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제6화 아침에도 좋고, 저녁에도 좋아라. 서호(西湖)유람

2023. 2. 26. 15:21세상은 넓다/아시아

▲《날이 맑을 때는 물빛이 반짝반짝 아름답더니

비 내릴 때 역시 산 빛이 어둑어둑 멋지기 그지없구나

서호는 미인 서시를 닮았도다

옅은 화장이나 짙은 분, 모두 잘 어울리는구나.≫

중국 시인 소동파가 서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호수 위에서 술을 마시노니 맑다가 비가 오네"라는 시입니다.

서호를 예찬한 시라지요.

 

▲성황각 전망대에서 본 서호 모습입니다.

원래는 2000년 전까지 첸탄강의 하구였다지요.

그러다가 동한 시대에 방파제를 만들면서 호수가 된 후 퇴적이 반복되면서

현재는 바다에서 50km나 떨어진 내륙호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공호수인 셈이지요.

 

이후 서호를 사랑한 수많은 시인 묵객들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에 의해서

지금의 호수의 면모를 갖추게 되지요.

두 사람은 다름 아닌 백거이와 소동파입니다.

 

먼저 당나라 백거이가 항주 관리로 부임합니다.

이때 서호의 제방이 무너져 농사를 망치는 것을 목도하지요.

그래서 둑을 다시 쌓고 정비를 합니다.

그 후 그의 성을 따서 '백제'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호의 아름다움을 시로 남기지요.

다음은 그 시의 일부입니다.

≪좋구나 강남이여, 그 절경 일찍이 잘 알지

해 뜰 때면 아침노을에 강변의 꽃들 붉게 타오르고

봄이면 쪽빛 초록빛 푸르른 강물...≫

 

그리고 다시 200년 뒤 송나라 소동파가 항주에 옵니다.

이때 가뭄으로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것을 본 소동파는

호수 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다시 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동파의 성을 따서 '소제'라 불렀다지요.

 

서호는 전체 면적 6.5㎢, 남북 길이 3.2km, 동서 너비 2.8km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레가 15km나 된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하는 1시간 여의 유람으로는 그냥 서호를 맛보기만 하는 셈이지요.

 

▲아무튼 서호는 워낙 넓어서 서호 10 경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중에 소동파가 쌓은 제방을 따라 심어져 있는 수양버들과 복숭아꽃이

물안개와 어우러진 봄 풍경을 '소제춘효'라 하여 1경으로 꼽는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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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10경 중 하나인 삼담인월(三潭印月)입니다.

여기에 5개의 구멍이 있는 석등 3개가 있습니다.

밤에 그 석등에 불을 켜면 등불과 수면에 비친 달빛이 어우러져

마치 3개의 달이 뜬 것처럼 아릅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화폐에도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양버들과 꾀꼬리의 노랫소리도 10경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본 가을달이 뜬 풍경 또한 10경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가을이면 호수와 거의 같은 높이에서 호수에 둥근달이 비치는 장관을 연출한다지요.

그래서 평호추월(平湖秋月)입니다.

 

▲그러니까 10경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모두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불과 1시간의 유람으로 그런 감성을 느낀다는 건 부질없는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이곳뿐만 아니라 파리의 센 강 같은 유명한 강에서의 유람선 관광 등,

해외여행에서 유람선 탑승의 기억은 별로 특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새싹 파릇파릇 돋아나는 연두색 봄 풍경은 대단할 듯도 합니다.

 

서호는 항주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서호의 또 다른 이름은 서자호(西子湖)라지요.

이 지방의 유명한 미인 서시를 기리는 뜻에서 그렇게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시(西施)는 초선, 양귀비와 함께 중국의 3대 미인으로 알려져 있지요.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 왕 부차에게 받쳤던 여인으로

구천의 계략대로 오나라왕 부차는 서시의 미모에 빠져 정사를 팽개치게 되지요.

그래서 결국 오나라가 멸망하게 만든 역할을 했다는 설도 있는 여인입니다.

미인은 정말 요물일까요?

양귀비나, 초선이나, 서시나 결국 결말은 좋지 않았던 공통점이 있지요.

 

아무튼 1시간쯤의 서호 유람은 생각보다 싱겁습니다.

아마도 산을 좋아하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시간을 여유 있게 가지고 산책을 한다면 또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일정상 둘레길 산책은 생략합니다.

 

 

ㅡ다음은 상해 서커스 관람 편으로 이어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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