물론 체력 안배를 위해서 예약을 하지 않았다.
▲1,507m인 노고단은 1,915m의 천왕봉, 1,732m의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불린다.
노고단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할미당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기서 '할미'는 도교의 국모신(國母神)인 서술성모(西述聖母) 또는 선도성모(仙桃聖母)를 일컫는다고 한다.
통일 신라시대까지 할미에 제사를 지냈던 할미당은 원래 천왕봉 기슭에 있었단다.
이후 고려시대에 이곳으로 옮겨져 할미단의 한자 표기인 노고단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노고단의 상쾌한 아침.
노고단 고개에서 잠시 조망을 즐겼다.
노고단 조망은 지리산 맛의 예고편이다.
▲노고단 고개에서 본 반야봉.
반야봉은 오늘 진행해야 할 거리의 중간쯤에 있다.
▲이제 본격적인 종주 산길에 들어선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마치 영화의 예고편과 같다.
너무 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편하지도 않은.
노고단에서의 조망 또한 그렇다.
보여 줄 듯, 말 듯...
ㅡ2024.06.02.노고단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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