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 제3화ㅡ미로의 도시 페스에 가다.

2022. 2. 24. 17:49세상은 넓다/남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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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들판길을 달리고 달려 모로코의 애환이 서린 고도 페스에 도착했다.

페스에서의 일정은 페스왕궁 관람이다.

 

 

페스 왕궁.

페즈는 모로코의 천년 고도다.

그 페즈에 있는 페즈 왕궁은 왕궁의 문이 진짜 순금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페스왕궁은 현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의 별궁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개방되지 않아 궁 앞에서 잠깐 둘러보는 것으로 끝이다.

 

 

황금색 문과 녹색 타일의 아라베스크 문양이다.

아라베스크 문양은 아랍인이 창안한 장식문양으로 식물의 줄기와 잎등을 도안화해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슬람의 대부분 건축물등에서 볼 수 있는 문양으로 이 곳 왕궁에서도 어김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제 페스의 메디나에 들어섰다.

메디나의 원래 뜻은 '예언자의 도시'로 이슬람의 성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 모로코에는 여러도시에 메디나가 있다고 한다.

 

 

메디나 입구를 뜻하는 블루게이트다.

구시가지인 메디나 구역과 신시가지 지역의 경계인 셈이다.

이 문을 들어서면 바로 미로의 골목이다.

 

 

이제 그 메디나 속으로 들어간다.

 

 

페즈는 9세기경에 세워진 도시로 이드리스 왕조의 수도다.

14세기경에 문화적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으며

9,400여개의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미궁도시로 유명하다.

 

 

비좁고 음침한 9,400여개에 달한다고 하는 미로같은 골목들은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을씨년스러웠다.

 

 

그중에 비교적 넓은 골목은 상가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낙타나 말들이 물건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상점들에서는 생필품과 이곳에서 주로 생산된 가죽제품을 팔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본격적인 골목구경을 하기 전에 점심 식사를 했다.

오늘의 점심은 모로코 전통음식 꾸스꾸스다.

좁쌀등 찐 곡식에 고기와 야채를 얹은 후 매운 소스를 곁들여 먹는 아프리카 전통 음식이란다.

 매운 카래맛 비슷한 음식으로 더러 못 먹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점심 식사 후 그 미로같은 골목을 지나 천연 염색시장으로 이동 한다.

워낙 미로 같은 골목이어서 한 번 길을 잃어버리면 아무리 현지인도 길을 찾을 방법이 없단다.

그래서 가이드가 몇 번의 주의를 주고 또 준다.

 

 

염색공장이 가까워지면서 골목길은 다시 조금 더 넓어졌다.

물론 그렇다고해도 좁기는 마찮가지이지만 그 좁은 길 양쪽으로 상가가 줄지어 있다.

 

 

보우 이나니아 신학교와 알 카라윈 대학.

보우 이나니아 신학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학교로 이슬람 교리뿐 아니라 천문학, 율법, 철학 등을 가르쳤다.

그리고 오른쪽은 세계 최초의 대학교인 알 카라윈 대학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곳에서 세계 최초의 대학을 본다.

이슬람 신자가 아니라면, 내부 관람은 금지되어 있어서 그냥 밖에서 들여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염색공장 테너리.

페스의 또다른 유명 여행 명소로 수백년전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가죽 염색공장이다.

페스에는 이런 테너리가 3곳이나 있다고 한다.

테너리는 어떤 사진가가 울긋불긋 파렛트같은 사진을 담아서 유명해진 곳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가축의 배설물, 특히 비둘기 배설물을 원료로 쓰기때문에 악취가 진동한다.

우리가 멋있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하나의 가죽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케 하는 곳이었다.

워낙 악취가 심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허브잎을 코에 댈수 있도록 하나씩 나눠주고 있었다.

 

 

테너리 구경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가죽 가게를 들리도록 코스가 정해져 있다.

가게마다 산더미처럼 많은 가죽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가죽이야 천연 가죽이겠지만 디자인은 모두 극히 촌스럽다.

그래도 가죽 벨트 몇개를 구입했다.

 

 

염색테너리를 나와 다음 여행지로 가기위해서 다시 미로같은 골목을 지나야 했다.

이곳 메디나의 골목은 무려 9400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 수천개의 미로같은 골목이 생겨나게 된 동기는 뒤따라오는 적들을 따돌리기 위해서 였다.

적들이 쫓아오면 골목안으로 도망쳤던 것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요새겸 집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조금은 서글프게 형성된 골목길이 지금은 모로코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서

세계의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그래서 그 골목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현지 가이드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페스는 6세기 후반, 이드리스 1세가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건설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1,400년쯤 된 도시다.

그 옛날에 서민이 이런 집에서 살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문명을 누린것이리라.

그 후 계속해서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수도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지만 페스는 발전을 거듭한다.

13세기무렵 페스-자디드라는 지금으로 말하면 신도시격인 새로운 패스가 생겨나면서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거라고 한다.

 

 

페스 관광을 마치고 이제 숙소가 있는 탕헤르로 이동한다.

 

 

시가지를 빠져나가자 창밖은 다시 아름다운 시골 풍경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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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문양이 가능한 것은 농작물 파종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똑같은 밀밭인데도 새로 자라는 밀밭과 익어서 수확이 가까워진 밀밭의 색깔 차이가 멋진 풍경을 만든 것이다.

 

 

농사를 짓기때문에 가능한 풍경.

아무튼 잊지못할 멋진 풍경이다.

 

 

숙소 앞 해변.

모로코에서 첫날의 열악했던 숙소에 비해서  둘쨋날의 숙소는 비교적 청결했다.

거기에다 해변가에 있어서 주변 환경도 괜찮아서 모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집을 나선지 3일만에 제대로 된 잠을 잔 것이다.

둘쨋날은 일어나자마자 스페인으로 건너가는 일정이다.

이렇게해서 모로코에서의 2박3일 여행이 끝났다.

2박3일이라고 해봐야 실질적으로는

하루 반정도의 여행을 한 셈이다.

모로코...

많이 보고 많이 느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 대해서

조금은 더 심층적으로 알게된 계기가 된것만은 사실이다.

현지 가이드 왈 '사하라 사막을 보지 않고는 모로코 여행을 했다고 하지마라'고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모로코라는 나라의 지정학적 개요나

이슬람 국가라는 역사성을 통해서 많은 부분을 알게된것 또한 사실이었다.

 

 

ㅡ다음 스페인편에서 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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